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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관에 처음 왔을 때 1층에는 노인 시설이, 2층에는 유치원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경로당과 유치원이 공존하는 구조가 나의 이상이 돼버렸다. 이후 노인 문제를 노인 스스로 해결하는 자조 집단을 만들어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는 노-노 돌봄 단체를 만들었다.
우리를 찾아온 노인복지관 직원의 제안은 하나의 ‘복음’이었다.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 7명과 우리 단체 노인 7명이 사나흘 간 노인복지관과 대학교를 교차 방문하며 미팅을 하자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논의하자고 했다. 즉석에서 수락하고 인원을 선발했다.
모임의 첫날에야 모임의 명칭이 ‘세대통합 프로그램’이란 것과 사흘간의 모임에서 이틀은 노인복지관에서, 하루는 대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첫 날은 오십 대로 보이는 여자 강사의 일방적인 강의만 들었다. 노인 세대와 청년세대의 만남에 정작 노인과 청년의 의견과 생각은 배제된 셈이었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통합이라고 돼 있는 교안에 따라 노인복지관 강의실에서 고무신에 그림을 그리고 고무신을 발로 던져서 과녁을 맞히는 게임을 진행했다.
둘째 날은 풍선처럼 생긴 그림에 장래의 소망과 하고 싶은 말을 적게 했다. 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적었다. 강사도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았다.
내가 말할 기회를 얻어 ”제목이 세대 통합이니 접근방법에서 세대 간 차이는 존재하는가. 차이 때문에 갈등은 존재하는가. 차이와 갈등으로 인한 사회비용은 발생하는가를 조사하고 그 해결 방안을 함께 연구하는 식으로 체계적인 교육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짧은 교육이지만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이왕이면 목표에 의한 관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30분간 강당에서 스내그 골프를 함께 했고, 경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스내그 골프 사무실에서 차를 마셨다. 세대통합이나 세대공감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함께 운동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에는 노인들이나 학생들이 모두 공감했다. 쉽고 확실한 방법을 두고 왜 우합지졸의 단합대회나 교회의 부흥회 같은 교육으로 시간과 돈을 낭비했을까 싶다.
세 번째 만남은 일주일 뒤로 정해졌다. 울산대학교 식물원 입구에서 만났다. 작은 식물원과 도서관을 견학하고 학생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젊은이들이 자주 가는 커피숍에서 여유 있게 차를 마시면서 모임을 가졌다. 두 파트너 또는 세 파트너가 특별한 주제 없이 토론하는 형식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학생은 노인에게 노인은 학생에게 하고 싶은 짧은 말을 적었다. 나도 일곱 명의 학생에게 조금씩 다르게 적기는 했지만, 내용은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의미였다. 모임의 주제인 세대통합이나 화합, 공감을 위해서 그만한 말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대 차이와 그로 인한 갈등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나이와 자라온 환경이 달라, 생각의 차이가 생기고, 이것이 직장과 가정에서 싸움으로 이어지며, 결국 회사를 그만두거나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경제적 손실로까지 연결된다.
하지만 서로 소통 방식을 바꾸고 제도를 개선하면 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논어 자로 편에서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한다'고 했다. 군자는 다름을 인정하며 화합하고, 소인은 겉으로는 같아 보여도 진정한 조화가 없다. 노인과 청년은 다름을 인정하는 토대에서 화합, 공감, 통합되어야 한다. 그리고 통합이나 공감의 최고방법은 흐르는 물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모임을 지속했으면 싶다. 대학과 노인복지관의 지원으로, 주도권은 노인과 대학생이 함께 나눠 가지면서 주제와 일정은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면서 말이다. 이런 교류가 노-노 케어의 한 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