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아파트 시장에 '평균 분양가 1200만 원 시대'가 열렸다. 부산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검토 중인 실수요자라면 5월 대선 이후 공급되는 단지의 분양가 추이를 지켜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종합부동산회사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부산 지역 신규 아파트의 올해 1분기 평균 분양가가 3.3㎡당 1266만 원을 기록했다. 2015년 4분기에 '엘시티'(평균 분양가 2700만 원)가 분양됐을 때 평균 1691만 원이었던 것을 제외하고, 부산 신규 일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12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 3.3㎡당 1266만 원
2년 전보다 305만 원 올라
기존 아파트 값 상승이 견인
장기 추이 살펴서 구매해야이는 지난해 1분기 평균 분양가(1183만 원)보다 83만 원이 올랐으며, 2년 전인 2015년 1분기 당시 921만 원보다 37.4%(305만 원)나 오른 것이다.
부산 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2015년 1분기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분기 921만 원이던 평균 분양가는 2분기에 처음으로 1000만 원을 넘어서며 1004만 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1분기에는 오름세를 이어가며 1100만 원을 넘어서 1183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부산에서는 지난달 초 해운대구 중동에 공급된 '해운대 중동 롯데캐슬 스타'가 평균 분양가 1700만 원대를 기록했고, 부산진구 초읍동에 지어질 '연지 한화꿈에그린'의 평균 분양가는 1150만 원대였다.
이번 달 초에 부산진구 부암동에 공급된 '서면3차 봄여름가을겨울' 역시 평균 분양가가 1250만 원을 나타냈다.
부산 부동산 학계와 업계는 부산 지역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기존 아파트 매매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 수준 자체를 상승시킨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평균 분양가와 함께 평균 매매가도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1분기 당시 968만 원이던 평균 매매가는 평균 분양가와 비슷한 오름세를 이어가며 2017년 1분기에는 1191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 가격이 점차 상승하면서 부산 지역 아파트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달 말 해운대구와 연제·남·수영·동래구를 '고분양가 우려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인근 유사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할 경우, 해당 아파트의 아파트 분양 보증이 제한된다.
해운대구를 비롯한 이들 5개 지역은 고분양가 우려지역은 물론 강화된 청약 자격을 적용 받는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도 지정돼 있어 분양가 상승 폭이 인근 지역에 비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산 부동산 경기에 따라 분양가 수준은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아파트 매매를 생각 중인 실수요자라면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매매 시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3월 이후 부산 지역 기존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건설사도 분양가를 올리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동산 흐름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매매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