덕우산[德牛山] 1009m 강원 정선/강릉
산줄기 : 백두노추고비덕단맥
들머리 : 임계면에서 왕산면을 넘는 35번국도 버들고개
위 치 강원 정선군 임계면(臨溪面) / 강릉시 왕산면(旺山面)
높 이 1009m
덕구산(德九山)이라고도 한다. 태백산맥의 지맥에 딸린 산으로 동쪽에 석이암산(石耳巖山:971 m), 서쪽에 노추산(老秋山:1,322 m)이 솟아 있다. 북쪽 산기슭의 왕산면 고단리(高丹里) 일대에는 고랭지 채소와 감자 재배가 성하다. 동남쪽 계곡의 임계면 송계리(松溪里)는 정선~동해 간의 국도와 강릉~태백 간의 국도가 교차한다.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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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간밤에 내린 눈이 얼어 빙판길이다. 거북이 운행으로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임계면의 경계 버들고개
에 드니 동으로 백두대간은 굽이굽이 상월산을 타고 이기령, 원방재, 백복령을 건너 다시 북북서로 고개를 돌
려 석병산에 이른다.
삽당령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는 대화실산으로 달리는 백두대간에서 이탈하여 남남서로 매봉산을 거쳐 6km쯤 사달산에 점을 찍고는 서쪽으로 노추산, 동으로는 덕우산을 빚었다.
덕우산(1,009.3m)을 가운데 놓고 백두대간이 첩첩이 에워싸 흡사 병풍 항아리 속에 든 것 같다. 중앙에 터를 잡아 동서로 길게 드러누운 것이 마치 소가 한가롭게 여물을 되새김질하는 와우형의 덕우산이 머리에 흰눈을 쓰고 봉산 뜰을 굽어보고 있다. 35번 국도가 지나는 덕우산 동쪽 자락에 버들고개를 알리는 큼지막한 자연석이 있고 주위에는 정선군 관광홍보 간판이 있다.
벼락바람에 날리는 을씨년스러운 눈가루를 뒤집어쓰고 어깨를 움츠려 '버들고개 620m'라 쓴 표지석을 뒤로 들어서니 고압전주를 세우느라 길이 시원히 뚫려 있다. 그렇게 극성을 부리던 눈보라도 숲속에 드니 조용하다.
송전철탑 아래를 지나 오른쪽 소나무 숲 능선을 따른다. 10분쯤에 맥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사이 오목한 지형의 양지바른 사타구니 안에 묘5기를 멀찌감치 소나무들이 빽빽이 에워싸고 있는 아늑한 지형이다.
오전 11시. 휴식 장소를 뒤로하고 831봉을 향하는 오름은 점점 경사를 더하고 길도 더욱 좋지 않다. 오른쪽 횟골로 돌아가는 사면이 유혹한다. 일행은 힘이 들어도 주능선을 고집한다. 잡목을 헤치며 길이라고는 없는 된비알을 낑낑거리며 오른다.
신갈나무가 바람에 제멋대로 자란 칼등능선의 831봉의 전위봉에 30분쯤 걸려 올라서니 덕우산 기슭으로 임도와 횟골 건너 너른등 허리에 민가 한채가 눈속에 묻혀 있다. 양쪽 발아래 절벽을 조심하여 칼등으로 10분을 따르니 전망이 좋은 831봉이다.
방위각 310도로 주릉을 따르니 덕우산 고스락이 지척에 고개를 불쑥 든다. 잡목을 듬성듬성 간벌한 그루터기가 걸리적거리는 칼등능선을 5분쯤 내려서나 횟골 안부다.
횟골 안부에서 북으로 정상을 올려다보며 10분을 치고 오르니 신갈나무가 들어찬 느긋한 능선이다. 다시 느긋한 능선으로 쉬엄쉬엄 10분쯤에 왼편 절벽에는 물푸레나무와 참나무가 뒤섞여 있고 오른쪽 사면에는 이깔나무가 들어찬 암릉구간이다.
암릉을 15분쯤 통과하니 4~5평 넓이 중앙에 삼각점이 있고 그 옆에 산불감시탑이 있는 덕우산 정상이다. 또한 '통합 강릉시 경계순례종주등반 한국산악화 강원지부 95.3.18~95.5.31'라 쓴 플라스틱 표지판이 잡목에 걸려 눈길을 끈다.
산불 감시탑에 올라 보는 조망은 831봉에서 보던 것 보다 더 넓고 멀리 보인다. 우선 북으로 안고단 마을이 훤히 발아래 있고 35번 국도는 삽당령을 향하여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서쪽은 노추산, 사달산이 오락 달려와 눈앞에 멈춘다.
노추산과 사달산으로 벋은 주릉을 따르다 안고단 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정상을 뒤로하니 경사가 완만한 넓은 능선은 식생이 좋다. 봄이 오면 이것들이 다 꽃을 피울 터인데 눈속에 묻혀 긴긴 꿈을 꾸고 있는 듯 하다.
20분쯤에 소나무가 짙게 들어찬 피나무골 사거리 안부다. 왼쪽은 정선군 작은 노근령의 솔안길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고 오른쪽은 피나무골의 하산길이 어림되는 평평한 사면은 모두 이깔나무로 조림을 하였다.
일행은 눈위에 쪼그리고 둘러 앉아 늦은 중식을 즐긴다. 중식을 끝내고 계속 서쪽 주릉을 따라 972봉을 향해 서서히 오르는 곳은 바위길이다. 972봉을 막 올라서기 전 바위턱이 앞을 막는다. 오른쪽으로 넘어 올라서니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는 진달래 나무만 빼곡한 눈 위로 고라니 배설물이 즐비하다. 피나무골 안부를 떠나 25분쯤에 972봉이다. 산줄기가 줄달음치며 중첩하는 사이로 고단마을이 그림같이 내려다 보인다.
972봉을 내려서는 길은 간간이 날카로운 능선이 나온다. 눈이 많이 쌓여 미끄럼이 덜하는 리지를 따라 20분쯤에 갓 조림한 어린 이깔나무와 잔솔이 가득한 솔아마을 안부다. 산꿩, 토끼 발자국이 어지럽게 눈위에 널려 있다.
안부에서 곧 바로 안고단으로 하산할 수 있으나 아직도 일몰시각이 두서너 시간 여유가 있을것 같아 20분쯤 더 능선을 따라 900봉에 올라선다. 올라간다는 표현보다는 그저 평지 같은 길이다.
900봉에서 능선이 둘로 갈라진다. 왼쪽 능선은 주릉처럼 보이나 샛골마을로 내려가게 되어 있고, 오른쪽의 민둥한 능선이 주릉이다. 오른쪽 북북서로 뻗은 곳은 잔솔나무가 들어찬 평지같은 길이다. 잠시에 소잔등같은 둥부리(둥우리)봉이 앞을 막아선다. 잘록하고 움푹 패인 지형에 습지식물들이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서니 사람이 다니지 않아 무성한 이깔나무 가지가 운행을 더디게 한다. 둥부리재 계곡을 빠져 나오니 시야가 확 트이는 스키장 같은 고냉지 채소밭이다. 경사가 안선맞춤인 설원에 배낭 채로 벌렁 드러누워 미끄럼을 타니 배모탱이 안고단 마을이다. 900봉에서 45분쯤 걸렸다.
계류를 건너 오른쪽 마을길로 15분쯤 따르니 고단2리 마을회관 앞에 '한강의 생명수 피나무골 샘'을 알리는 자연석이 흡사 초가지붕 모양 같아 눈에 잘 띈다.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양철지붕이다. 피나무골에는 피나무 밑에 샘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친구처럼 모여 샘물을 마신다하여 벗넴이라 부른다.
35번 국도가 지나는 거리고단을 향하여 조금 지나니 칠연정이 암반 위에 기둥을 박고 물가에 앉았다. 저녁 짓는 연기 양철지붕 굴뚝에서 피어오르더니 어둠이 깔리는 고단마을의 가로등이 하나 둘 길을 밝힌다.
*산행길잡이
강릉과 임계를 잇는 35번 국도가 지나는 버들고개에서 서쪽 능선으로 40분에 전망 좋은 831봉이고 횟골 안부로 잠시 내려 북으로 40분에 정상이다. 하산은 서쪽 주릉을 따른다. 20분에 피나무골 안부를 지나고 45분에 솔안골 안부다. 안부에서 시간에 맞추어 오른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버들고개~정상~900봉~안고단~거리고단까지 운행시간만 3시간 10분에서 4시간 걸린다. 중식과 휴식을 겸하면 총 산행시간이 5~6시간 걸린다. 암릉구가닝 몇 곳 있으나 큰 어려움은 전혀 없다.
*교통
임계와 강릉을 기점으로 한다. 임계는 강릉, 정선, 동해, 태백을 잇는 교통의 중심이므로 수시로 버스가 운행한다. 임계시내.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안고단까지 20분 거리다. 옹복하는 버스는 안고단에서 06:00, 13:00, 18:00 하루 3회 있다.
*숙박
숙박은 안고단 2리 3반에 김진예, 전계윤씨 댁에서 민박가능하고 거리고단의 신일상회의 신금순씨가 운영하는 감자부침, 감자옹심이 칼국수가 일품이고 황금식당도 민박 가능하다.
참고: 월간<사람과산> 9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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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