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에 책임 있는 선원들에 대한 첫 판결에 예상보다 형량이 가벼운 데 대해 유가족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광주지방법원은 304명의 희생자가 난 세월호 참사의 일차적 책임자인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렸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에 열린 선고 공판에서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업무상과실선박매몰 혐의 등만 인정해 징역 36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이 선장이 화물 과적과 고박 부실 그리고 승객에 대해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은 인정되나 승무원에게 승객들의 퇴선 명령을 한 점이 인정돼 살인 및 살인 미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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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고에 관한 4월 18일자 YTN 뉴스 특보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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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판부는 이 선장의 퇴선 명령을 받지 못했다는 진술이 있으나, 조타실에 있던 나머지 승무원들이 퇴선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이 신빙성 있으며, 검찰이 퇴선 명령을 받았다는 것은 허위진술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등 항해사 강원식 씨, 2등 항해사 김영호 씨에게도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아 각각 징역 20년과 15년을 선고했지만, 기관장 박기호 씨에게는 부상을 입은 승무원을 구하지 않은 이유로 살인죄를 적용,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들 네 명에 대한 구형은 사형과 무기징역이었다. 또 이들을 제외한 11명에게는 징역 5-10년 형이 선고됐으며, 애초 구형량 15-30년보다 상당히 낮아졌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세월호 가족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선고 공판 뒤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재판 결과는 진실 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처벌에 대한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는 입장이다.
우선 가족들은 판결에 대해서 “그동안 가족들이 국회, 광화문, 청운동에서 진상규명과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이 나라는 가족들의 바람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으며, 오늘 선고 결과 또한 마찬가지”라고 심경을 밝혔다.
가족들은 재판부를 향해, 제 목숨을 위해 수백 명의 생명을 희생시키고, 진술 마저도 거짓으로 일관하며, 가족들의 마지막 간청까지 저버린 피고인들에게 이렇게 밖에 처벌할 수 없는 것인지 묻고, 검찰에게는 “항소를 통해 피고인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 가족들은 청해진 선사에 대한 재판도 언급했다.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청해진 관련 재판에서는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는 징역 15년 형, 고박업체 임직원은 징역 4-5년을 구형받은 상태이며, 유병언의 아들 유대균 씨만 지난 5일 3년 형을 선고 받았다.
가족들은 “이런 처벌이라면 세월호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으며,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몇 년 감옥에 사는 것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명보다는 돈을 택할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준 재판 결과를 비판했다. 이어 오는 11월 20일에 있을 청해진 해운 임직원 등에 대한 재판에서 재판부의 의지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이어 앞으로 진행될 해경 123정 정장 등에 대한 재판에 대해서도 의문을 명백히 밝혀 줄 것을 촉구하고,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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