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가도 병신,
저리 가도 병신취급을 받는 게 이병이랬니.
대학원을 졸업했거나 중등교육만 받고 왔거나
징그럽게 보이는 송충이 하나 달고 온 신병은
무슨 일을 하거나 서툴러서 모두 다같은 병신취급을 받는다고.
죽어라고 일만 하는 병사가 일병이라고.
맞춤하게 후임병이 배치되어 오지않으면
일등병이 되고나서도 이등병 신세를 면치 못하는 기간이
수개월에 걸칠 수도 있다지.
그러고 보니,네 경우는
이등병 작대기 하나로 지낸 기간이 수개월로 길었다.
같은 이병일지라도 한 두달 뒤에 오는 신병을 후임으로 맞아
허드렛 일이라도 나누어 하면 좀 쉬웠을텐데.
넉달간의 최말단 이병과 겨우 후임 신병있는 두달을 합해
육개월의 이등병 생활을 마치고 일병 계급장을 다는 날은
감회가 남달라 눈물이 날뻔 했다지.
엊그제 상병 계급장을 달 때는 기분이 어땠니?
윗 상(上)자,상병 즉,상등병.
초임 1호봉 상병일지라도 일반인들이 보면 짠밥 숫자가 제법이겠다로 인식되지 않겠니.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면
사병의 계급이야 자연히 올라가겠지만,
아무튼 상병 진급을 축하한다.
네 자신도 말한 적이 있지만 지난 세월은 참 빠르다.
작년 유월의 신병교육대 입대가 어제 날짜인데
자대 배치를 받고 벌서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
대한민국은 국민개병제(國民皆兵制).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남자는 모두 군엘 가야한다는 사실이
한편 왜 두렵고 귀찮은 게 아니겠니.
요즘의 국적법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놓고 보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또 달리 생각해보면,
자신의 자존심을 무참히 내던져버려야 하고
수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구속된 생활을 어디서 경험하겠니.
앞으로 나이들어감에 따라
정녕 겪어야 할 고초를 위해 미리 연습한다고 생각하렴.
아쉽지만 우린 소수민족이고
국토라고 해야 자원도 없는 약소국가잖니.
글로벌세계라고 할 지구촌에서 발언권도 크지 않은
극동아시아 한 구석에 붙은 아직은 개발도상국.
먼나라 한창 멋모르고 자라는
자유분방만 한 이십대 젊은 이들이
대한민국의 군대를 알겠니.
필요에 따라서는 총포도검을 능숙하게 다룰줄 알고
상하관계를 알며 전우애를 소중히 생각하는.
말단 이등병을 오래한 만큼 꼬이지 않고 풀린 군번이라
위 고참들이 거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어
상병이 되면 당직하사 임무까지도 하게 된다고.
그렇더라도 늘 이등병 때의 초심을 잊지말고
윗사람은 잘 대우하고 후임 사병들은 최선을 다해
부드럽게 대하도록 하렴.
힘든 작업일수록 먼저 나서는 모범이 되거라.
상병진급을 축하한다.
화이팅,대한민국 육군상병.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체력단련 부지런히 하렴.
남은 군생활 일년도 무난히 마치고
원만한 사회인으로 복귀하길 바랄께.
첫댓글 산청헹님 축하함니다 ㅎㅎㅎ 지는요 특공방위 구만유 근무처 50사단 인사 처 나이먹꾸군데 가구 특별베려죠 근데요 사람은 누구나 군에갔따와야 됨니다 아버님두 갔꾸 매형두 매재들도 전부다 군출신 지는 아들군데 보낼람니다 오늘 아들한테 야그했네요 육군사관학교 가라구 ㅎㅎ5 먹은애가 알것씀니까 흠
입대 10일된 울 아들 생일입니다 ...맘이 짠하네요..지난주일에 성당가서 초코파이와 아이스크림 먹었는데 넘 맛있었다고 어제 편지가 왔는데 오늘도 가서 먹겠지요..?....왜 이리 맘이 짠 한지 모르겠습니다..잘 읽고 갑니다 그나마 나만 겪는 일이 아니니 견딥니다 ....
유격훈련 공수훈련을 다받은아들들의 모습은 이제는 뭐든지 할수있다는 자신감 살아가면서 많은인내를 키울수있을껍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담긴 편지네요...
병들의 꽃 "상병"
아버지의 편지를 받아 본 아드님은 용기 백배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