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창조적 두뇌의 유효기간
이 책은 영국의 수학자인 고드프레이 헤롤드 하디가
60대의 나이에 적은 일종의 회고록이다.
간단의 그의 수학적인 업적을 살펴보면,
1877년에 태어난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기하학을 가르쳤으며,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순수 수학 교수로 활동했다.
해석적 정수론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는데,
특히 가법적 수론에서 오일러법의 개량, 제타 함수에 관한 '리만의 가설'의 연구 등이 유명하다.
그는 또 푸리에급수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이상은 인터넷에서 찾은 그의 약력을 정리한 것인데,
그의 수학적 업적에는 어려운 용어들 뿐이라, 그가 얼마나 위대한 수학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명했던 수학자인 듯 하다.
그는 이 책을 쓸 당시 자신의 창조적 두뇌의 유효기간이 다 되었다고 하였다.
이것은 수학자들의 공통된 특징 중에 하나라면서,
유명한 수학자들의 유명한 업적은 대부분 젊었을 때 이루어졌다고 한다.
예전에 다른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수학자에게 있어 30살이 넘어가면 그건 사망선거나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대부분 위대한 업적들은 20대에 이루어졌다고 말이다.
나는 30대이다.
나는 수학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창조적 두뇌 뿐만 아니라, 기억용 두뇌 또한 유효기간이 다 된 기분이다.
무엇을 좀 기억하려고 하면, 잘 생각나지도 않으니 말이다.
뿐만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면,
일부러 외우려고 노력해도 얼마지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내가 책을 읽고 나면 독서일기를 쓰는 습관이 생겼지만 말이다.
내 두뇌의 전성시대가 지났다는 생각을 하니, 서글퍼진다.
1. 수학의 유용성
수학이라는 학문은 무척 중요한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수학이라는 학문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중요시험에서 배점도 높은 과목이다.
그런데, 누구나 수학의 활용성에 대해서도 많은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연 살아가면서 우리가 배운 그 수학이 얼마나 필요한가?
고등학교때 수학이 차지한 중요성 만큼 수학의 우리의 삶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인가?
사칙 연산에서 좀더 발전된 기본적인 수학 지식만 있으면 되는거 아닌가?
그때 배웠던 미적분 공식, 삼각함수 공식, 벡터 등등이 과연
나의 행복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
이과 출신인 나는 대학때까지 이런 공식들을 많이 접했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온 이후는 ?
분명 대학교 전공 계열을 따른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수학의 활용도는?
음..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도 이런 수학의 유용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응용 수학이 아닌, 연구만 하는 순수 수학에 대해서 말이다.
수학이 다른 학문, 특히 첨단과학의 영향을 주어 순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응용 수학에 해당한다.
하지만, 숫자 자체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는 순수수학은 어떨까?
저자 또한 순수수학은 무익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응용수학이나 다른 학문이 전쟁 등의 무기를 만드는 도움을 주는 것처럼
유해한 학문도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2. 수학의 아름다움
수학은 아름답다?
학창시절 수학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이 들으면 콧방귀를 뀔지도 모르겠다.
지은이 하디는 수학의 아름다움은 그 속에 담긴 진지함이 같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학의 고귀한 불변의 법칙은
그 어떤 학문보다 오래간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동시대의 문학자들보다 인지도가 높다.
물론 문학작품보다 당시 발견되거나 정리된 수학이론이 더 유명하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돈을 주고 살수만 있다면,
수학적 명성이야말로 가장 안정하고 확실한 투자종목이라고 말이다.
...
그를 포함한 수학자들은 왜 수학을 선택했을까?
그를 포함한 수학자들은 왜 무익해 보이는 연구에 몰두하는 것일까?
연구 동기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지적 호기심이요,
둘째는 직업적 자긍심이고,
세째는 야심과 명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한다.
...
예전 학창시절 수학공부를 할때를 생각해보면
나 또한 수학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수학공식과 정리를 이용하여
오랜 시간동안 매달려
딱 맞아 떨어지는 답을 얻을 때의 쾌감.
그것만으로도 공부하면 스트레스를 푸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수학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 정도로도 수학이 아름답다 할 수 있겠다.
3. 자평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한 수학자로서의 삶의 마감을 앞두고 쓴 회고록이다.
지은이 하디는 자신의 삶을 자평하면서 글을 맺었다.
"실용적인 기준에서 보자면, 나의 수학적 삶의 가치는 완전히 빵점 짜리이다.
내게 완전한 무용지물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창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창조해냈다는 점이다.
또한 나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무언가를 창조해냈다.
문제는 그 가치에 관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 혹은 수학자로서 나와 같은 의식을 가지고
살아온 다른 누군가의 삶에 대한 변론은 다음과 같다.
나는 스스로 지식에 무언가를 더해 왔으며,
남들이 그렇게 하도록 돕기도 했다."
...
나중에 나의 삶을 정리할 때 어떤 자평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지은이처럼 나름 잘 살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갑자기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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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어느 수학자의 변명
지은이 : 고드프레이 해럴드 하디
펴낸곳 : 세시
펴낸날 : 2008년 02월 10일
정가 : 9,500 원
독서기간: 2008.11.17 - 2008.11.18
페이지: 205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