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월드컵을 얼마 앞두지 않고 열린 한중 전을 우리 국민 대부분은 기억할 것이다. 그날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했던 중국 선수들의 육박전을 방불케 하는 거친 플레이로 인해 황선홍의 무릎이 박살 났고 그의 무릎 부상은 결국 한국 공격에 절대적인 악영향을 미치면서 98프랑스의 수모를 불러 왔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해서 이번 평가전은 많은 축구 팬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될 위기를 맞기도 하였으나 중국 대표팀의 사정이 지난 평가전 때와는 다르기에 평가전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펼치기에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부상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번 중국전에 출전하게 될 히딩크호는 전술이나 선수 구성면에서 거의 완성된 단계에 이른 팀이다. 따라서 이전의 평가전이 대표팀의 형태를 만들기 위한 시험적 성격의 경기였다면 지금부터의 경기는 내용의 완성을 위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따라서 그 내용이나 결과면에서 더욱 세련되고 좋은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대표팀간 21번의 경기를 펼쳤다. 이중에서 지난 53년에 당한 1패를 제외하고 한국은 중국에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중국 축구가 아시아에서 정상에 올라 서지 못한 이유가 한국이라는 높은 산 때문이었고 이러한 한국 축구에 대한 두려움을 그들은 ‘공한증’ 이라 명명 짓고 이 공한증의 극복을 중국 축구 제1의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중국 축구는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공한증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4-4-2시스템을 사용한다. 중국의 포백은 아시아 권에서는 A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포백의 중심인 판즈이인 한국의 자랑인 홍명보와 더불어 아시아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평가 받을 만큼 높은 기량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세 명 역시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리티예와 마밍위가 지키는 미들라인과 하오 하이동의 공격 라인은 아시아 권에서도 A급이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다소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의 미드필더들은 체력과 스피드는 좋으나 경기 운영이나 패싱력등 세부적인 개인기량에서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고 공격 라인은 골결정력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의 역대 전적이나 현재의 팀 전력등을 종합하면 역시 한국이 중국에 비해 한 수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축구 역시 최근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한국과의 기량 차이를 상당부분 좁혔다. 그러기에 예전과 같은 일방적인 경기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의 홈에서 펼쳐지는 이번 경기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앞서 있고 중국은 경기뿐만 아니라 ‘공한증’ 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도 싸우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기에 한국이 다소 우세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