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 이송현 / 그림 : 정혜경 / 출판사 : 비룡소 / 발행일 : 2013년 11월10일
마해송 문학상, 사계절 문학상 등을 수상한 이송현의 신작 동화 [슈퍼 아이돌 오두리]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아빠가 나타났다], [내 청춘, 시속 370Km]의 작품에서 신인답지 않은 뭉클함과 유머를 담아 독자들에게 전달했던 이송현은 이번 신작에서도, 특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신작은 최고의 아역 배우를 꿈꾸는 열두 살 오두리가 좌충우돌 온갖 일들을 겪으며 배우로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특히 오디션이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 화두를 소재로 삼았는데, 실제로 방송작가로 일했던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느꼈던 경험까지 보태, 이야기에 생생한 활력을 더했다. 주인공 오두리처럼 시행착오가 있어도, 내 꿈을 의심하는 일이 생겨도 결국에 그 꿈의 주인이 나라면, 나의 꿈은 반드시 길을 잃지 않고 나를 찾아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침마다 몸무게 재는 열두 살 인생
아역배우 사용 설명서 _ 오두리 편을 공개합니다!
주인공 오두리는 열두 살 소녀다. 다섯 살 때부터 CF를 찍으면서 나름 스타의 꿈을 안고 지금까지 노력해 온 아역 배우. 엄마는 오드리 햅번처럼 멋진 배우가 되라는 뜻에서 '오두리'라는 이름까지 지어 주었고 두리를 항상 채찍질한다. 최고의 아역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은 두리도 마찬가지. 하지만 멋진 배우가 되어 스타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아이스크림 광고를 위해 계속 아이스크림 먹는 연기 연습을 하다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하고, 중요한 오디션이 있을 때면 프로그램에 따라 다이어트하다 고생하기 일쑤. 게다가 초등 축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동생 지성이의 뒷바라지는 뒤로한 채 오로지 두리에게만 집착하는 엄마도 두리에겐 큰 부담. 햇살을 받으며 앉아 우아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오드리 햅번처럼 멋진 스타가 되길 바라는 엄마의 꿈과 그 꿈을 넘어 정말 자기가 하고픈 '그 무엇'을 찾아가는 두리의 여정은 힘들고 고되기만 하다. 한마디로 '웃고픈' 열두 살 인생이다.
아침마다 몸무게 재기. 다이어트를 위해 풀 잔치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것은 물론, 얼굴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학교에서 가서도 항상 조심조심 행동해야 한다. 어쩌다가 나간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서먹하기는 마찬가지. 학교에서도 연기하냐라는 친구들의 쑤군거림도 거뜬히 이겨내야 하는 고달픈 열두 살 인생이 바로 두리다.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배우로서 경쟁자에게 밀려 오디션에 탈락하고, 엄마의 관심을 못 받는 동생 지성이는 다치기까지 한다.
어린 두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아픔들이 몰려오는 순간, 정작 두리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건 과연 이 모든 과정들이 누구를 위한 건지 헷갈린다는 것. 두리 마음속에 드는 의문 한 가지. "내 꿈은 누가 키워 주는 걸까?" 그 해답은 결국 본인만이 찾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두리의 성장 과정은 자기 꿈을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어쩌면 당연하지만 너무나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하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반짝반짝 불빛을 내는 등대가 되어 줄 것이다. 다쳐도 다시 축구를 꿈꾸는 동생 지성이의 말처럼.
"꿈은 절대 포기하는 게 아니야. 진짜 꿈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 못하거든. 금방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그건 꿈에 자신이 없는 거야. 그런 건 가짜야."
"내 꿈은 내가 키워서 업그레이드 해 줘야 하는 거잖아. 내가 행복하려고 하는 거니까."
"내 꿈을 내가 키운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내 꿈은 누가 키워 준 걸까?"
아이들의 꿈은 하루에도 수도 없이 바뀌고, 한꺼번에 여러 가지가 되기를 꿈꾸기도 한다. 작가도 마찬가지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유치원 다닐 때는 수영을 잘하고 싶어서 개구리가 되길 꿈꾸었다가, 초등학교 때는 보는 거대로 다 하고 싶었다. 로봇 조종사도 되고 싶었고 화가, 요트 선수, 가수(노래에 별로 소질은 없었지만), 선생님, 첼리스트(성격이 급해 박자 맞추는 일에는 영 꽝이었지만) 등 여러 가지를 꿈꾸었다. '군인+작가', '의사+작가', '화가+작가', '탐험가+작가'....... 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런 작가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몇 해 전, 오두리처럼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온 친구들을 만난 경험이었다. 아역배우를 뽑기 위해 아침부터 하루 종일 친구들의 연기를 살펴보았다. 점심 시간이나 휴식 시간에도 좁은 복도에 서서 자신의 연기를 다듬는 그 친구들을 보며 작가는 감탄을 했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정확히 알고 노력하는 멋진 친구들이었다. 꿈은 꾼다고만 해서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그 꿈을 잘 가꾸고 키워 가는 과정이야말로, 멋지고 화려한 꿈 그 자체보다도, 값진 것일 것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최근의 경험까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여러 가지를 많이 상상해 보고, 또 그만큼 잘 키워 갈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