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성철 스님은 깊은 참선 끝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스님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내가 정말 제대로 깨달은 걸까? 스스로를 의심하며 그 깨달음을 점검받기 위해 전국의 선방을 떠돌기 시작합니다.
믿음의 성철 스님은 정혜사라는 저를 찾아갑니다. 그곳에는 당대 최고의 선승 만공 스님이 있었습니다. 성철 스님은 그 밑에서 한 철을 머물고 이어서 만공 스님의 또 다른 거처인 간월암으로 옮겨 두 철을 더 보냅니다. 모두 합쳐서 세 번의 수행 기간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시절을 두고 세 철을 지났다고 말합니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이때 성철 스님이 무슨 특별한 호칭을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동료 스님들 사이에서는 저 수좌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에 성철 스님은 평생을 함께 할 도반 청담스님을 처음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당시 불교계에는 깨달음을 인정해 주는 절차 이른바 인가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스승이 제자의 깨달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는 절차입니다. 성철 스님도 당연히 만공스님께 인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님과 같이 있습니다. 왜였을까요? 당시에는 깨달음에 깊이가 깊지 않아도 인가를 내려주는 분위기였고 성철 스님은 그런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다른 큰 스님을 찾아갔을 때도 스님은 끝내 인가를 청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일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는 않은 공부가 먼저였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비슷합니다. 남이 알아주는 타이틀 자격증 칭찬 한마디의 마음이 쉽게 흔들립니다. 하지만 성철 스님은 보여주기 위한 인정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진짜 실력을 택했습니다. 지금 내가 가진 곳이 진짜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인정으로 만 채워진 것인지 ? 오늘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