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뻣하고 질긴 청바지는 가라. 소프트 데님이 몰려온다. 올봄은 데님열풍이 패션가를 한바탕 쓸고 지나갈 조짐이다.
다양한 워싱과 혼방기술로 데님의 원초적 이미지인 '뻣뻣함'을 탈피한 청바지가 대거 등장했다.
올봄 '데님의 르네상스'는 다른소재와의 결합과 각종 디테일(장식요소), 섹시함을 강조하는 디자인 등에서 비롯됐다.
또한 청바지, 청치마에 국한돼 있던 데님은 이번에 대폭 영역확장을 이뤘다. 재킷, 원피스, 수트, 트렌치코트 등 의류아이템을 불문하고 데님 제품이 얼굴을 들이민것. 구두, 시계, 핸드백 등 패션소품에도 데님이 사용됐다.
▲ 레이스 달린 청바지
X, 조앤루이스, 96ny, 데얼스 등 패션진 브랜드들은 너덜너덜하다 싶을 정도로 찢어진 바지, 다른소재를 조각보처럼 이어붙여 오트쿠튀르(맞춤 복)적인 느낌이 강한 청치마 등을 선보였다.
다양한 컬러의 구슬을 바지 옆선을 따라 붙이거나 꽃모양으로 바지에 달 기도 했고, 낙서처럼 보이는 다양한 글씨와 로고를 데님위에 패인팅하기 도 했다. 심지어 데님과 극과 극을 이룰것 같은 레이스를 달아 여성성을 강조한 제품도 눈에 띈다.
윤수아 X(엑스) 디자인 실장은 "단순한 청바지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 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소재와의 믹스매치를 통 해 한껏 개성을 살렸다"며 "많은 제품을 수작업으로 생산했다"고 말했다 . 수작업을 통해 소량의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희소성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는가 하면 특이한 제품을 수집하는 '데님 마니아'들을 위해 오직 한 제품만을 생산, 판매하는 제품들도 내놓고있다.
피요루치 석보애 팀장은 "2주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데님이 나오고 있다. 워싱으로 색깔을 탈색시키거나 각종 장식을 덧댄 '색다른 진'이 고객들 에게 인기를 끌고있다"고 설명했다.
청바지의 개념도 아무데서나 입을수 있는 '그저 편한옷'이 아니라 첨단 패션아이템으로 바뀌고있다. 패션진의 디자인적인 특징은 섹시미를 강조 하고 있다는 점. 앉으면 엉덩이가 보일정도로 밑위길이 짧은 디자인에서 부터 허벅지가 드러나도록 찢어 옷핀으로 고정시킨 제품도 나와있다.
실루엣은 다리가 길어 보이고 하체가 굵은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벨보 텀(흔히 말하는 나팔바지) 스타일이 많고 아예 바지 통이 커 체형의 단 점을 커버 할 수 있는 디자인도 있다.
▲ 부드러운 진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게스 등 전통적인 진브랜드는 데님 자체의 독특한 워싱기법과 소재, 실루엣의 변형으로 기존의 진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진을 선보이고 있다.
김종학 리바이스 마케팅 과장은 "텐셀과 데님 혼방으로 진의 고유한 느 낌을 살리면서 뻣뻣한 느낌을 줄여 살에 닿는 촉감을 개선시켰다. 여성 진의 경우도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신축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리바이스의 엔지니어드 진은 마치 서있는 사람에게 옷감을 대고 꿰맨듯 한 입체적인 디자인이 재미있다. 바지 끝단도 일직선이 아니라 비대칭으로 만들어 자연스러움을 드러냈다.
면과 폴리에스테르의 혼방으로 광택을 낸 소재로 만든 얇팍한 수트류와 원피스, 닳고 낡은듯한 빈티지이미지를 강조한 '에이징룩'도 돋보인다.
패션성에 초점을 두는 여성복업체들은 생지(염색안한 원단)로 만든옷 자 체를 화이트컬러로 염색한 '화이트진'을 선보였다.
한편 데님열풍이 불면서 데님소재 남녀속옷도 나왔다. 휠라인티모의 브라와 팬티세트,남자팬티 등을 그것. 데님이 뻣뻣하고 흡수력이 적을 것 같지만 부드럽고 착용감이 가볍다는 것이 휠라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