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협이, 주원이, 이든이와 쑥이 함께하는 두번째 가라산 나들이를 돌아봅니다.
이번엔 지난 주와 다른 산길로 다녀왔어요.
가라산은 다른 산들에 비하면 작지만, 산책로와 쉬어갈 곳이 여기저기 많이 나있어서 좋아요.
이든이는 숲에 사는 야생동물처럼 낙엽이불을 헤치며 씩씩하게 내려가봅니다.
바스락 바스락, 차-악 차-악
낙엽 덕분에 커진 존재감에 숲속 생명들은 '웬 손님인가?' 하고 쳐다봤을거에요.
동협이와 이든이는 산책로를 따라 돌아갔는데, 어떤 방법으로 가든 결국 목적지에서 만났어요.
숨가쁘게 산을 오르고 내리다 넓은 마당에 도착했어요.
잠시 숨도 돌리고, 훌라후프도 돌리고(너무 가벼워서 오래 돌리기가 힘들었어요)
서로 스무고개 문제 내고 맞추며 쉬어갑니다.
이든이 덕분에 흰수염고래와 코알라의 특징에 대해 배웠어요.
동협이, 주원이의 답변 속 상상력은 또 얼마나 재미있던지...
저도 낼 문제를 찾다가 마침 가라산지기 선생님께서 낙엽을 쓰는데에 사용하시는 싸리비 발견!
과연 친구들은 이 빗자루의 이름과 재료의 정체를 알까요?
단단하고 잘 휘어지지만, 쉽게 부러지지 않는 싸리나무의 가지를 엮어 만든 싸리비
우리 조상들의 자연에 대한 통찰력이 담긴 싸리비를 자세히 살펴봤어요.
산에서 먹는 간식이 맛있다는 것은 어려도 본능적으로 아나봐요.
챙겨온 작은 과자 나눠먹는 사이에, 저는 잠시 두더지가 되어 낙엽을 헤치고 촉촉한 습기를 머금은 흙을 한 줌 떠왔습니다.
제게는 온 감각을 깨우는 듯한 상쾌한 향기가 나는데, 아쉽게도 아이들도 맡아보게 하려는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어요 ㅠㅠ
흙 속에 사는 방선균 등 미생물이 낙엽 등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특히 빗물에 젖었을 때 더욱 잘 맡을 수 있는 지오스민(Geosmin)은 우리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답니다.
다음엔 눈 가리고 자연의 냄새 맞춰보기를 해볼까요?
자연에 거부감 낮춘 채 다가가 즐기고 익히는 방법을 계속 궁리해봐야겠어요.
산에서 내려와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람초등학교가 보입니다.
이웃 초등학교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증이 넘실대는 우리는 계획에 없던 가람초 탐방을 시작합니다.
우리 학교랑 이런 곳은 거의 똑같네. 이거 저작권 침해 아니야? ㅎㅎ
저런 곳은 다르네? 우와 저기 저런 곳도 있어...
따사로운 햇살 받으며 산에서 학교에서 놀다 갑니다.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작은 산이 동네에 남아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느티나무도서관도, 친구들도, 학교도 모두 곁에 있는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