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11월 10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만 1년 6개월 되는 날입니다. 최근 한국갤럽에서는 대통령직무수행평가와 정당지지도 등 통상적인 여론조사와 더불어 윤석열 정부출범 1년 6개월을 맞아 특별히 분야별 정책평가에 대한 여론조사도 함께 실시 했습니다. 11월 1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34% 잘못하고 있다 58%
긍정 평가 이유: 부정 평가 이유:
외교 33% 경제/민생/물가 20%
결단력/추진력/뚝심 5% 소통미흡 8%
전반적으로 잘한다 5% 외교 7%
경제민생 4%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6%
주관/소신 3% 독단적/일방적 5%
○주요정당지지도
국민의 힘 34% 더불어 민주당 33% 정의당 5% 무당층 27%
○주요정당 호감도
호감(%) 비호감(%)
더불어 민주당 34 55
국민의 힘 34 57
정의당 20 64
○정부 출범1년 6개월 분야별 정책평가(단위%)
분야 잘하고있다 잘못하고 있다
경제 25 62
부동산 26 52
복지 33 50
교육 24 50
대북한 36 49
외교 40 46
공직인사 17 61
분야별 정책 평가에 있어 “잘하고 있다”의 평가 값이 낮고 상대적으로 “잘못하고 있다”의 평가 값이 높은 분야는 정부 여당이 성찰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자 인사, 경제, 교육, 복지 분야에서 정치 소비자인 국민의 민족도가 낮아 쇄신을 요한다는 지표를 여론 조사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한 여론 조사에서 부정평가 이유 1위도 경제/민생/물가로 꼽고 있고 정책평가에 있어서도 경제분야에 불만족도가 제일 높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향후 국민이 원하는 국정의 최고 우선 순위는 단연 경제를 필두로 민생 그리고 물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동산 폭등으로 상징되는 경제정책의 실패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진보정권에서 보수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원인을 제공한 직접적인 사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경제를 이념적으로 운영하다 진보 정권에게 바통을 전달하지 못하고 국민의 선택에 의해 보수정권으로 교체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모택동의 천리마 운동과 등소평의 흑묘백묘(黑描白描)논으로 불리는 개혁개방경제이야기를 잠시 회고해 보면 정치적 이념과 경제정책의 독립성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택동은 1949년 공산당을 창당했을 때부터 1976년 사망할 때까지 중국 공산당 주석으로 중국을 지배했습니다. 모택동이 천리마운동을 시작한 취지는 중국을 전통적인 농업경제로부터 탈피시켜 공산주의 사회로 재건하기 위해 서였습니다. 모택동은 민간 농업을 불법으로 선언하고 곡물 수확 감소의 원흉으로 지목 받는 네가지 해충 즉 쥐, 파리, 모기, 참새 박멸 운동을 강력하게 펼쳤습니다. 네가지 해충 중 참새는 곡물을 쪼아먹기도 하지만 농작물에 병충해를 일으키는 곤충과 메뚜기들을 잡아 먹기도 한다는 사실을 간과 한 것이 후일 불행의 씨앗 이 되었습니다. 해충박멸운동에 힘입어 참새가 사라지자 농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1962년 참새소탕작전으로 유발된 생태계 불균형이 결국은 벼 흉작으로 이어져 전대미문의 대기근의 참화를 자초했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약진 정책은 3600만명에 이르는 인민을 굶겨 죽인 인류 역사상 최대의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모택동은 중국에서 농업을 변혁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는 큰 잘못을 범했던 것입니다.
등소평은 대약진운동의 후유증을 치유하기위해 1962년 공산당 중앙서기회의 석상에서 흑묘백묘(黑描白描)론을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자본주의적 인 이윤동기를 동원해 생산력을 증대 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습니다. 등소평은 공산당 정권만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체재가 사회주의 이든 자본주의 이든 상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덩소평의 흑묘백묘(黑描白描)론은 나중에모택동의 미움과 질시를 받게 되었고 1966년 문화혁명이 일어나자 등소평 일당은 처절하게 보복을 당했습니다. 문화혁명은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모택동의 입지가 현격하게 약화되자 모택동이 문화 혁명이라는 미명하에 홍위병을 동원해 권력을 탈취한 사건입니다.
문화 혁명 당시 지식인과 자본주의적관료들은 대거 정신개조를 위해 농촌 등 육체노동 현장으로 보내졌습니다. 당시 등소평과 유소기주석 등은 주자파(자본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당내 실권 파)로 몰려 실각했습니다. 그러나 1978년 등소평이 복권되자 다시 흑묘백묘(黑描白描)론과 선부론(先富論)을 외치며 개혁개방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등소평의 고향 쓰촨성에는 원래 ‘검은 고양이든 누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黑描黃描)’는 속담이 있었습니다. 덩소평은 이를 원용해서 자본주의 든 사회주의든 인민을 잘살게 하면 된다는 의미로 흑묘백묘(黑描白描)론을 들고 나왔던 것입니다. 이후 흑묘백묘론은 “Black Cat, White Cat Theory”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선부론(先富論)은 ‘일부 사람은 먼저 부유하게 하라(讓一部分人先富起來)’의 준말입니다. 지역적으로는 대외 무역이 쉬운 동남연해를 개발한 뒤 내륙지역으로 개방의 훈기를 불어넣겠다는 뜻입니다. 문화 혁명을 주도한 모택동이 평균주의를 제창했다면 개혁개방을 단행한 등소평은 엘리트 주의를 지향했습니다. 선부론은 평균주의가 아닌 엘리트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중국의 오늘이 있게 한 덩소평의 선부론은 이제 폐기되었다. 후진타오 주석은 2005년에 당의 강령을 선부(先富)론에서 균부(均富)론으로 바꾸었습니다. 아무튼 흑묘백묘론과 선부론을 내세운 등소평 덕분에 중국경제가 성장이 아닌 분배를 걱정할 정도로 발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중국경제가 미국과 자웅을 다투는 G2로 급부상한 기조에는 덩소평의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흑묘백묘와 선부론이 반석을 이루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경제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례를 가까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념형 경제 정책시행 실패사례와 더불어 멀리는 모택동의 실패와 등소평의 성공사례를 통하여 대충 살펴보았습니다.
경제주체와 경제활동에 관한 사회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국민은 결과의 평등보다는 공정한 과정을 거친 결과의 다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경제활동의 상승작용을 돕는 바람직한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
2016 2019
노력한만큼 대가를 얻는 사회 1위 1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사회 2위 2위
중산층이 두꺼운 사회 3위 11위
사회구성원이 각자주어진 역할에 충실 4위 4위
법규칙을 엄격하게 적용 5위 3위
자료: 박지향저 ‘평등을 넘어 공정으로’(김영사)
필자는 경제활동에 있어서 결과의 평등 보다 기회의 공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의 획일적인 평등은 사람들의 의욕을 떨어트려 자칫 하향 평준화로 가는 경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회의 공정은 개인의 성취에 사회가 합당한 보상을 약속 함으로서 사회 전반적인 활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사회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수출을 위주로 하는 개방 경제체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전망은 세계의 경제 성장과 동조화 되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예상외로 장기화되고 그리고 최근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의 양상이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매우 커 보입니다. 사정이 이와 같으니 현재로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획득한 득표울과 현재 실시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사이의 간극은 투표 당시 윤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심리와 대통령직무수행 실적을 본 후 실망감사이의 갭(gap)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임 1년 6개월동안 분야별 정책평가에 대한 여론의 지표를 살펴보시면 1년 6개월전에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정치소비자인 국민의 마음과 그후 변화된 국민의 마음의 일단을 어느정도 감지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11월1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결과 우리나라 국민은 대체로 윤석열 정부가 경제, 민생 그리고 물가를 국정의 최고 우선순위로 다룰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