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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석양으로 물든 랑카위 쿠아 타운(Kuah Town)의 어느 리조트.
-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있는 휴양 천국 -
판타이 체낭 비치(Pantai Cenang Beach)에서의 느긋한 한때
휴양지를 소개하는 글귀에는 거의 대부분 ‘천국’이 들어간다. 얼마나 좋으면 가보지 못했을 천국을 말할까. 말레이시아 여행 가이드북에도 어김없이 ‘천국’과 ‘낙원’이 등장한다. 말레이시아 대표 휴양 도시 랑카위 편에서 거듭 발견했다.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까지는 6시간 남짓, 쿠알라룸푸르에서 랑카위까지는 1시간여 걸린다. 환승 대기 시간을 포함하면 대략 10시간의 여정이다. 한나절의 인내 너머에 랑카위가 있다. 어디인지도 모를 천국을 생각하면 무척 가까운 거리다.
인기 여행지 발리나 하와이에 비하면 랑카위는 참으로 소박하다. 아담한 본섬과 주변에 점점이 솟은 섬 100여 개를 다 더해도 제주도 3분의 1 크기다. 랑카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에서도 화려한 고층 빌딩은 거의 볼 수 없는 대신 넓은 하늘과 울창한 숲은 무시로 눈에 담긴다. 랑카위의 사방은 바다가 둘러싸고 랑카위 면적의 절반 이상은 열대우림이 차지한다. 녹지 비율은 도심에서도 쉽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어느 해변에서든 내륙을 향해 차로 10분만 달리면 녹지로 들어선다. 열대 지역의 나무는 기둥도 우람하고 이파리도 무척 넓어 몇 그루만 모여 있어도 깊은 숲을 이룬다.
여행자가 짐을 가장 많이 푸는 곳은 판타이 체낭~판타이 텡아 비치다. 공항에서 차로 10여 분이면 판타이 체낭 비치에 닿고, 그 아래로 판타이 텡아 비치가 이어진다. 여행자의 행색이 가지각색이듯 관광지 요소 역시 다채롭다. 숙소도 고급 리조트부터 저렴한 호텔까지 다양하고, 레스토랑도 이탈리아부터 시리아, 태국까지 세계 각국의 맛을 거의 다 누릴 수 있다. 전통 마을과 예술 플랫폼, 크고 작은 쇼핑몰도 혼재해 있다. 그럼에도 도시 분위기는 복잡하기보다는 정적이다. 건물이 낮고 도로 폭이 넓어서인 듯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랑카위 건물은 십중팔구 당근색 지붕을 얹고 있었는데, 땅에서 보니 황토색에 가까운 기와지붕이 노란색, 갈색, 흰색 벽과 단정하게 잘 어울린다.
일찍이 랑카위에서는 ‘무조건’ 한 번은 시푸드 레스토랑에 가야 한다고 들었다. 조언을 듣지 않았어도 꼭 한 번은 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랑카위에는 시푸드 레스토랑이 무척 많다. 오키드 리아 시푸드 레스토랑, 해피 해피 체낭 레스토랑을 비롯한 많은 레스토랑이 우람한 게와 오동통한 로브스터를 버터와 칠리소스에 버무려냈다. 하지만 최근 오키드 리아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사시사철 줄을 서던 맛집으로 유명했건만, 이 지독한 팬데믹은 피하지 못했나 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른 선택지를 추천하자면, 피자&파스타 전문점 레드 토마토와 고양이 200여 마리가 머무르는 본 톤 리조트의 레스토랑이다. 둘 다 모던하고 깔끔하기로 이름난 맛집이다.
1 스카이다이버가 불타는 노을 속에서 하늘을 누비고 있다. 2 랑카위 유일한 테마공원 오리엔탈 빌리지. 녹음을 뽐내는 열대우림에 안긴, 붉은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마을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숲을 건너 하늘을 향해
공항을 기점으로 남쪽이 너른 평원의 도심지라면, 북쪽은 열대우림 고유의 멋이 있는 휴양지다. 마친창산 일대에 관광 명소가 모여 있다. 텔라가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섬의 자태를 오롯이 감상하거나, 케이블카(스카이 캡)를 타고 마친창산에 올라 랑카위 전경을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오리엔탈 빌리지 안에 위치한다. 랑카위의 유일한 테마공원이다. 붉은 지붕의 전통 가옥은 호텔과 스파, 레스토랑, 카페가 들어서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왠지 말레이어와 전통 건축물이 새삼스럽다. 싱숭생숭한 기분으로 스카이 캡 승강장으로 향한다.
마친창산은 해발 708m다. 스카이 캡을 타고 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 15분이나 걸린다. 허공에 뜬 케이블카 아래 산골짜기가 까마득하다. 저 멀리 텔라가 항구와 랑카위 앞바다도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이 깊은 산중에 케이블카를 설치한 것도 신기한데, 정상에는 심지어 길이 125m의 현수교까지 놓여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과 굴곡진 다리를 철선 몇 가닥이 팽팽히 지탱하고 있다. 날씨에 따라 다리 사이에는 구름이 걸리기도 한단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신비하고 수려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스카이 캡은 중턱에서 한 번 멈춰 서 승객을 내리고 태운다. 중간 승강장 부근에 세븐 웰스 폭포가 있다. 폭포 주변이 요정의 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물웅덩이 군집을 마주하면 요정이 살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폭포 주변에는 수영복 차림의 관광객이 제법 많다. 간이 탈의실이 구비되어 있으니,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느긋하게 물놀이를 즐겨도 좋겠다.
1 마친창산 정상에서 건너편 봉우리까지 이어진 현수교, 스카이브리지. 2 쿠아 타운의 상징인 독수리상은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 위풍당당한 자태다.
쇼핑의 천국, 휴식의 낙원
랑카위 서북부 공항 일대가 여행자의 거점이라면 남동부 끝자락의 쿠아 타운은 생활과 경제 중심지다. 현지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한편 여행자의 쇼핑 스폿으로도 각광받는다. 랑카위는 지역 전체가 면세 구역이다. 특히 쿠아 타운에는 면세 매장이 여러 군데 있어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기에 좋다.
인증샷 명소로도 쿠아 타운은 인기다. 이글 스퀘어는 안 가려야 안 갈 수 없는 쿠아 타운의 랜드마크다. 높이 12m에 달하는 독수리상은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처럼 멀리서도 눈에 띈다. 날개를 활짝 펼친 독수리가 다 들어가도록 사진을 찍으면, 사람이 레고 인형만 하게 담긴다. 저물녘 노을이 불타오르는 시간,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의기양양한 독수리의 자태가 근사하다.
물론 지금까지 소개한 랑카위의 여러 모습을 다 더해도, 온종일 시야에 머무른 바다만큼 좋을 수는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소다 맛이 날 것 같은 은은한 물빛부터 금분과 은분을 뿌린 듯한 수면, 수풀의 색을 반사한 은은한 연둣빛 모두 한없는 위안을 준다. 해변 앞 밀림에 푹 파묻히다시피 한 리조트에서 사나흘 머무르기만 해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랑카위를 열망한 이유는 역시 바다 때문이었나 보다.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혹은 이 세계가 아닌 듯한 낭만을 느끼게 하는 곳.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랑카위는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격리 없이 관광할 수 있게 했다가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40여 개국에 다시 문을 걸어 잠갔다. 잠시나마 부푼 꿈을 꾸었건만 못내 아쉽다.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여행도 많지만, 지금 영순위 후보는 랑카위다. 11월부터 2월까지가 랑카위의 여행 적기다. 과연 1년 뒤 이맘때에는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을까.
1 화사한 물빛이 아름다운 랑카위 앞바다. 해수면이 비칠 만큼 투명하다./ 2 랑카위는 섬 곳곳의 럭셔리 리조트 덕분에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다.
▲ 말레이시아(Malaysia) 국장의 의미는 노란색 초승달과 14줄기의 별은 말레이시아의 군주를 뜻하며 초승달은 말레이시아의 국교인 이슬람교의 상징이다. 14줄기의 별은 말레이시아를 구성하는 13개의 주와 연방 정부를 뜻한다. 다섯 개의 크리스는 말레이 비동맹주를 구성했던 다섯 개의 주인 조호르주, 트렝가누주, 클란탄주, 크다주, 프를리스주를 뜻하며 빈랑과 피낭 대교는 피낭주를 뜻한다. 빨간색, 검은색, 하얀색, 노란색은 말레이시아의 주의 깃발을 구성하는 색이며 암라나무는 믈라카주를 뜻한다.
▲ 말레이시아(Malaysia)는 말레이 반도의 남쪽 절반을 차지하는 서말레이시아는 길이 약 800km, 폭 325km이며 북쪽은 타이, 남쪽은 싱가포르, 서쪽은 말라카 해협, 동쪽은 남중국해를 경계로 한다. 보르네오 섬 북서부를 차지하는 동말레이시아는 길이 약 1,075km, 폭 384km로 사라와크 주와 사바 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북서쪽은 남중국해, 동쪽은 셀레베스 해, 남쪽은 인도네시아령 보르네오 섬과 접한다. 사라와크 주의 영토 안에는 영국 보호령이던 이슬람 왕국 브루나이가 있다. 수도는 콸라룸푸르(Kuala Lumpur)이다.
2022년 기준 인구는 3,378만 명이며, 인구밀도는 약 98명/㎢이다. 국민의 약 61%는 이슬람교, 20%는 불교, 9%는 그리스도교, 6%는 힌두교 1.3%는 유교, 나머지는 도교 및 다른 전통 중국 종교를 믿는다. 이슬람교도의 인구 비율은 꾸준히 증가 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신생아 욕조(新生兒 浴槽), 말레이시아 다약족,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 들풀 가족의 말레이시아 랑카위(Malaysia Langkawi) 2019년 즐겁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여름 휴가의 추억 여행기이다. 말레이시아(Malaysia)의 "랑카위(Langkawi)"는 말레이시아의 언어로 독수리라고 하는 "헬랑"과 적갈색이라는 "카위"가 합쳐져서 랑카위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즉 적갈색 독수리라는 뜻이다.
▲ 말레이시아 사라왁주(Malaysia Sarawak) 재무장관(財務長官) 다또 스리 윙순꼬(Dato Sri Wong Soon Koh)과 부시장(副市長) 다또 앤드류 윙(Dato Andrew Wong) 일행이 거창군과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시부(Sibu) 시(市) 사이에 농특산물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조인하기 위해 공식 방한하였다. 이에 앞서 서울 도심의 다양한 문화 공간 중 서울 인사동 뮤지엄 김치간(間)과 명동을 방문하여 한국의 문화와 김치담그기 문화 체험을 하면서 한국문화의 멋과 맛을 동아닷컴 객원기자 들풀 이영일과 뉴시스 원건민 국장의 안내로 2017년 즐겼던 추억 이야기이다.
정인혜, ‘The Scenery of Green 02’, 2021, Oil on Canvas, 130.3×97.0cm.
정인혜 작가는 사실주의 또는 표현주의 사이의 경계에서 선인장을 작업의 모티프로 삼고 있다. 지나치게 사실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표현적이지 않은, 자연의 색보다 한 톤 다운된 주관적 색채와 투박한 붓 터치로 화면을 채워간다. 작가는 선인장이 만들어내는 외부적 인상에 집중한다. 화면의 구성과 색채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작가는 눈에 거슬리는 왜곡 없이 자연스러운 장면을 구성하고 여기에 자신의 감정 표현을 더한다. 정인혜의 작품이 단순 묘사 이상의 것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정인혜 작가를 포함, 전도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2022년 2월 16일부터 3월 30일까지 아뜰리에 아키에서 열리는 전시 <뱅가드(VANGUARD)>에서 공개된다.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 WISE, 2022년 2월호(장새론 에디터)》, 《Daum, Naver 지식백과》
첫댓글 고봉산 정현욱 님
말레이시아에 대해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입헌군주국에 말레이족 외에 중국인 인도인 파키스탄인 등이 혼존하는 다민족국가로 통용언어도 백가지가 넘고 마하티르 수상의 장기집권 삼성이 지은 명물 쌍둥이 빌딩이 있는 나라라는 정도인데
천국이나 낙원으로 불릴만큼의 유명 관광지가 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네요
들풀님이 직접 관광하시면서 느낀 감상문이라 얼마나 멋진곳인지 짐작이 가네요
사진으로 봐도 눈부시게 아름다운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