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안성탕면 순한 맛 좀 볼래?
농심
송혜진 기자
입력 2023.10.18. 01:54
농심 안성탕면이 마흔 살, 불혹(不惑)을 맞았다. 40번째 생일을 기념, 농심은 안성탕면의 순한 맛 버전의 신제품 ‘순하군 안성탕면’을 새로 내놓았다. 구수한 된장 베이스 국물을 자랑하는 안성탕면의 매력을 끌어내기 위해 고춧가루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고, 대신 닭 육수를 더했다. /농심 제공
어느덧 마흔. 맵지 않고 순하지만, 꾸준했다.
농심 안성탕면이 1983년 출시 이후 40년을 맞았다. 안성탕면은 연 매출 1200억원, 누적 판매량 160억개를 자랑하는 농심의 대표 메가 브랜드다. 사람으로 치면 불혹(不惑)을 맞은 것을 기념, 농심은 오는 23일 안성탕면의 순한맛 버전의 신제품 ‘순하군 안성탕면’을 새로 내놓는다.
◇매운맛, 순하군, 안성탕면!
안성탕면은 본래 구수한 된장베이스 국물로 확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제품이다. ‘순하군 안성탕면’은 여기에 아예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닭육수를 더했다. 덕분에 스코빌지수 0으로 매운맛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구수한 된장과 소고기 육수에 닭육수가 더해져 깊고 진한 국물맛과 감칠맛은 더욱 살아났다.
◇매운 맛부터 순한 맛까지 각양각색 시대
최근 라면 맛은 세분화되는 추세다. 매운 라면은 더 맵게 나온다. 가령 농심 신라면은 ‘신라면 더 레드’라는 한정판으로 더 매워졌다. 스코빌지수 7500SHU로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맵다. 그런데도 출시 18일만에 4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초도물량 500만봉지가 모두 팔렸다. 한편 또다른 40살을 맞는 짜파게티의 경우엔 연갈색 춘장을 사용, ‘하얀색 짜파게티 큰사발’을 한정판으로 냈다. 중국요리점에서 하얀 짜장면이 이색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농심 관계자는 “매운 라면부터 순한 라면까지 소비자 수요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이번엔 매운 맛을 아예 뺀 순한 라면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하나의 유행으로 수렴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어떤 재료와도 어울리는 ‘도화지 같은 라면’
안성탕면이 40년간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도 폭넓은 응용 가능성에 있다. 라면을 유달리 즐겨먹어 ‘라믈리에’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방송인 강호동은 과거 유튜브 채널에서 안성탕면을 두고 “도화지 같은 라면”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어떤 재료를 곁들여 먹어도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소비자들이 계란이나 파, 굴과 대게, 버섯, 매생이, 돼지 목살 같은 각양각색의 재료를 넣고 안성탕면을 끓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치맛폭보다 폭넓은 궁합의 비결은 ‘된장’에 있다. 안성탕면은 옛날 시골 장마당에서 팔던 우거지 장국을 모티브로 개발한 제품. 국물 맛을 내는 기본 재료로 된장을 썼다. 각종 탕과 찌개 요리의 국물 맛을 낼 때 본래 된장이 널리 사용되는 데다, 육류·해산물에 된장을 쓰면 잡내와 비린내까지 잡아준다. 된장 국물이 베이스인 안성탕면이 어떤 재료와도 어울리는 이유다.
◇미투제품까지 기승 부린 안성탕면 인기
안성탕면은 진공건조라는 첨단 스프제조방식이 적용된 라면이기도 하다. 1982년 농심은 업계 최초로 안성에 스프전문공장을 세웠고, 1983년 9월 진공건조라는 첨단 스프제조방식이 적용된 안성탕면을 출시했다. 소뼈와 고기에서 우러난 깊은 맛에 된장과 고춧가루가 어울려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우거지 장국 맛을 살린 라면이었다. 당시 안성탕면은 출시 3개월 만에 큰 인기를 끌었다. ‘영남탕’ ‘호남탕’ ‘서울탕’ 같은 미투(모방) 제품이 잇따라 등장할 정도였다. 한국 라면 역사에서 너구리(1982년 출시)와 함께 ‘라면은 국물 맛’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접목한 라면이 안성탕면이었던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 ‘안성탕면’…모빌리티 팝업스토어도
40살을 맞아 안성탕면은 올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는 ‘모빌리티 안성탕면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더 갖고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팝업스토어는 안성탕면의 역사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동대문 DDP에서 첫 행사가 열렸다. 안성탕면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을 전시하는 한편, 안성탕면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인 강호동의 팬 싸인회도 열었다. 농심은 올해 안에 부산 복합문화공간 피아크와 스타필드 안성, 서울 코엑스에서도 안성탕면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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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life
2023.10.18 12:59:29
유지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40여 년전 삼양쇠고기라면이 매운기운 없이 정말 소고기 맛이 나는 맛있는 라면이었는데... 요즘 라면들은 하나같이 매운맛 일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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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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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s
2023.10.18 21:47:42
농심 안성탕면 맛나지~!! 안성탕면도 신라면처럼 미국 코스코에 입점하면 대박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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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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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ckknack
2023.10.19 08:05:54
안성휴게소 편의점 가보면 신라면은 없고 안성탕면만 있는데, 한 봉지 가격이 3천원(끓여 먹는 값 포함)이다. 아무리 안성휴게소라지만 신라면 없는게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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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ZenonLee
2023.10.19 07:29:41
난 안성탕면만 까는데...다른 건 매워서 자극적이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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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ster
2023.10.18 16:33:13
우지파동이 가장 큰 원인이긴 하지만, 당시의 주황색 봉지 삼양라면은 독주를 너무 오래 해온탓에 너무 변화가 없고 식상해져가고 있었다. 한마디로 삼양은 고급화에 실패했고 농심이 포장 디자인 맛 모든 면에서 신제품을 내놓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치 럭키치약이 독점에 안주하고 있을때 부광 브렌닥스가 처음 등장해서 던진 충격과도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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