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로 농구판이 들썩인다. 가뜩이나 경기력 저하, 고의 패배 논란 등 바람 잘날 없던 찰나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라서 이번 화마의 잔상은 꽤 오래 지속될 듯 하다. 그 와중에 봄날의 기운을 타고 새공기를 채워줄 MBC배 대학농구대회가 열렸다. 숱한 명승부와 인상적인 플레이가 속출하며 한국농구의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을 꽃피우는 걸 볼 수 있었다. 단연 대회의 백미는 마지막 승부, 경희대-고려대가 맞붙은 결승전이었다. 생중계를 미처 지켜보지 못한 터라 고려대의 승리였음을 알고도 다시 본 경기는 결과를 의심케 할만큼 종료 버저가 울리기 직전까지 대혼전을 거듭했다. 대학별로 간략한 코멘트를 남긴다면,
경희대
- 김종규는 리얼이다. 혹여라도 그가 평가절하 받는 까닭은 재능대비실력이 안타까워서다. 가령, 일반 선수들이 지닌 재능(잠재력)을 분모로 100정도 산정한다면 김종규의 그릇은 150정도에 육박한다. 다만, 실제로 플레이에서 발현되는 효용성을 분자로 수치화했을 때 대략 70~80정도를 끄집어낸다면 (고로, 80/100=80%의 재능대비실력) 김종규는 90~100을 터뜨린다. (재능대비실력 66%) 재능뿐 아니라 실력적으로도 여타 선수들에 분명 앞서지만 내 발을 동동 굴리는 건 만개하지 못한 재능대비실력의 효율과 묻혀있는 50가량의 포텐때문인 셈이다. 쉽게 설명코자 숫자를 끌어다놓고선 자꾸 헷갈리는 걸 보니 나는 재능대비실력을 과부하가 걸린 정반대의 케이스라 더더욱 분개할 수밖에 없다. 여튼 홀로 고려대의 괴물 트윈타워를 상대하느라 고생했다. 근래 다시금 그의 가능성을 높게 치는 걸로 내 생각을 고쳐먹은 건 이렇게 본인에게 위협적인 상대를 만났을 때 위축되기보단 투쟁심을 발휘하는 전사의 기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게 가끔 도를 지나쳐 경기 중에 업다운이 심하다는 점. 종반부에 이종현을 제끼고 이승현의 블락을 피해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낼 때 그가 환호하자 대조적으로 벤치에서 그를 캄다운시키는 제스쳐를 취한 최부영 감독을 보며 새삼 느꼈다.
- 김민구는 의식적으로 경기조립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프로 진출시 슈팅가드뿐 아니라 포인트가드를 겸했을 경우 활용가치(라고 쓰고 몸값이라 읽는다.)가 배가된다는 점을 고려한 듯 싶다. (자발적 의지도 있겠지만 작탐 중 최부영 감독이 본인 공격에 치중하는 옛 모습이 나오자 농구에 슛 밖에 없냐는 다그침을 보아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장려하나부다.) 김종규에게 찔러주는 엔트리 패스나 가볍게 옆 사람에게 열어주는 속공 전개, 돌파로 한바퀴 헤집고 난 뒤 외곽 찬스를 열어준 움직임 등 당장 프로만 둘러봐도 이만한 1번은 흔치 않다. 허나, 아직까지 완벽히 몸에 맞지 않은 교복을 입은 듯 본인이 처리할 것인지 패스로 빼줄건지 우왕좌왕 타이밍을 잡지 못하다가 범한 공격자반칙 2개(으앙)는 무척 뼈아팠다. 결국 4쿼터를 남겨놓고 파울아웃당한 걸 고려하면 이는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퇴장당하던 상황만 하더라도 몸을 사릴 수 있었거니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걸로 보아 미처 본인이 파울트러블에 걸린지도 몰랐던 느낌 같았다. 경기 전체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부터 보살피는 게 우선임을 잊어선 곤란하다.
- 양동근의 도플갱어, 두경민은 갈수록 외모마저 비슷해 보이는 건 기분일 탓일까. 김민구가 5반칙 퇴장 당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양동근 빙의 모드를 발동해 이까짓 대학선수들 따위(?)는 쉽사리 공략하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퇴마사 문성곤이 블락 주술로 일깨우기 전까진 거의 전날 준결승전의 내린 신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운명론, 특히 양동근과의 평행이론을 남몰래 신봉하는 감독이 있다면 김종규, 김민구에 앞서서 뽑고 싶을만한 재능의 소유자다. 아쉬운 건 예전엔 적절히 경기 조율을 김민구와 도맡았던 것과 달리 거의 리딩을 떠넘긴 채 캐치 앤 스윙 패턴 위주의 슈가 놀이만 거의 시전했다. 김종규-김민구의 콤비 플레이는 많이 발전한 것과 달리 김종규-두경민의 2대2 플레이는 거의 보기 힘든 게 그 단면의 일례다.
- 살빠진 김병만 닮은꼴 김영현과 배수용(a.k.a 장기하_엉거주춤한 자세와 벙찐 헤어스타일이 흡사..)의 깜짝 활약은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특히 김민구가 코트를 떠나고 두경민마저 봉쇄된 상황에서 배수용이 인생경기를 펼치지 않았다면 4쿼터 막판 원사이드 게임으로 치달았을지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일시적인 폼일 확률이(송태섭-강백호의 첫 아리훕 작품을 두고 이정환이 "아마 다시 하라면 못할꺼다.."라고 말했듯)이 지극히 높아보이지만 어린 학생임을 고려하면 자신감을 장착하고 스텝업할 가능성 역시 무한하다. 김영현도 슛폼만큼이나 깔끔한 포물선을 선보이며 적재적소에서 득점을 터트려주는 모습은 살짝 임재현 선수(롤모델로 삼을만한..)를 떠올리게 했다. 더이상 경희대가 주축 3인방만 견제해서는 상대할 수 있는 팀 아님을 본인들의 무력시위로 여실히 증명했다. 다른 팀 선수들이 그들을 대적하며 성장하는 사이, 배수용과 김영현 역시 그들의 바로 뒤에서 맹렬히 쫓고 있었던 게다.
- 과연 대학농구의 거장답게 판세를 정확히 읽은 최부영 감독은 혼자서만 아시기 답답했는지 아무도 모르게 작탐에서 세 가지 스포일러를 슬쩍 뿌렸다. "첫째, 어차피 경기는 5점 내외에서 엎치락뒤치락할꺼임. (실제로 최대 점수차가 1쿼터 막판 8점차였던 걸로 기억), 둘째, 승부의 흐름을 가져오려면 파울관리 잘하셈. (승부처에서 김민구-김종규 사이좋게 벤치에서 응원..) 셋째, 배수용님하 자신있게 좀 던져. 쟤들이 너 구멍으로 보잖슴. (초반만 해도 노마크샷 놓치기 부지기수여서 이승현이 대놓고 김종규쪽으로 헬프 들어갔다가 막판 서넛이 달려붙어도 원맨쇼..)" 이 분이 선수들을 갈구는 건 보는 것만으로도 지릴 포스지만 그래도 호방한 기운이 참으로 멋스러운 농구계의 참어른이시다. 심지어 패션센스까지도..
고려대
- 이민형 감독은 점차 완성되어가는 팀 전력처럼 전술적인 안목에서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이종현이 연거푸 김종규에게 블락을 당해 의기소침한 표정을 보이자 "블락 아무것도 아니삼. 팍팍 밀어부치센."이라고 독려해놓고서 곧장 박재현한테 "종현이는 오늘 밀리니까 승현이한테 볼 돌리라고" 말하는 투페이스급 카리스마. 두경민의 양동근 신내림에 "양동근 귀신은 KBL로 물럿거라" 일갈하며 문성근(곤의 의도적 오타, 유명한 그 배우분 맞으며 그 분의 아버님은 익히 알려졌다시피 기독교계의 레전드 문익환 목사님이시라는..)에게 떠넘기는 신의 한수로 퇴치 성공. KBL에 문경은 감독이 있다면 대학농구의 훈훈한 맏형 이미지 감독은 내가 접수하겠단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시는 듯 하다. 군더더기없이 직관적인 지시로 선수들에게 빠른 해법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라서 앞으로 더욱 견고해질 고려대만큼이나 그의 감독으로서 내공과 커리어도 심히 기대가 되는 바이다.
- 이종현. 김종규가 리얼이라면 이 녀석은 드림이다. 김종규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진검승부를 펼치면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본인과 맞먹는 높이를 처음 접해서인지 김종규에 의해 몇 번 공격이 저지되면서 다소 얼었다가 어느 순간 공략법을 깨우친 낌새를 받았다. 몸무게에서 우위인만큼 체력과 공간을 선점하면 김종규의 세로 수비만으론 본인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걸 설마 알아챘을까. 성급한 템포로 가져가지 않고 김종규의 파울을 교묘하게 유도하며 막판 대분전의 주인공으로 최후에 우뚝 섰다. 덩크로 결승점을 꽂아넣은 뒤 포효하는 모습에서 대학농구계의 역대 최고 명승부로 꼽히는 1994년 연세대와 고려대의 농구대잔치 1차 결승전에서 서장훈이 넣은 결승골과 오버랩되었다면 과장이려나. 단순히 사기급 사이즈를 넘어서 눈썰미가 있다. 더욱이 그의 멘토이자 그의 표현대로라면 소울메이트인 이승현의 존재덕분에 미래가 든든할 따름이다. (클럽은 우승 뒤풀이로만 적당히 다니는 걸로..)
- 경희대가 치사하게 양동근 소환술을 썼다면 거기에 대응해 고려대는 야비하게 코트에다가 괴수 한마리를 풀어놨다. 고대 관계자들은 그게 마치 사람인 양 '이승현'이라 이름을 불러댔다. 그런 하찮은 꼼수로 어느덧 20여년간 농구를 지켜봤던 나를 감히 속이려는 속셈인거냐. 짐승답게 묵직한 파워와 백보드에 드러누운 듯 장악할 건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장거리 돌팔매마저 백발백중일 줄은 몰랐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건 인간, 호모 파베르뿐 아니었나. 안정적인 볼 핸들링이 빚어낸 혼란을 부채질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을 능가하는 BQ를 뽐내며 절묘한 a패스를 수없이 양산해내고 지공으로 전환하는 일시정지 상태에서 볼을 키핑하고 선수들에게 작전 싸인을 보내는 것 역시 그의 몫이었다. 그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농구만을 위해 태어난, 농구밖에 모르는 괴물이었던 것이다. (혹여나 오해하실까봐. 저는 이 선수를 격하게 아낍니다. 동물 애호가가 아니라 농구 매니아로서...)
- 고대가 작년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물론 저 괴수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인간 박재현의 뚝심을 간과할 수 없다. 이 선수의 솔리드함은 항상 신뢰가 간다. 이는 컨디션의 좋고 말고, 상대가 누군가를 떠나서 항상 어느 정도 이상의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걸 말하기 때문이다. 끈덕지게 달라붙어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리는 수비력과 집요하게 빈틈을 곧장 파고 가르는 돌파력으로 김민구를 코트 밖으로 몰아냈다. 이승현에게 몰빵하라는 작전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없이 곧이곧대로 수행하는 건 팀을 이끄는 선배이자 가드로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그런 면에서 매우 좋은 팀 플레이어다. 작년 똑같은 대회 결승전에서 똑같은 상대를 만나 통한의 자유투 실패로 승리를 헌납했던 걸 보상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 경희대가 3,4옵션의 깜짝 카드로 김영현과 배수용을 빼들었다면 고려대엔 김지후(&최성모&문성곤)가 있었다. 초반 외곽 공격이 그리 풀리지 않아 고전하던 순간에 투입돼 과감한 3점포로 물꼬를 틀어줬다. 슛할 때 집중도가 돋보인다. 보완해야 할 점으로 수비나 리딩에도 그 응집력을 안배할 수 있다면 '황진원과 전정규의 퓨전 모드'인 살림형 슈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최성모도 간간히 나왔다가 종료 직전 결승 어시스트를 일궈낸 것 하나만으로 제 몫 이상을 톡톡히 해냈다. 문성곤은 슈터 계보를 이을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4쿼터 후반 크레이지 모드로 돌입하려는 두경민을 클로킹시킨 대인마크 능력, 한참 추격전을 펼칠 때 기세를 올리게 했던 이종현의 앤드원 어시스트, 연장전을 결정짓는 이승현의 동점샷에서의 스크린 플레이 등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고려대가 이종현, 이승현이라는 두 기둥으로 지붕을 떠받든다면 미처 보이진 않아도 그 밑에 또 다시 기둥을 받쳐줄 밑판이 필요하길 마련이고 이러한 선수들이 그러한 역할을 소화해주고 있기 때문에 고려대가 강건한 팀으로 거듭날거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김종규-이종현의 나이차가 서장훈-현주엽처럼 1살이었다면 좋았을거라고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이종현은 자신보다 큰 신장의 김종규에게 확실히 고전은 했지만 오기가 생겨서인지 적극적인 공격으로 김종규를 당황하게했고..이 선수의 가능성에 대해서 기대를 품게하더군요..어차피 앞으로는 고려대가 최강자리를 차지할 거라 생각하기에 이번 결승은 경희대가 압승이라도 해주길 간절히 바랬는데 김민구라는 대학 슈퍼스타가 일찍 나간게 안타깝더군요. 김민구가 그래도 있었다면 경희대가 이길수도 있지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ㅠㅠ
슬램덩크의 정우성이 그러했듯이 같은 팀에서 신현철(이승현..읭?), 이명헌 등의 초특급 선수들이 함께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반대로 적수가 될만한 상대가 없다는 게 함정이기도 하죠. 이종현 선수는 반드시 꼭 얼리로 나오길 바랄 뿐이네요. 김민구야 있었다면 분명 경희대에게 유리했겠지만 두경민-배수용의 각성이 이뤄졌을지는 또 장담할 수 없다보니...그냥 어떤 상황이든간에 한점차로 승부가 엇갈릴 운명의 경기였다고 생각하렵니다.ㅎㅎ
배수용은 연세대와의 경기에서도 인상적이었던게 엄청난 점프력이었습니다..이번 결승에선 무슨 경희대판 코비를 보는 줄 알았어요..팀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향후 프로팀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선수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점프력만 놓고 보면 김종규-배수용-이대협이 제일 뛰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저번에 저도 경기중에 배수용이 손쉽게 덩크슛을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네요. 프로로 가면 3번 자원으로 뛰어야 하는데 이번 경기를 계기로 본래의 포지션에 맞는 플레이를 얼마나 습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일테죠.
이종현이 김종규보다 크죠. 타점은 어떨지 모르지만요
잘 봤습니다. 필력이 ㅎㅎㅎ 무협지 즐겨 읽으시는분이신가 봐요.
어렸을 땐 무협지도 즐겨 읽곤 했죠.^^ 좋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네요.
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재밌네요 ㅎㅎㅎ 내용도 공감갑니다.
감사합니다. 요새 제 주위 사람들 중에 농구 관심있는 사람이 워낙에 드물어서...저렇게 익살스럽게라도 안 쓰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슬픈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죠.ㅎㅎ
재밌게 보고갑니다ㅎㅎ
생각보다 좋아들 해주셔서 괜히 뿌듯하네요. 기회가 되면 다음에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문익환 목사님입니다. 신부님이면 아들이 있을 수 업겠죠 ㅎㅎㅎ
아, 그렇군요. 제가 잠시 착각을 했었나 봅니다.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라서 바로 수정했네요. 감사합니다!
배수용 선수 지켜볼만할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득점기계였고 경희대 진학후 자신의 플레이를 줄이고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의 포텐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이 선수도 재능은 참 좋은데 아직 그걸 실력으로 다 끄집어내진 않은 듯 합니다. 작년과 달리 고려대, 한양대, 연세대 등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춘만큼 본인이 더 실력발휘를 해줘야겠죠.
잘 읽고 갑니다~
고대는 경희대 3인방이 졸업한다면 예전 서장훈이 있던 연대처럼 한동안 무적 시대를 열듯 싶습니다.
결산 방송에서 박건연 해설위원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연세대도 당시 대학팀에게 거의 진 적이 없던 기아와 상무를 연달아 물리치면서 농대를 우승한 뒤 무적신화를 이뤘다고 말씀하셨죠. 고려대도 저번 농대와 이번 MBC배 우승을 발판삼아 당장 올해부터 왕조의 서막을 올리지 않을까 싶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ㅎ
감사합니다.^^
결승에서 김종규의 가능성을 봤고 두경민의 약점을 확인했습니다. 2쿼터 이후 이종현에게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은 흐뭇했고, 반면 격한 몸싸움으로 인한 체력저하가 파울아웃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구요. 무리한 공격보다 유리한 시간을 기다린 이종현의 능글맞음도 칭찬하고 싶구요. 이종현은 몸이 유연해서 부상도 쉽게 당하지 않을 것 같아요.
경기 후반 본인의 공격이 풀리지 않을때 두경민의 모습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학시절 그런 점까지 양동근을 닮는건지.. 그래도 양동근이 그랬듯 프로에서 성공가능성은 여전히 높아보이네요. 박재현과 두경민 누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지도 궁금하고.. 재밌고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두경민도 양동근처럼 어떤 팀, 감독을 만나느냐에 따라 쓰임새와 가치가 확연히 달라질 듯 합니다. 존재감 하나는 확실한 선수이니만큼 그게 경기 장악력으로 확장되길 기대해봐야죠. 이종현은 볼 때마다 놀라게 되네요. 신입생답지 않은 노련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런 류의 타이밍 싸움은 4학년생 김종규한테도 보기 힘들죠. 김종규는 인터뷰하는 것도 그렇고 영락없는 심한 장난을 자주 쳐도 미워할 수 없는 천덕꾸러기같은 면모가 돋보이더군요. 이같은 반박자 먼저 들이대는 타입의 빅맨은 없었던 것 같아서(다들 한템포 쳐지면 쳐졌지..) 프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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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 모두 강자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주축선수들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장이 되어 있었죠. 다음에도 어떤 명승부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후하게 평가하신듯...
워낙 우수한 경기력을 보여줘 간만에 좋은 명승부를 봤던 터라 평소보다 선수들을 높게 쳐주는 인심 모드가 저도 모르게 발동했나 봅니다.ㅎㅎ
와 좋은데요^^ 제대로 게임을 분석하시고 보셨네요! 느바에서 아마농구를 이렇게 세밀한 눈으로 보는 글 찾긴 쉽지 않은데^^ 배수용은 능력이 있지만 자제하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김영현이 크레이지모드는 환장하는 줄 알았네요. 제가 고대팬이라ㅋㅋ 아마 대학와서 최고득점한 경기일거 같아요
배수용은 나름 줄곧 주전 한자리를 꿰차왔고 간간히 잠재력을 보여줬기에 언젠가 한번은 사고칠 날이 있을 줄 알았다지만 김영현은 솔직히 이 날 처음으로 존재감을 느꼈습니다. 슛 자세가 안정적으로 닦여있고 찬스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올라가는 깡이 있더군요. 글 좋게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할 따름이죠.^^
재밌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이네요.ㅎㅎㅎ
배수용=장기하에서 빵터졌네요. 저도 배수용 보면서 누군가 어렴풋이 떠올랐는데...ㅋㅋㅋ
쑥맥인 줄 알았다가 반전의 매력이 있는 것도 닮았더라구요.ㅎㅎ 저도 처음엔 평범한 캐릭터 아닌데 누구 닮았더라 했다가 장기하가 떠올랐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양동근이 kbl 가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이후 제 2의 양동근 소리를 듣던 선수들이 있었는데 죄다 기대치만큼 못했죠. 앞으로 두경민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난다긴다했던 듀얼가드 유망주들의 시조격이 양동근이라 볼 수 있죠. 그 전만 하더라도 이상민, 김승현 등 순혈포가가 대세를 이루다가 유행의 흐름이 바뀌었으니까요. 두경민은 프로에 안착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다른 후기지수와 달리 오픈코트뿐 아니라 지공에서도 본인 공격을 풀어갈 줄 알더군요.
잘봤습니다!배수용의 서태웅모드가 놀라웠고 양동근의 외모마저 닮아가는 두경민에 두번 놀랐습니다
돌파로 붕 떠올라 높은 타점에서 이종현, 이승현 등의 블락을 피해 레이업을 성공시킬 때 정말 슬램덩크가 생각나더군요. 두경민은 인터뷰할 때 표정이나 말투도 양동근과 흡사해서 정말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잘 읽었어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평일 새벽 1시에 방송해 주면 어떻게 보라는건지, 결승전때 예고에는 12시에 한다더니, 그래서 못봤네요.
그래도 공중파에서 KBL도 아닌 대학농구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준 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 사실 내용 자체는 본방사수할만큼 알차진 않았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고대경기는 어쩌면 박재현선수의 활약을 지켜보는것도 하나의 재미겠네요. 과연 두경민과 3픽을 견줄만한 실력으로 업그레이드 되느냐 아니면 4픽으로 남느냐 이재미로??
한때 볼호그 기질이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샀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이타적인 마인드를 지닌 듯 합니다. 슈팅의 안정감이라든지 개인 득점력은 두경민이 좀 더 나은 듯 하고 리딩이나 수비같은 팀플레이에서는 박재현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이종현-이승현이 어느정도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한만큼 박재현을 비롯한 외곽지원이 고대의 올해 성적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겠죠.
오우! 글을 참으로 맛깔나게 쓰시네요. 필력이 전문가 급인데요. 프리랜서로 전향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ㅎㅎ 선수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표현하신 대목 또한 기분이 좋았습니다. ㅎㅎ 이 카페에도 이런 고수가 계셨군요. 카페의 수준을 높이는 분이네요. ㅎㅎㅎ
과분한 칭찬이십니다. 아직 한참 쑥쑥 커야할 재목들이라 좋은 말과 글로 태교(?)하는 심정으로 썼죠.ㅎㅎ 고수는 결코 아니지만 이따금씩 아마농구에 대한 글을 자주 올릴 수 있도록 해야겠네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결승전은 정말 양팀 다 칭찬받을만한 좋은 경기였습니다.
이게 토너먼트의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일은 없다는 단판승부에선 없던 집중력도 살아나길 마련이죠. 곧 열릴 KBL 플레이오프도 못지 않은 명승부가 펼쳐졌으면 하네요.
전 한양대 경희대경기가 더재밌더라고요 한양대가 경희대지역방어를씹어먹을때는 전율이그냥..-_ㅠ
충격과 공포의 전반전 스코어였죠. 이번 주말에 시간나면 꼭 챙겨보려고 합니다. 하이라이트만 얼핏 보기엔 돌격대장 이재도의 활약상이 무시무시하더군요. 예상 밖으로 고려대를 핀치에 몰아부쳤던 연세대도 그렇고 올해 어느팀도 방심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이재도보다 임형종이 좋더군요. 로우에서 위치 선정이 기가 막히더군요. 한대 가드가 돌파하면 볼 받을 자리에 딱 서 있습니다. 골밑 슛 할 때 보면 경희대 수비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종규랑 매치업 되었을 때도 그냥 힘으로 밀고 들어가더군요. 쫄지 않아요.
근데마지막작전타임에막울것처럼숨을쉬더라고요ㅋㅋㅋ 그러고 코트나가면또열심히움직이고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