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지회가 기획한 열린강의 첫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작년 중구 구립도서관에서 지식정보책 강의로 좋은 평을 받은 김지은 강사의 강의입니다.
제목 : 아이들을 위한 지식정보책, 어떻게 보아야 하나
강사 : 김지은
장소 : 강동도서관 음향 영상실(4층)
날짜 : 2010년 5월 27일(목) 10시~12시
놓치면 후회할 내용이 될 것입니다.
주변에도 많이 홍보해주세요.
관련 내용을 첨부합니다.
(강의안, 강동도서관 홍보포스터 그림)
학부모 강의(지식정보책)_김지은.hwp
=========================================== 강사님이 보낸 강의안 요약입니다.
<지식정보책 읽기 강의의 홍보용 부분 요약입니다.>
‘하나의 경험’으로 만들어주는 지식정보 책 읽기를 위하여
교육학자이자 철학자인 듀이는 모든 종류의 철학함은 ‘생각하기’로 이루어져 있다고 여긴다. 그는 ‘경험’이야말로 ‘생각하기’를 시작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주장한다. 듀이는 경험을 ‘능동적 경험’과 ‘수동적 경험’으로 나눈다. 능동적 경험은 ‘해보는 것trying’을 말한다면 수동적 경험은 ‘겪는 것undergoing’이다. 실제로 우리가 어떤 일을 경험하는 과정은 어떤가? 우리는 대개 어떤 상황에 부닥치면 나의 힘으로 이러쿵저러쿵 시도하고 도전해본 다음 그것의 결과를 직접 겪는다. 이것을 경험이라고 부른다.
듀이는 ‘해보는’ 측면과 ‘겪는’ 측면이 어떻게 잘 연결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경험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단순한 활동은 진정한 의미에서 ‘경험’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런 산만한 경험은 초점 없이 흩어져버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는 생각하는 이성을 동반한 경험이야말로 참된 앎의 뿌리라고 주장한다. 능동적 요소와 수동적 요소가 적절히 결합되어 경험이 ‘실험적 성격’을 갖게 될 때 비로소 경험은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서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한 경험이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 사이의 활발한 관계 속에서 싹튼다고 본다. 백지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수동적으로 듣고 주입받는 것이 진정한 경험이 될 수 없는 것은 거기에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함께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어린이의 마음은 빈 그릇이며 거기에 생각을 채워준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것은 어린이들의 경험을 ‘수동적’이고 ‘피상적’인 경험에 제한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은 지식정보책을 읽음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탐구 활동에 끼어들어 배워야 한다. 단순한 기계적 암기가 아니라 책에서 얻은 질문을 가지고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환경을 향한 도전해야 한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아야 한다. ‘해보고’, ‘겪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듀이가 말하는 경험은 반드시 직접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를 통해서 질문을 얻고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경험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이 얼마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가 이다. 어떤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펼치면서 어린이들은 그 경험이 ‘누구의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그들 자신이 능동적으로 만들어낸 경험이 아니었을 때, 그날의 경험은 초점 없이 흩어져버린다. 주체적 물음과 자유로운 문제 제기가 허용되지 않는 독후 활동 경험이 소모적인 것은 이 때문이다. 흔히 어린이들의 탐구학습이나 체험학습이 중요하다고들 말하지만 그 현장에 가보면 정작 능동적 경험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해설자의 지루한 설명을 듣기 바쁘고 엄마가 수첩을 들고 다니며 정보성 문장을 대신 적어주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수동적 경험은 ‘하나의 경험’으로서 의미 있게 형성되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기 십상이다.
지식 정보책을 통한 이야기 나누기도 마찬가지다. 앞서 말했듯이 물음은 이미 어린이 스스로 품고 있는 것이다. 다만 평소에 대화를 독점하고, 의미를 소홀히 하고, 집단의 견해를 강조하거나 강요하고, 각종 불평등한 권위를 앞세워 주장을 묵살해왔던 어른들의 이야기 문화가 어린이가 던지는 뜻 깊은 물음을 가로막아왔던 것뿐이다.
좋은 지식 정보책은 어린이들이 능동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이다. 어린이들의 물음을 풀어주는 1차적 지원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식 정보를 알려준다는 명목 하에 어른이 독점하는 이야기 패턴 그대로 옮겨 담고 있거나 오독의 여지가 있는 정보를 경계심 없이 실어 놓은 책도 있다. 그것이 상상한 이야기일 때보다 지식 정보책일 때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그런 점에서 지식정보책을 선택하는 일은 무척 신중해야 한다. 또 책을 읽는 과정에 어른이 개입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여러 형태의 독서지도가 성행하고 있지만 어린이가 책에 대해 의미 있는 경험을 ‘해보는’ 자발적 시도를 가로막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섣불리 정보의 암기나 훈육적 텍스트 이해를 제안하는 방식의 독서지도는 오히려 지식과 어린이의 평등한 만남을 방해한다.
책이 없었다면 어린이들은 과연 누구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쌓아 나갔을까. 어른들이 시간이 없어서, 경기가 나빠서, 피곤해서, 기타 등등의 이유로 어린이들의 물음을 외면했지만 우리 곁의 책은 꾸준히 아이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새로운 물음을 지지하는 벗이 되어주고 있다. 생각하기를 즐기는 어린이들에게 지식 정보책이 주는 가장 큰 위안은 내가 궁금한 것을 궁금해 했던 다른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존재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들의 경험 속으로 뛰어들어 책 안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자신의 삶 속에서 ‘해볼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기에 옛말에 책은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 강사님 프로필입니다.
김지은 이력: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심리철학과 어린이 철학교육을 공부했다. 동화를 쓰면서 철학을 공부한다든가, 철학을 공부하면서 동화를 읽는 일이 모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와 동반하는 여러 가지 작업을 통해 자유정신을 배우고 있다. 배운 바를 담아 동화 평론을 쓰고 동화를 쓴다. 네이버 문학캐스트에 한국의 그림책 작가에 대해서 연재하고 있으며 한신대, 서울시립대 등에서 아동문학을,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어린이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첫댓글 이거 회원특강으로 작년에 했던 건데 또 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