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왕산은,
어찌 된 영문인지,
한 번도 찾아가지 못했는데...
강원지역에 눈이 많이 내렸고,
산에 눈이 가득하다고 하여,
발왕산을 찾아가기로...
그런데,
산행 들머리를 가기도 전에,
쌓인 눈으로 인해,
버스가 진입을 하지 못했고...
덕분에,
버스에서 내려,
발왕산 등산로 입구까지 걸었고...
걷는 동안,
커다란 굴삭기가,
제설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버스가 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지만...
그러나,
내 두 발로 걷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ㅎㅎ
한옥 호텔을 지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데...
산을 오르는 사람이,
이렇게 만을 줄을 몰랐고...
이렇게 유명한 산인데,
그동안 한 번도 오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만 남았는데...
사람을 요리조리 피하고,
부지런히 추월하면서,
첫째 봉우리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멋진 바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은 조망하기 좋은 곳도 아닌데...
암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이유를 모른 채,
무작정 정상으로 올랐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산에는 눈이 엄청 쌓여 있다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이 지나다 보니,
거의 미끄럼틀 수준으로 변해있고...
참고로,
정상까지는,
특이한 사항 없이,
완만한 육산의 느낌이었고...
맞은편 참나무는,
다리가 있어서,
산을 맘대로 걸어 다니는 듯... ㅎㅎ
아마도,
수백 년을 살다 보니,
걸을 수 있도록 다리가 발달했는지도...
암튼,
나무의 기를 받기 위하여,
다리 사이를 지나서 정상으로... ㅎㅎ
이 참나무도,
백 년 가까이 살았지만...
눈과,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이기지 못하고,
허무하게 부러졌고...
이때까지 몰랐지만,
올겨울 눈폭풍으로 인해,
발왕산의 나무들은 폭탄을 맞은 듯했고...
등산로를 벗어나,
눈의 깊이를 재 보니,
무릎까지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가랭이까지 빠져서,
눈 위를 굴러야 하는 상황도...
암튼,
올 겨울 산행은,
어딜 가든지,
눈과 눈꽃이 가득하고...
여기는,
나무가 자라지 못해서,
움푹 파인 곳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눈 폭탄으로 인해,
조그만 잡목들이,
힘없이 쓰러진 장소였고...
여길 시작으로,
발왕산 능선은,
온통 눈 폭탄의 흔적이...
여기는,
나무에 눈꽃이 핀 줄 알았는데...
설마,
나무에 다른 것이 있을 줄은 몰랐고...
그럼,
나무에 달린 것은,
대체 뭘까??
눈꽃이,
나무를 이렇게 휘게 만든 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
부러진 나무들이 지천으로 널렸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수 없다고 생각되어,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니...
여린 나뭇가지에,
조그만 고래들이 달려 있고...
더구나,
아무리 흔들어도,
고래들은 나무에서 떨어질 줄 모르고...
당황스러워서,
손으로 떼려 했지만,
오히려 나뭇가지가 힘없이 부러지고...
축 처진 나뭇가지에는,
맑고 투명한 얼름과,
반투명한 얼음이 달렸는데...
이런 얼음으로 인해,
커다란 나무들도,
맥을 추지 못했고...
암튼,
보기에는 너무 좋은데,
나무들은 힘들어하고...
나무에 붙어있는,
얼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진 나무도 있고...
산객들은,
나무의 고통을 모른 채,
눈과 얼음을 즐기며 산을 오르는데...
나 역시,
나무의 고통보다는,
눈과 얼음을 즐겼고...
이 녀석은,
어떤 상황이 벌어졌길래,
이런 모습일까요??
투명한 얼음으로,
새순이 박제된 것처럼 보이는데...
새순이 얼어서,
이른 봄에,
연두색 싹을 띄울 수 있으려나??
다른 나무와는 달리,
주목나무와 구상나무들은,
한여름처럼 푸르른 모습으로...
더구나,
나무에는 얼음은 고사하고,
눈도 없는 모습으로...
암튼,
앙상한 나뭇가지는 부러져도,
주목나무와 구상나무는 푸르게 서있고...
여기도,
전쟁이 휩쓸고 간 것처럼,
나무들은 대부분 부러져 있고...
멀쩡한 나무라 해도,
대부분 가지들은 땅에 머리는 맞대고 있네요!!!
암튼,
자연의 섭리는,
어리석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
마치,
투명한 지렁이가,
나뭇가지를 오르는 듯...
가녀린 나뭇가지는,
얼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맥없이 부러져 버렸고...
그래도,
다른 나무처럼,
몸통이 부러지지 않고,
조그만 가지라서 다행이고...
가는 곳곳에,
나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데...
산객들은,
너무 멋진 모습이라서,
감탄이 연속이지만...
물론,
나도 당시에는,
너무 신기해서 감탄만 했고... ㅎㅎ
컵라면에는,
막걸리가 제격인데,
아쉬운 대로 맥주로...
그런데,
주변 산꾼이,
기차봉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고개를 돌려서,
장군봉에 다녀왔냐고 물었더니,
그때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사람이었고... ㅎㅎ
암튼,
식사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런저런 잡담도...
그리고,
정상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눈꽃이(??)...
하늘을 보다가,
우연히 만난 독수리는,
너무 여유롭게 날아다니고...
하늘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듯한데...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며,
금세라도 사냥에 나설 듯한 모습이었고...
정상까지,
500미터 남짓 구간이,
모두가 이런 모습으로...
분명,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눈이 나뭇가지에,
그대로 얼어버린 모습이었고...
불과 몇십 미터 아래는,
눈도 없고 눈꽃도 없는데...
정상 부근에는,
유독 얼음이 나뭇가지에 달렸고...
누군가,
이런 모습이,
눈꽃이(雪花) 아니라 얼음꽃이라고(氷花) 하는데...
빙화가 만발한,
발왕산 정상인데...
왜,
이런 모습으로 사진을???
이유는,
다음 사진에서...
발왕산 정상까지,
곤로라가 운행하다 보니,
사람이 바글바글...
어지간한 시골 장터보다,
열 배는 더 많은 듯...
자기들 사진 찍는데 방해된다며,
서있지도 못하게 해서,
사진은 고사하고 쫓기듯 물러났고...
정상은 포기하고,
나는 빙화(얼음꽃)와 함께...
눈꽃도(雪花) 좋지만,
얼음꽃도(氷花) 나름 멋진데...
한 가지 단점은,
나무들이 너무 괴로워한다는 것...
곧게 자라야 할 나무가,
얼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마치 터널처럼 휘었고...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감탄을 하지만,
나무들은 신음 소리가 가득한 듯...
어쩌면,
이런 상황이 매년 반복되어,
나무는 그러려니 하는지도 모르지만...
정상 부근은,
어딜 둘러봐도,
대부분 이런 모습이었고...
연약한 가지에도,
두꺼운 몸통에도,
얼음꽃들은 활짝 피어 있는데...
덕분에,
산객의 하루는,
신나고 즐겁기만...
여기가,
여덟 명의 왕이 나오는,
명당이 있다고 하여 팔왕산(八王山)이라 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좋은 기운이라는 의미의
발왕산(發旺山)으로 바꿨다고...
어째튼,
지금은 스키장으로 변해서,
사람이 묻힐 공간은 하나도 없고...
내 눈에는,
부엉이로 보이는데...
뭘 먹었길래,
저렇게 뚱뚱한지... ㅎㅎ
더구나,
리프트를 타고서,
사람이 엄청 올라오는데,
날지도 못한 채 저 자리만 지키고 있고... ㅎㅎ
분명,
그냥 쇠막대기인데...
어찌 보면,
사람처럼 보이고...
그것도,
젊은 남녀의,
애정 표현처럼...
이제는,
산을 내려가서,
황탯국에 소주를 들이켜면 되는데...
아직도,
정상부근의 얼음꽃은,
내 눈과 발을 부여잡고...
어지간하면,
지겨울 법도 하는데,
여기 얼음꽃은 그렇지가 않네요.
고사목에도,
얼음 꽃은 피었고...
멀리 보이는,
수많은 능선에도,
이런 얼음꽃이 피어 있겠지만,
지금 이곳이 최고의 장소로 보이고...
암튼,
술 생각을 잊게 해 준,
환상의 빙화였습니다.
4개의 샘이 있는데,
나는 욕심이 많아서,
모두 다 한 모금씩 먹으려 했는데...
각각의 샘은,
돈, 생명, 지혜, 사랑을 의미한다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물을 먹으려면,
2500원을 지불하고,
물병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
생명수 부근에는,
이런 나무가 자라고 있고...
어처구니없는 것은,
이 나무에서 기도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발왕산은,
물 한 모금에 2500원에 팔고,
서울대 기운을 팔아서,
왕이 되려는 장소인 듯...
주목나무 숲길이
나무 데크로 잘 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등산로를 찾지 못하고,
한동안 헤맸는데...
이유는,
등산로 안내 표시는 없애고,
산책로라고만 돼있어서...
발왕산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아빠 주목나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아빠가 최고였으나,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여기까지,
지그재그로 산책로를 내려오면,
비로소 하산하는 등산로가 나오고...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게 이어지는데...
등산로와 나란하게 이어지는,
스키장 활강 코스로 인해,
산행 느낌을 떨어트렸고...
그래도,
눈 밟는 소리가,
경쾌해서 좋았고...
스키 코스를 벗어나,
한적한 능선으로 접어드니,
이제야 비로소 산행 느낌이...
더구나,
등산로가 능선을 따라서 이어지니,
햇살도 따사롭게 비추고...
암튼,
발왕산은 모두가 개발되어서,
성한 곳이 한 곳도 없는데,
일부 구간은 그나마 나았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등산로 이름이 엄홍길이고,
쉼터 이름도 엄홍길 쉼터라고...
스키장 주인과,
유명한 등산인이 만나서,
이렇게 만들었다는데...
발왕산을,
온통 스키장으로 만들어 놓고,
이름을 이렇게 하면 그들은 기분이 좋을까??
조금은 지루한 능선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왔고...
왜냐하면,
시원한 황탯국에,
소주를 즐기려고... ㅎㅎ
서둘렀다고 해도,
산에는 눈이 엄청 쌓여 있어서,
그리 쉽지는 않았네요.
여기는,
스키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두 번째 리프트가 있는 곳인데...
경사가 엄청난 곳임에도,
스키를 즐기는 사람은 여유롭기만...
고수가 아니라면,
엄두도 못 낼 구간인데,
쪼맨한 얘들도 웃으며 내려가고...
여기도,
스키 슬로프인데...
아직,
개방 전이라서,
아무도 없네요.
그래서,
내가 두 발로 걸어서 내려왔는데...
내려가는 길은,
정말 끝이 없네요!!!
발왕산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엄홍길이라고 우기고...
역시,
자본주의의 돈 앞에서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고...
이제,
엄홍길도 끝이 나고...
신행도,
30분 남짓이면 마무리되는데...
쪼맨한 전동차를 탈까 하다,
그냥 걸어서 내려가기로...
조금 전,
전동차를 타고 여기에 오면,
삼나무 숲도 있고 조그만 목장도 있는데...
술 먹을 돈은 있으나,
이런데 쓸 돈이 없어서,
무작정 걸어서 가기로... ㅋㅋ
결국,
해장국은 먹었지만,
엄청난 대가를 치렀고...
나머지 구간은,
경사도 완만할 뿐만 아니라,
산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고...
시간이 된다면,
리조트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것도,
훌륭한 산택 코스가 될 듯...
물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여기가,
등산로의 종점인데...
버스가 대기하는,
무지개 주차장까지,
30분은 걸어야 하고...
그래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까지 갔는데...
주차장에는,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주차 공간만...
그래서,
왕복 택시비 24000원을 지불하고,
황태 덕장에 도착하여,
만 원짜리 황탯국과 미역국을...
황태 하나 먹겠다고,
식비보다 택시비를 더 줬고,
시간 모자라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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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가 뭔지 몰라도,
2번 연속 강원도를 찾았고...
한 번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식비보다 택시비를 더 줬네요.
그래도,
이번은 혼자가 아니라,
너무 좋았고...
다음에도,
그다음에도,
함께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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