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운동하러 나가려고 엘리베이트를 탓더니
동네 음식점에서 '아구찜' 광고지를 붙여 놓았다.
아귀를 마산에서는 보통 아구라고 부르는데
영어로는 devilfish 라고 한다.
생긴 모양이 괴상해서 마치 악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몸통에 비해서 대가리가 크고 특히 입이 쩍 벌어져
웬만한 고기는 통째로 집어 삼킨다.
비늘이 없고 껍질이 미끌미끌한데 곳곳에 뾰족한 침이 나 있다.
동 양쪽에 나 있는 촉수로 작은 물고기를 꾀어 잡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마산 선창가에 가갂운 동네에 살았을 때에는
어머니 심부름으로 어시장에 고기 사러 많이 다녔다.
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싼 고기를 샀는데
주로 난장에 무더기로 올려 놓고 파는 고기들을 샀다.
그 중에서 아구도 들어 있었는데 당시에는 아구가 별로 인기가 없었다.
찜으로 개발된 것은 훨씬 이후의 일이고 그 전엔 주로 아구탕으로 해 먹었다.
오동동 어시장 입구에 가면 아구찜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있는데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원조인 할매아구찜집이 있다.
근래에는 가보지 않았는데 며느리가 이어 받아 한다는 소문을 들은 것 같다.
본래 아구찜은 생아구를 바로 요리 하는 것이 아니라 살이 무르므로 약간 삐들삐들 할 정도로 말려서 쓴다.
그래야 살이 약간 꼬들꼬들하여 씹히는 맛이 조금 쫄깃쫄깃해 지기 때문이다.
고추가루도 듬뿍 넣어 먹을 때 입에서는 불이 날 정도로 맵고 이마에서는 땀 방울이 뚝뚝 굴러 떨어져야 제맛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생아구를 그대로 쓰기 때문에 살아 물러고 아구가 품귀현상으로 고기는 적개 넣고 콩나물,미나리등
거섭만 잔뜩 넣고 버물러서 내 준다.
언제 마산 가면 오동동 원조 아구찜집으로 찾아 가서 아구찜을 한번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