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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싱가폴 여행기를 쓰면서 되돌아보니 아쉬움도 많고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욕심도 마구 마구 솟아 오릅니다~ 해외여행은 이번이 세번째 인데 간 곳마다 모두 특색이 있었던 듯하여 좋았습니다. 싱가폴도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네요^^ 앞으로 여행 가실 분들은 정보를 마니 모아서 최대한 즐겁게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 카페를 통해 너무 많은 도움을 얻었는데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메일로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주신 Brown city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마지막 날 여행기~ 갑니다 ^^?
[10월 7일]
싱가폴 아침 바다를 구경하기로 계획한 날이어서 무려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후다닥 일어났습니다다. 우리가 묵었던 뷰포트 호텔은 탄종 비치하고 가까운 곳이어서 도보로 서서히 걸어갈 예정이었는데 밖이 너무 캄캄했습니다. 동남아 지방이라 해가 일찍 오를 줄 알았더니 예상과 달리 완전 캄캄이어서 씻고 짐정리도 하면서 방안에서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싱가폴 아침 방송 분위기도 우리나라하고 비슷하더군요. 한 채널은 뉴스, 한 채널은 요리 정보 프로그램, 한 채널은 얼라들 만화, 한 채널은 드라마 비슷한 거... 말은 잘 못알아들었지만 대충 감으로 때려잡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리고 아침 식사 전이라 비치를 구경하며 가볍게 먹을 바나나, 용과 등을 챙겼습니다. 3박 4일 동안 풍겨오는 냄새를 참아가면서 부지런히 들고 다녔던 남은 한 조각의 두리안은 결국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냄새가 죽음이었슴다. 이제는 구린내를 뛰어넘어 썩은내가 나더구만요. 물컹물컹 해진 것이 처음 샀을 때하고 모양이 좀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일행은 이게 더 잘 익어서 맛있어진 것일까? 아님 물러져서 썩어버린 것일까? 분분한 의견 가운데서 고민하다가 안전제일로 결론 내고 결국 버렸습니다^^
6시 30분쯤 되니 그제야 밖이 조금씩 밝아 지더라구요. 문을 열고 나왔더니 방문 바깥에 Straits Times가 걸려있데요. 역쉬 좋은 호텔은 신문도 주더군요^^ 이게 아마 싱가폴에서 제일 잘 나가는 일간지라죠? 그래서 한 부 챙겨서 왔습니다. 로비에 내려가서 탄종비치의 위치를 물었더니 호텔 수영장을 돌아 내려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있을 거라 하더군요. 계단이 꽤 길었는데 내려가서 보니 탄종비치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어서 그 쪽 방향으로 열심히 걸어갔습니다. 해변이라 바다냄새도 나고 아침에 보는 열대 식물들도 운치가 있어서 좋았는데 가도 가도 비치가 나오지 않더라구요. 결국 막다른 골목에 도착한 곳은 쓰레기장이었습니다. 쓰러질 뻔 했습니다. 길을 잘 못 들어섰더라구요~ 엄청 많이 걸어왔는데 다시 빙돌아 비치로 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오던 길로 돌아왔습니다. 싱가폴 바다는 별로 안 깨끗하고 우리나라 동해보다 못하다더라는 말로 궁시렁 궁시렁 위로 삼고 말이죠^^;;;;
호텔로 돌아와서 조식을 먹었습니다. 퓨라마 시티 센터에 비하면 훌륭하더군요~ 카페 분위기도 아주 깔끔하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이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는 어제 구경하지 못했던 호텔의 정원들과 외관들을 좀 구경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수영복을 챙겼습니다. 날은 이미 더워졌고 수영하기에 좋은 시간이 되어서 수영장을 향했습니다. 뷰포트의 수영장은 넓기도 하고 깔끔하기도 해서 참 좋더군요. 사람도 많지 않고 한적한게 참 좋았습니다. 수영장의 1/3 정도는 얕은 구역인데 제일 얕아도 계단을 제외하곤 1.4m가 넘더라구요. 중앙으로 함 가봤는데 당황해서 빠질 뻔 했습니다. 2.5m 정도 되겠더군요. 어리버리한 수영실력이라 얕은 물가에서 열심히 놀아줬습니다. 어른들도 오랫만에 수영장에 오셔서인지 참 재밌게 노시더군요. 수영장까지는 수영복 위에 샤워가운을 입고 와서 다시 방으로 돌아갈 때도 그렇게 갔습니다. 어른들께서는 이렇게 샤워 가운만 입고 돌아다녀도 괜찮냐고 물으시더라구요. 나중에 방으로 돌아갈 때 웃통을 활짝 벗어 제치고 수영복 패션으로 오는 외국 남자를 보시더니 안심을 하시더군요^^;;
방으로 돌아와서 짐을 챙겼습니다. 11시쯤 되니 직원 하나가 와서 미니바를 사용했냐고 묻더라구요. 사용안했다고 대답하고 짐을 챙겨 로비로 나왔습니다. 체크 아웃을 요청하면서 예약에 대한 문제가 해결 됐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랬! 더! 니!!!! 해결 되었다더군요^^;;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아시아베스트호텔 측에서 비용을 모두 지불했으므로 더 이상 요금을 지불할 것이 없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아시아베스트측의 실수였지만 그래도 빨리 일처리가 되니 고맙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무사히 체크아웃을 마치고 짐을 맡긴 후에 센토사섬 관광에 나섰습니다.
뷰포트 호텔 앞에는 엘로우 라인 버스가 옵니다. 엘로우 라인 버스를 타고 다시 블루 라인을 갈아타 언더 워터 월드를 향했습니다. 센토사섬 순환버스는 엘로우, 그린, 레드, 블루, 이렇게 네 개의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린 라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버스가 똑같거나 비슷합니다. 버스 색깔이 다른 것이 아니란 말씀이죠~ 버스 안으로 들어가면 손잡이나 이런 것들은 라인 색깔로 칠해 놓은 것도 있더군요. 블루 라인은 파란색, 엘로우 라인은 노란색 이런 식으로 말이죠. 버스 앞 창에 전광판으로 라인 이름이 표시되어 있으니 찾아가시는 분은 목적지의 버스 라인을 미리 공부하시고 잘 보고 타셔야 할 것입니다. 버스를 타실 때 기사 아저씨에게 목적지를 말하면 버스타는 방법을 잘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거장에 설 때마다 그 정거장에서 갈 수 있는 곳을 안내 방송하니 잘 들으시면 무리 없구요. 여러 대의 라인이 교차하는 정거장은 각 라인별로 버스 스탑이 있으니 줄도 잘 서셔야 합니다. 어쨌든 어제보다는 헤매지 않고 버스를 잘 타서 언더워터 월드에 도착했습니다.
언더워터 월드에서 티켓을 끊으니 돌핀 라군 스케쥴이 나와있는 종이 한장을 주더군요. 언더워터 월드든지, 아니면 돌핀라군이든지 티켓을 끊으면 두 개를 다 볼 수 있도록 해놓았으니 티켓을 잘 보관해야 합니다. 티켓을 지갑에 잘 담고 언더워터 월드로 입장 했습니다. 안은 시원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잘 꾸며놨더군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보였습니다. 호주 갔을 때도 워터월드에 갔었는데 호주가 싱가폴의 최소 3배 정도는 규모가 컸었다고 기억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닥 신기하고 재밌지는 않았지만 어른들은 좋아 하셨습니다. 부산 아쿠아리움보다는 크다고 하시더라구요. 코엑스는 안가봐서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만 처음 가보시는 분들은 재미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신기한 해양생물들도 많이 있구요. 해저 터널도 재미있습니다. 호주에서 보지 못했던 몇 가지 신기한 생물들도 구경했구요. 듀공과 무슨 무슨 엔젤이라는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생물이 신기했습니다.
출구쪽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품을 몇 가지 사고, 옆에 있는 가게에서 아이스 까창을 하나 사먹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비슷한 걸 먹어본 적이 있는데(이름이 할로할로던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역시 우리나라 팥빙수가 최강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해봤습니다.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 스카이 타워를 향했습니다. 다녀오신 분들이 멀라이언 타워는 별로 추천을 안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스카이 타워만 보기로 했습니다. 스카이 타워는 SIA에서 준 쿠폰을 이용해 할인을 받고 탔습니다. 둥그런 원판같이 생긴 것이 가운데 기둥을 따라 서서히 돌며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인데 아주 좋았습니다. 중간까지는 좀 빠르게 올라가다가 중간쯤부터 서서히 돌면서 올라가데요~ 케이블카보다 훨씬 높아서 센토사와 하버프론트 쪽까지의 경치가 장관이었습니다. 에어컨도 나와서 땀 식히기도 좋아요~ 오르내리는 시간은 10분이 좀 못되는 것 같던데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었습니다. 사람이 다 차야 올라가던데요~ 시간을 잘 맞춰서 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는 스카이 타워 바로 옆에 있으니 동선을 같이 넣으시면 좋습니다.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는 싱가포르의 역사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데, 년도별로 설정된 구역과 각 민족의 특징별 구역을 따라 걸으면서 싱가폴의 역사에 대해 순차적으로 알 수 있는 곳이었는데 참 잘 만들었더라구요. 꼭 실제 모습처럼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복원해 놓았는데 나중에 사진을 찍고 와서 보니 실제로 그 거리에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민속촌 같은 느낌이랄까요? 처음 들어갔던 방에서 봤던 홀로그램 형식의 싱가폴 역사 소개도 재미있었고, 시대상과 각 민족별 축제 모습을 재현해 놓은 거리도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저렇게 만들어놓으면 역사 공부하기가 재밌을텐데 하는 생각도 좀 해봤구요. 역사가 짧은 나라이니 아기자기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더불어 했습니다. 영어로 안내판이 잘 설명되어 있어서 어른들께 설명을 해드리며 잘 구경했습니다. 싱가폴 땅을 밟고 있으니 거긴 꼭 가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강추에요~
시원하게 잘 구경을 한 다음에 밖으로 나왔습니다. 돌핀 라군 쇼 시간까지 밥먹기가 좀 어중간해서 근처에 간단한 식당을 찾았는데 스카이 타워 옆 쪽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암튼 그 쪽 부근에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가 있었습니다(이름도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서브웨이가 맞을 겁니다... 으~ 짧은 기억력이라니.... 쩝). 들어가보니 길이는 바케트빵만큼 긴 직접 구운 빵에 갖가지 야채와 고기 등을 넣고 원하는 소스를 발라는 샌드위치더라구요. 아주 맛있었습니다. 간단하게 간식하시거나 점심 드실 시간이 없을 경우에 이용하시면 좋을 듯해요. 바케트 빵 절반 길이로 잘라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는데 몇 가지 빵 중에 선택이 가능하구요. 돈을 조금 더 추가하면 롱사이즈, 즉 바케트빵 길이 정도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격도 쌉니다. 3-5불 정도 였던 것 같아요. 음료수는 2불 정도 하는데 컵만 사구요. 셀프로 무한 리필입니다. 다시 와서 생각하니 먹고 싶네요. 쩝~ 암튼 거기서 점심을 일단 대충 때웠습니다.
시간이 거진 다 되서 바쁘게 돌핀 라군 장을 향해 버스를 타고 움직였습니다. 버스 라인이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거리가 좀 되더라구요. 20분 정도 걸리는 바람에 쇼에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해변에 간이 의자와 천막을 놓은 관중석에 앉아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는 돌고래 쇼를 구경했습니다. 분홍색 돌고래라 이쁘던데요~ 조금 있으니 자원자를 받아 돌고래하고 같이 놀게 하고 만지게도 해주더라구요. 돌고래 만져보고 싶으신 분은 자원자 부를 때 손을 번쩍 들어주세요~ 근데 바다에 들어가야 하니 옷이 젖는 것은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재밌게 쇼를 보고 나와서 호텔을 향해 갔습니다. 중간에 실로소 비치도 들러봤었는데 어디로 가다가 언제 들렀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군요^^ 아마 언더워터 월드에서 스카이 타워로 가는 도중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버스 갈아타는 곳에서 잠깐 들렀는데 그 유명한 실로소 글씨 조각상 앞에서 사진도 찍고 비치도 조금 구경했습니다. 생각보다는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샹그릴라는 바로 앞에 있더군요. 여러모로 비교해볼 때 동선 짜기는 역시 샹그릴라가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시설면에서는 뷰포트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뷰포트로 돌아와서 짐을 찾고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데 누가 뒤에서 부르더라구요. 알고보니 제가 짐 찾다가 깜박 카메라를 놓고 왔지 뭡니까? 호텔 로비에서 일하던 직원이 보고 제게 카메라를 가져다 준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고맙든지~ 호텔 직원의 친절한 배려로 육지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뻔 한 것을 면하구서는 셔틀 버스를 타고 하버 프론트를 향했습니다. 참고로 뷰포트 호텔에서는 오차드의 DFS 갤러리아까지도 무료 셔틀 버스를 운행해 줍니다. 버스를 타고 뭍으로 향해 나 있는 시원한 도로를 달려 하버 프론트 역에 도착했습니다. 짐을 대충 정리하고 택시를 잡아서 리버사이드 포인트의 점보를 향해 달렸습니다.
10여분 정도를 달려 리버사이드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택시 정류장에서 내리면 건물 안쪽으로 뚫려있는 통로가 있는데 그 쪽으로 나가면 바로 강변이고 오른쪽으로 쭉 가면 점보가 보입니다. 우리 일행은 퓨라마 시티 센터에서 8시 10분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가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차이나 타운에서 간단히 쇼핑을 한 뒤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갈 계획 이었습니다. 점보에는 5시쯤에 도착했는데 왠지 썰렁하고 아무도 없더라구요. 불안해서 영업 안하나? 왜 그러지? 하고 서성대고 있으니 정장 차림의 남자 하나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크랩 요리 먹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영업을 6시부터 시작한다는 겁니다. 이론~ 그러면서 쇼핑 좀 하고 6시까지 와서 줄을 서라고 하더군요. 무거운 짐을 들고 차이나 타운에 돌아다닐 걸 생각하니 끔찍했는데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1시간 죽치고 앉아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 7시쯤 예약이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예약도 꽉 찼다고 하더라구요. 금요일 밤이라서. 주말에 점보 가시는 분들은 예약 필수 입니다~ 어른들께서는 그냥 딴데가서 먹자고 하셨는데 싱가폴까지 와서 칠리크랩을 안먹고 갈 수가 없어서 꼭 먹어야 한다고 우겼습니다^^ 짐까지 들고 전전긍긍하는 우리가 안타까워보였든지 그럼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한 시간을 비워줄테니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짐을 어찌할 수가 없어 우리 짐 좀 맡아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조금 난색을 표하면서 기내 가방 안에 비싼 물건이 들어있느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비싼 거 없고 자물쇠로 잠겨 있으니 괜찮다고 했더니 그럼 가방을 맡아줄테니 늦지 말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지배인쯤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큰 식당 답게 친절해서 좋더라구요. 덕분에 짐을 맡겨 놓고 택시를 타고서는 차이나 타운을 향했습니다
차이나 타운 시장 구경 좀 하고 선물로 줄 비쳉향 육포도 좀 사고 여기 저기 좀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6시 10분이 되었습니다. 택시를 탈 요량으로 대로로 나왔는데 아뿔싸~ 교통정체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 실수였습니다. 차가 막히기 시작하는데 빈택시는 한대도 안보이더군요. 그 즈음이 택시 교대 시간이라 방향이 안맞으면 태워주지도 않더라구요. 퓨라마 시티 센터까지 걸어서 왔는데 호텔 앞에도 택시 잡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급해진 마음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간신히 택시를 한 대 잡아서 리버사이드포인트로 가자고 했더니 친절한 기사 아저씨가 조금 난색을 표하더군요. 사실 차이나 타운에서 리버사이드 포인트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택시로 가면 일방 도로가 많아서 빙글빙글 돌아가야 하고 막히기도 하는데 괜찮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짐이 많고 어른들이 힘드셔서 어쩔 수 없으니 가자고 했습니다. 시간은 이미 6시 30분이 지나있었고 ERP도 두 개나 통과하고 이리 저리 빙글빙글 돌아서 리버사이드 포인트에 도착하니 택시비가 8불 좀 넘게 나오더라구요. 기껏해야 3불도 안나올 거리인데 막히니 이렇게 되더라구요. 금요일 오후니 더했던 것 같습니다. 가실 분들 참고 하시구요.
헐레벌떡 뛰어서 점보에 도착하니 6시 50분이었습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지배인 아저씨 괜찮다면서 8시까지 식사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ㅋㅋ~ 어찌나 고맙던지...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물수건으로 땀 좀 닦고 땅콩도 먹으면서 숨 좀 돌렸습니다. 한국에서 물수건도 챙겨오고 비행기에서 나온 땅콩도 가지고 있었기에 당당하게 땅콩과 물수건을 필요없다고 말할 계획이었는데 짐도 맡아주고 시간도 늘려준 것 생각하니 차마... ^^;; 칠리 크랩과 프라이드 프론 위드 씨리얼, 그리고 번을 주문해서 열심히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야~ 역시 소문대로 맛있더라구요. 칠리 크랩은 듣던대로 소스가 맛있더라구요. 번을 찍어서 먹는데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튀긴 새우도 좋았구요. 전 노사인보드의 화이트 페퍼 크랩보다 이게 더 맛있든데 어른들은 노사인 보드 것이 더 맛있었다고 말씀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배는 부른데 내친 김에 페퍼 크랩까지 한 마리 시켰습니다. 반 마리 안되냐고 했더니 안된다네요^^ 최소 1kg이라나요~ 그래서 페퍼 크랩도 주문해버렸습니다. 점보의 페퍼 크랩은 노사인보드의 화이트 페퍼 크랩과는 확실히 맛이 다릅니다. 어른들도 기대하셨다가 넘 매워서 대충 드시고 말더군요. 전 속살만 빼서 칠리 크랩 소스에 열심히 찍어 먹었습니다. 암튼 소문대로 맛있는 크랩을 즐겁게 먹고 짐을 찾아서 나왔습니다. 식사를 다하니 8시쯤 되어서 이미 셔틀은 타기 틀렸기에 직원들에게 콜택시를 좀 불러 달라고 했습니다. 첨엔 택시 불러주겠다더니 한참 기다려도 별 말이 없기에 다시 물었더니 아까 내렸던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를 타면 된다고 말하더군요. 바빠서 불러주기가 귀찮아서 그랬는지... 짐을 챙겨 나와서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를 기다렸습니다. 생각보다는 빨리 오더라구요. 택시를 타고 창이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창이공항 2터미널에 도착하니 9시쯤 되었습니다.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붙였습니다. 사람은 별로 없더라구요. 얼리 체크인을 하면 보딩 패스를 끊어주는데 공항에서 또 끊어주더라구요~? 아마 얼리 체크인 한 사람들의 줄은 따로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줄서 있다가 체크인 하고 짐을 붙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넉넉하게 남아서 출국장으로 들어가 쇼핑을 했습니다. 11시 50분 비행기니까 11시 20분까지 가면 충분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습니다. 줄이 엄청나게 길게 서있더라구요~ 얼리 체크인 하는 곳에서 출발시간 10분전이면 문을 닫는 다고 겁을 줘서 맘이 좀 급했습니다. 11시 40분쯤 되서 짐검사 차례가 돌아왔는데 저와 어른 한 분이 가지고 있던 손톱깍이와 칼이 걸렸습니다. 한국에서는 안걸렸는데 T.T;;; 그것까지 수습하니 11시 45분이 되더군요. 헐레벌떡 뛰어들어가서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습니다. 머~ 손님들이 다 타기까지는 비행기가 출발안한다는 말도 있긴 하던데 알게 뭡니까? 횡 하니 떠나버릴지... ^^ 가실 분들은 최소 한 시간 전에는 움직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암튼 우여곡절을 겪고 비행기를 타니 조금 있다가 출발을 하더군요. 이로써 짧고도 길었던 싱가폴 3박 5일 여행이 막을 내렸습니다. 비행기에서 잠 좀 편히 자려고 다리 쭉 뻗을 수 있는 앞자리로 미리 예약했는데 비행기가 난기류를 타고 천둥 번개까지 쳐서 마구 마구 흔들리는 바람에 잠도 못자고, 좀 잠 들만 하니 간식 준다고 깨우고 밥 준다고 깨우고 기내면세품 판다고 깨우는 바람에^^ 결국 뜬 눈으로 밤새우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의 승무원들은 좀 불친절하더라구요. 특히 한국인 승무원의 자세가 제일 딱딱했습니다~ 쩝.
한국에 내려서 입국장으로 들어오니 예전에는 없었던 여행자 휴대품 반입 신고서를 쓰게 되어 있더라구요. 동남아 조류 독감 때문에 검역이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육포가 걸리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는데 그냥 통과됐습니다. 지레 겁먹고 용과 하나는 입국장에 들어오기 전에 버렸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깝군요^^
이로써 3박 5일에 걸친 싱가폴 여행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걷는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돌아다녔기에 돌아와서 후회가 덜한듯 합니다. 저는 어른들을 모시고 다니느라 더 많이 돌아다닐 수 없었지만 젊은 분들은 좀 피곤해도 열심히 발품 파는게 즐거운 여행의 추억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싱가폴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앞으로 정보도 열심히 모으시고 계획도 잘 짜셔서 즐거운 여행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이만입니다. 끝~~~
첫댓글 즐거운 여행이셨네요~~저도 빨리 가고싶어요^^*
알차게 여행 다녀오신듯하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 그리고 탄종비치 무지 좋던데.. 못가셨다니 안타깝군요. 쓰레기장은 아니구.. 주차장비슷한 곳에서 조금만 더가시면 탄종비치 나오는데.. 사람두 없구.. 꼭 필리핀 보라카이 사진에서만 보던 그런 풍경이었어요.. 어쨌든 무사 귀환 추카드립니다.
크~~ 제가 원체 길치인지라 싱가폴에서 무지 헤맸습니다^^ 탄종비치 못 간것은 저도 참 아쉬운데 걍 계획에도 없던 실로소 비치 본 것으로 만족해야죠^^ 도움 주셔서 넘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뷰포트에서 헤매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한 주간 되시기를~!
그래도 용과 버리고 오신 건 잘하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