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넘실거리는 파도 위로 노란색 튜브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과 파도로 돌진하는 남자들, 가족과 나온 피서객, 한국을 찾은 외국인 등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휴양지다. 이곳은 수많은 이용객이 넘쳐나다 보니 다른 해수욕장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편의시설도 있어 눈여겨 볼만 하다. 또한 사고도 빈번히 일어나니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을 가장 확실히 즐길 수 있는 방법 7가지를 쉽게 소개하겠다.
- ▲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즐겁게 웃으며 파도를 즐기고 있는 피서객들.
1. 나와 남을 위해 안전한 물놀이 즐기기
여름방학과 휴가철은 맞은 피서객은 넓은 해운대 백사장과 수많은 인파를 보고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안전에 대해 방심한다면 나와 타인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가 남을 수도 있다. 쉽고 간단한 안전 수칙은 다음과 같다.
해수욕장에 도착하면 간단히 몸을 풀고 손, 발→다리→얼굴→가슴의 순서로 몸에 물을 적신 후 천천히 입수한다. 순서가 조금은 바뀌어도 무방하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절대로 물놀이를 금한다. 간혹 술기운에 그냥 바다로 뛰어드는 경우가 있는데, 핸드폰과 지갑이 다 빠져서 울상을 짓는 피서객을 여러 명 봤다. 또한 해수욕 안전선 내에서 수영해야 한다. 안전선을 지나면 수심이 급격히 깊어질 수 있다. 자신의 수영실력만 믿고 나갔다간 검고 건장한 남자요원이 당신의 입술에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 ▲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기마전 놀이를 하는 대학생들이 다소 위험해 보인다.
해운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위로 들고 바다로 뛰어가 빠뜨리는 모습이다. 물론 잠깐의 웃음과 희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곳 안전요원에 따르면 "바다로 사람을 던졌다가 경추가 부러지는 사례를 여러 번 목격했다"고 한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적당한 파도, 다양한 안전 대책 등으로 피서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 끝까지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2. 바다 위에서 더 멀리 더 빠르게 해운대를 즐기기
해운대 바다는 넓지만 관광객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좁다. 그렇다고 넓은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터보트나 바나나보트를 이용하면 시원하게 해운대 바다를 가를 수 있다. 또, 유람선을 타면 해운대 바다를 지나 멀게만 보이는 오륙도까지도 돌아볼 수 있다.
해운대 유람선은 2대가 번갈아 가며 1시간 간격으로 출항한다. 선상에서는 음악과 함께 선장의 구수한 입담이 이어진다. 유람선이 동백섬을 지나던 중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던가~" 노래를 부른 선장은 이내 "노랫말에서 나오는 동백섬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웃어댔다. 역시 유람선에서는 트로트가 최고였다.
- ▲ 해운대에서 즐길 수 있는 바나나보트와 유람선에서 해운대 바다를 보고 있는 관람객들.
선상 뒤쪽에서는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바다 경관을 관람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의 손에는 카메라 그리고 새우깡이 들려져 있다. 카메라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함일 것이요, 새우깡은 말 하지 않아도 뻔하다. 갈매기가 살이 오른 이유를 알겠다.
반환점 오륙도까지 돌아 본 관람객 권은혜(부산진구.20)씨는 "유람선을 오늘 처음 타봤는데 오륙도와 갈매기를 가까이 볼 수 있어 좋았고, 광안대교와 해운대 바다를 멀리서 보니 색달라 보였어요. 부산을 다시 보게 됐어요."라고 했다.
- ▲ 유람선에서 부산 도심을 바라 본 모습.
3. 'WI-FI'로 인터넷 마음 것하며 지루함 달래기
최근 스마트기기 이용객이 2000만 명을 육박하면서 스마트폰은 생활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필수품이 됐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수욕을 마치고 각자의 파라솔에서 휴식을 취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부산시는 얼마 전 피서객들의 편의를 위해 무선 WI-FI망을 해운대해수욕장에 구축했다. 해수욕장 어디에서나 무료로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한 남자 피서객은 최근 이슈가 된 이른바 '해운대 깍두기녀' 동영상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감상하고 있었다. 피서객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화면 속 깍두기가 익는 것만 같았다.
- ▲ 해운대 'WI-FI'를 이용해 인터넷 기기를 이용하는 피서객.
또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면 인근 맛집 정보, 숙박 정보, 할인 상품 정보 등을 사전에 알아볼 수 있어 보다 알찬 피서를 만들 수 있다.
4. "해운대에서는 지갑이 필요 없다", '스마트비치' 이용하기
해수욕을 마치고 팥빙수가 먹고 싶을 때,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를 구입하고 싶을 때, 해수욕을 마치고 샤워장을 이용해야 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이 지갑이다. 하지만 해변에서 지갑은 여간 번거로운 물건이 아닐 수 없다. 해수욕 시 지갑이 있는 가방을 파라솔 아래 둬야하는 불안감도 있고 사물함을 이용한다 해도 그곳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 ▲ '스마트비치'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과 QR코드 팔찌.
해운대에는 이런 번거로움을 없애 줄 새로운 결제 시스템, '스마트비치'가 있다. 이 시스템은 QR코드 팔찌 또는 스마트폰에 현금대신 일정 금액을 적립해 놓고 사용하는 결제 수단이다. 대형 물놀이시설에서 진작부터 도입 한 시스템이지만 해수욕장에서는 해운대가 처음이다.
QR코드 팔찌를 찬 피서객 한다솜(수원시.24)씨는 "숙소에 지갑을 놓고 올 수 있어 해수욕하기가 훨씬 홀가분해 졌어요. 이전엔 친구들이 돌아가며 가방을 지켰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스마트 비치 시스템'으로 파라솔, 튜브 등 피서용품은 물론 편의점과 샤워장·탈의장 등도 이용 할 수 있다. 물론 백사장을 돌아다니며 판매하는 불법 판매원들의 물건은 결제 불가다.
5.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휴식', 동백섬 산책하기
해수욕에 체온도 떨어지고 바다에 피서객도 너무 많아 지쳤다면 오른편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백사장이 끝나는 지점에 아담하게 생긴 섬, 동백섬이 보일 것이다. 해운대에 와서 이곳을 보지 않고 가는 것은 서울에 와 남산을 보지 않는 것과 같다.
- ▲ 동백섬 산책로에서 바라 본 누리마루 APEC하우스와 관안대교 모습.
일찍이 최치원 선생을 비롯한 많은 시인 묵객들은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이곳의 절경을 찾아 노닐고 그 감흥에 젖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2005년 세계정상들이 다녀간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그곳에 있어 더 유명해졌다.
동백섬은 섬 전체를 두른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하기에 좋다. 바다 쪽 산책로에는 달맞이 언덕,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산책의 운치를 더한다. 누리마루 APEC하우스도 잠깐 들려보도록 하자.
6. 아무도 피 흘리지 않게, 쓰레기 되가져가기
국내 최대 휴양지 해운대는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배출한 쓰레기양만 약 150톤. 1톤 트럭 400대가 처리해야 하는 분량이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실제 해수욕장에 가보면 라면, 술, 통닭, 팥빙수 등을 백사장에서 먹는 피서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먹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나, 문제는 쓰레기를 그 자리에 그냥 놓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한간의 소문에는 이곳에서 나오는 술병을 주워 판 사람이 재벌이 됐다는 얘기도 있다. 진위여부를 떠나 우리의 피서지 문화가 그릇돼 있다는 현실에 실소를 짓게 된다.
해운대 백사장 관리를 하고 있는 정준옥(52.여)씨는 "이곳에서 일하며 닭 뼈나 유리에 발이 찔려 피 흘리는 피서객을 여러 번 봤어요. 대부분 쓰레기를 정리하시지만 아직도 그냥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 모두가 욕먹는 게 아닌가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 ▲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피서객.
7. 아이가 없어져도 걱정은 잠시… 전자 팔찌 이용하기
해운대에는 젊은 남녀만 있는 게 아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도 상당수 있다. 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일은 아마도 아이가 안전하게 부모 곁에서 놀게 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해변에 수심만 인파가 군집돼 있을 때는 아이가 잠깐 시야를 벗어나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정말이지 피서지의 시간이 악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운대에서는 아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미아 방지 전자팔찌'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이것은 해수욕장 내 기지국을 이용해 아이의 위치를 알아내는 장치로, 미아 발생 시 아이의 위치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팔찌를 이용해 아들을 다시 찾은 이정숙(부산남구.31)씨는 "아이가 없어져서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팔찌를 하고 있어 금방 찾았어요. 이걸 하고 있으니 지금은 맘이 많이 놓이네요."고 말했다.
- ▲ '미아 방지 전자팔찌'를 팔목에 차고 있는 어린이.
- ▲ 해운대해수욕장에 수 많은 인파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