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신교근 인턴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라이언앤폭스 대표 김웅 기자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경찰서는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손 사장은 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이 ‘불법 취업 청탁과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해자 김 씨는 2017년 손 사장의 접촉사고 당시 옆 좌석에 있던 동승자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손 사장이 먼저 ‘JTBC 탐사기획국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과 김 씨, 손 사장 측의 설명과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김 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식주점에서 손 사장과 단둘이 식사를 하다 얼굴 등을 폭행당했다며 인근 지구대를 찾아가 상황설명을 했다.
이후 13일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했으며, 19일 이메일로 폭행 상황을 담은 진술서와 전치 3주 상해진단서, 사건 당일 손 사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음성 파일 등을 마포경찰서에 보냈다.
김 씨가 경찰에 보냈다는 추가 진술서에 따르면 “손 사장이 2017년 4월 15일 일요일 밤 10시 경 ‘경기도 과천시 소재 한 주차장’에서 (견인차량과)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해 도주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라며 “사고 직후 (손 사장은)피해자들로부터 추적당해 4차로 도로변에 정차했고, 경찰 출동 후 상황이 정리됐다. 손 사장은 17일 ‘피해자 일행에게 150만 원을 송금해 합의했으니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JTBC 사옥에서 손 사장을 직접 인터뷰했다”며 “손 사장은 업무용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비업무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동승자 신원과 차량 운행 사유, 접촉사고 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다”고 했다.

김 씨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손 사장 측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우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김 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손 사장은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라며 “김 씨는 지난해 여름 어디선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 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씨는 재반박을 했다. 김 씨는 “후배님들, 폭행사건 피혐의자 손석희 씨 측이 제가 ‘채용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한다는 사실 익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JTBC 탐사기획국 기자직 채용은 분명 손 씨가 먼저 제안했다”면서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삶은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다. ‘진보’라는 이 시대의 요람이 괴물을 키워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손 사장은 지난 24일 JTBC 뉴스룸을 진행하며 “뉴스 시작 전에 짧게 좀 말씀 드리겠다.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들 놀라셨을 줄 안다”라며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린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 주실 것을 믿고, 앞으로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 가겠다”고 피력했다.
손 사장은 김 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으나, 김 씨는 손 사장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메시지를 공개했다.
<조선일보>가 공개한 ‘김 씨와 손 사장의 텔레그램 대화’에 따르면 손 사장은 ▶이력서는 내가 좀 어레인지(arrange)해서 탐사기획국장에게 넘겨놨는데 본인이 아직 답은 못 구한 듯 ▶여기까지는 담당 국장 등과 논의해서 진행시킨다 해도(사실 이것도 쉽지는 않어ㅠ)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 거야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인 것 같다. 여기까지 또 얘기하자 ▶암튼 막히면 뚫든가 돌아가야 하는 법. 최대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 ▶공기 또 더러워졌네. 하여간 살 곳이 못된다 ▶나도 리버럴하고 싶네, ‘암튼’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한편, 김 씨는 진술서를 통해 “피해자들은 ‘(손 사장의 제네시스 EQ900)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손 사장은 90세를 넘은 자신의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라며 “심지어는 손 사장이 ‘우리 어머니가 탔던 것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강변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 사장은)일요일 늦은 밤에 노환이 깊은 친모를 과천까지 이동시킨 이유를 손 사장은 설득력 있게 해명하지 못했다”라며 “심지어는 ‘누구의 집에 모셔다 드렸냐?’는 질문에도 ‘모른다’ 답변했다”고 말했다.
앞서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 김 씨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로이터통신, 경향신문, KBS에서 기자로 근무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