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만화의 최전선을 달리는 사람들 (2) |
| [신 암행어사]의 스토리 작가 |
| 윤인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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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암행어사 일본어, 한국어 판 표지 이미지 | |
0. 지난회는 한국인 작가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인 편집자와의 인터뷰를 보내드렸다. 오늘은 일본에서 만화가 양경일씨와 같이 [신 암행어사]를 히트시키며 한국인 작가 일본 진출의 파이오니어이자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스토리 작가 윤인완 씨를 만나보았다. (이 인터뷰는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카페에서 이뤄졌으며, 취재와 정리 모두 이현석 본인이 실시하였다)
1. 이현석 : 일본에 진출하신지는 얼마정도 되셨는지요? 그리고 처음 데뷔는 어떤 형식으로 하시게 되었습니까? 윤인완 : 1999년12월에 데뷔했으니까 벌써 8년전입니다. 쇼가쿠칸의 청년지인 [영 선데이]의 증간호에 [더 풀스]라는 단편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70페이지 정도 분량의 작품이었지요.
이현석 : 본격적인 연재작인 [신 암행어사]는 언제부터 연재를 하셨습니까?윤인완 : 쇼가쿠칸의 월간잡지인 선데이 제넥스에 2001년도 4월부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이현석 : [신암행어사]는 2007년에 연재가 끝났는데 단행본은 어느정도 나오셨는지요? 또 성적은 어느정도 셨습니까?윤인완 : 해설집과 외전까지 합쳐서 약 19권 정도의 단행본이 나왔습니다. 총 판매부수는 정확히는 밝힐 수 없습니다만… 연재를 할 때는 쭉 잡지내에서 1위를 고수하는 작품이었고, 단행본 성적도 좋았습니다. 아주 조금만 더 팔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서 저는 아직 완전히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기 하지만요 (웃음)
2. 이현석 : 일본 진출은 어떻게 준비를 하셨습니까? 일본쪽에서 작가에 접촉을 하는 케이스도 있고 반대로 작가분이 직접 일본의 출판사에 접촉을 하는 케이스있는데…윤인완 : 저희는 직접 양경일씨와 같이 직접 원고를 준비해서 일본쪽의 문을 두드린 케이스입니다. 그전까지는 일본쪽이 한국만화에 관심이 없었고, 한국작가가 연재를 한 전례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양경일씨의 그림과 저의 스토리를 준비하고 에이전트를 찾아서 일본쪽과 접촉을 해달라고 부탁을 한겁니다. 그때 우연히 운이 좋게 그 에이전트 분이 접촉을 한것이 [신 암행어사]를 연재한 쇼가쿠칸이었던 것이죠.
거기서 1년간 트레이닝을 받고 데뷔작으로 준비한게 [더 풀스], 다시1년간 준비해서 장기연재를 한 것이 [신 암행어사]였던 겁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작가와 다를게 없는 , 다르게 말하자면 전형적인 준비과정을 통해서 데뷔하고 연재를 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저희도 그런걸 바랬구요. 일본의 신인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나중에 차별을 안받을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현석 : 그때의 처음으로 담당하게된 담당기자가 쭉 담당을 해오신 건가요?윤인완 : 네, 나츠메씨라는 담당기자랑 쭉 같이 일을 했습니다. 데뷔작에서부터 장기 연재작까지 전부 그 기자와 일을 했습니다.
이현석 : 일본진출을 위해서 번역이나 에이전트 섭외등은 어떻게 준비를 하셨습니까? 윤인완 : 번역은 한국에서 사람을 고용해서 그때 연재를 했던 [아일랜드]를 번역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에이전트 분을 찾아서 그 번역고를 들고 일본으로 가달라고 부탁을 한 겁니다. 당시의 에이전트 분은 원래 모 잡지의 국제부에서 일을 하신 분이고, 제가 당시에 소속되어있던 게임 동호회에서 일본통으로 유명한 분이었죠. 그분에게 원고를 좀 가져가서 접촉을 해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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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나츠메씨가 편집부원으로 일하던 [주간 영 선데이] 표지이미지 | |
이현석 :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직접 문을 두드리신 거군요 윤인완 : 그러니까, 처음엔 대단히 막막하게 시작을 한 것이죠. 일단 저희쪽에서 번역은 준비를 했으니 이걸 가지고 일본 문을 두드려 줄 사람이 누가 좋을까? 라고 하던 차에 당시 게임 동호회 게시판에 일본소식을 계속올리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분이면 되겠다해서 일본에 가서 일체의 경비와 수고비를 제공할테니, 일본의 출판사를 아시는 곳에 저희들의 번역 원고를 가져가서 접촉을 해주십사 부탁을 드린 것이죠. 그분이 번역고를 들고간 출판사가 쇼가쿠칸이었고, 거기서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지인에게 그 원고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다시 그 원고를 출판사 내에 회람형식으로 돌렸다고 하더군요. 헌데, 이 국제부 분도 워낙 전례가 없던 일이라 설마하니 이렇게 장기간 연재가 가능하다고 생각은 안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쇼가쿠칸 내부에 그 포트 폴리오가 돌때, 아무도 흥미를 가지지 않았는데 딱 한사람 당시 [주간 영 선데이]편집부원이던 나츠메 씨라는 분이 그 포트 폴리오를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죠. 당시에 나츠메 씨는 [사쿠라 통신]이라는 만화를 담당하는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운이 참 좋았던 부분도 많죠.
3. 이현석 : 그렇군요. 그렇개 접촉은 일단 되었는데, 그때부터 구체적인 일의 진행은 어떻게 하셨나요?윤인완 : 당시엔 아직 인터넷이 발달이 많이 되지를 않던 때라 일을 팩스로 다 처리했습니다. 일단 우편으로 원고를 써서 보내면, 그분이 그걸 읽어보고 구체적인 감상등의 회답을 팩스로 보냈습니다. 그때 저는 아직 동사무소에서 공익요원으로 활동하던 때인데 그분에게 그 동사무소의 팩스 번호를 가르쳐 두었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그분이 팩스를 보내면, 일본어가 아직 안되던 때니,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구청의 동기에게 부탁해서 번역을 해서 그 내용에 따라서 저의 원고를 다시 수정을 바로바로 했습니다.
이현석 : 그럼 그 편집자는 처음부터 그 팩스로 연락을?윤인완 : 네. 팩스로… 자신이 누구이고, 보내준 포트 폴리오를 봤는데 흥미가 있다 그래서 일을 같이 하고 싶다…이런 내용을 보냈더라고요.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일본보다 한국이 인터넷을 이용한 이메일 문화가 더 발달을 했는데 그 편집자도 이메일은 물론이고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가 않았었습니다.
이현석 : 그럼 데뷔하신 다음에도 당분간은 수작업으로 원고를 하시고… 연락도…?윤인완 : 아 네, 양경일씨는 연재가 되고도 상당기간 동안은 수작업으로 원고를 하고 항공우편으로 발송을 했었습니다. 여튼, 편집자와 접촉을 가지고 몇달간은 팩스와 우편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겨우 당시에 보급되기 시작하던 이메일을 통해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죠. 그런 상태로 일년정도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일년만에 기자랑 만났습니다. [더 풀스]의 기획안과 콘티가 편집자에게 통과되고, 양경일씨가 그림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같이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첫 상견례였는데, 펜팔만 하던 연인이 처음으로 만난것 처럼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웃음)
이현석 :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 받고…윤인완 : 네, 그때 나온 이야기가 이 단편-[더 풀스]가 증간호에서 인기가 있으면 본지에서 연재를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단편의 성적이 2위였는데 그때 앙케이트1위가 표지의 그라비아(주: 최근 일본의 청년지는 대부분 표지에 10대에서 20대 초반의 미소녀 모델을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모델 사진을 그라비아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이 표지 모델을 그라비아 아이돌이라고 흔히 부른다)였어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는 1위를 한 셈이죠. 뭐 증간호라서 단편이 많았으니 1위를 할 수 있었던 거라고 보는데… 여튼 그래서 영 선데이에서 연재가 되겠구나…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인데. 마침 그 담당 기자가 다른 부서로 옮긴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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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선데이 제넥스(GX)] 표지 | |
이현석 : 그게 [선데이 제넥스]인가요?윤인완 : 네, 당시 신생 월간지이던 [선데이 제넥스]로 옮긴다고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그러면서 갑자기 부담이 큰 주간지에 연재를 하시는 것 보다는 조금은 여유있고 부담이 덜한 월간지에서 시작을 하시는게 어떤가로 제안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양경일씨랑 의논을 해서 그 기자를 따라서 선데이 제넥스로 옮겨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현석 : 그렇지만 몇십년이나 된 주간 영 선데이에 비하면…지명도나 부수나 거의 무명잡지라 리스크도 있으셨을거 같은데…윤인완 : 반대로 신생잡지니까 경쟁도 조금은 덜하고 오히려 자리를 잡기가 쉽겠다고 본게 있죠. 그리고 아는 편집자가 그사람밖에 없으니까 모르는 편집자랑 처음부터 일을 진행하다간, 지금까지 준비한게 다 수포로 돌아갈지 모르잖아요? 뭐 생각해보면 지금이라면 신중하게 결정할 중요한 일을 상당히 쉽게 결정을 했었다는 느낌도 들지만요.
이현석 : 어쨋든 그 모험이 성공을 한 셈인데… 당시 이야기를 조금 들려주시겠습니까?윤인완 : [선데이 제넥스]는 2000년에 창간이 된 신생잡지였는데, 창간 초기라 주요 연재작들도 조금은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여튼 그 잡지에서 약 1년 정도 준비과정을 거쳐서 [신 암행어사]의 단편을 준비했는데 이 단편이 앙케이트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나서 편집자가 편집장과 한국으로 출장을 왔습니다. 그러고는 장기 연재로 가자는 의향을 말씀해주시더군요. 해서 준비를 해서 바로 연재를 계시하게 된 겁니다.
4. 이현석 : [신 암행어사]가 끝나시고 다른 작품 기획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계십니까?윤인완 : 쇼가쿠칸의 주간 잡지인 [소년 선데이]에 연재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여름방학 시즌인 7월에 맞춰서 연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원래는 골든위크 때 연재를 예정하고 있었는데, [신암행어사]연재 끝나고 다른잡지에 약속한 단편들을 해주느라 시간이 조금 많이 걸렸습니다.
이현석 : 한국의 독자분들은 주간잡지에 연재되는 신작 이야기는 처음 들을것 같습니다만, 신작은 어떤 작품이신지요?윤인완 : 장르는 액션환타지입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요… 제목은 [악마의 변호사 ? 쿠카바나]라고 합니다.
5. 이현석 : [주간 소년 선데이]는 일본을 대표할 정도로 유명한 3대 소년잡지(주 : 주간 소년 선데이는 1959년 일본 최초로 등장한 주간 만화잡지이다. 이후, 타카하시 루미코의 [우루세이 야츠라],[란마1/2]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 [H2]등의 기라성같은 만화가 연재되었으며, 일본에 러브 코메디라는 장르를 완전히 정착시킨 잡지이기도 하다. 고단샤의 [소년 메거진], 슈에이샤의[소년 점프]와 함께 일본 3대 주간지로 꼽힌다) 중 하나인데, 거기에 정규 연재를 따신 점 축하드립니다. 주간연재가 결정되시기 까지의 과정을 조금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 윤인완 : [선데이 제넥스]에 [신 암행어사]를 연재할 때와 비슷하게 천천히, 밟을 과정을 다 거쳐서 준비를 하였습니다. 월간지에서 성적이 좋있지만, 주간지는 또 환경이 다르고, 일본의 주간지에 연재를 해본 한국인 작가는 거의 없으니 여러가지로 조심해서 준비를 했죠. 그래서 신 암행어사가 끝난 무렵에 일단 소년 선데이에 단편을 준비해서 실어보았습니다. 이게 [정글쥬스]라는 단편이었습니다. 이 단편은 상당히 좋지는 않지만, 나쁘지는 않은 그런 조금 애매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가 저한테는 조금 충격이었어요.(웃음) 월간지 연재를 통해서 자신을 얻은 상태에서 내놓은 단편이라 성적이 좋을거라는 기대가 있었죠.
이현석 : 그 결과를 보고 편집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윤인완 : 주간 선데이 편집부는 두사람의 실력을 보여줄 단편을 한번 더 시험을 해보고 그걸로 내용을 좀 더 심화시킨 작품을 준비해서 장기연재를 생각하자라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이게 처음엔 조금 납득이 안갔고 조금 불만이긴 했습니다. 사실 저희정도 실적을 가진 다른 일본 작가라면 단편이 저정도 성적이면 무리없이 연재를 하거든요. 그렇지만 생각을 해보니, 사실 저희는 여기 기준으로는 외국인이고 일본 내부의 시장이나 잡지의 상황은 일본의 편집이 더 잘 알거니 그 제안을 따르는게 맞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가다듬었죠. 그리고 이전 작품에서 배운것도 있습니다. 월간지와는 다르게 제가 하고싶은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독자취향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하는 점이죠. 여하튼 그런 교훈을 바탕으로 단편을 하나 더 준비를 했습니다. 이게 방금 말씀드린 [악마의 변호사 - 쿠카바나]인데요. 이 작품이 만화 중에서 앙케이트 3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정식 연재 결정이 되고 이 작품으로 지금 장기 연재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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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연재를 준비중인 [악마의 변호사 - 쿠카바나] |
이현석 : 어쨋든 성공가도를 달리고 계시는군요 (웃음)윤인완 : 그렇긴 하지만, 당연히 그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구요… 이건 뒤에 또 말씀을 드리겠지만, 일본의 출판사는 워낙에 쟁쟁한 스타 작가들이 연재를 해서 그런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능력을 모두 끄집어내게 하는데는 대단히 전문적인 기술, 노하우를 가지고 있죠. 그러니 처음엔 거기에 안맞아서 화도 많이 나고 그랬습니다. 헌데, 그런 그사람들 요구에 맞추고 따라가고 하다보니 결과를 보자면 이전보다는 실력도 향상이 되고 옛날보다는 좋은 작품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일일이 멀리 천천히 돌아온 느낌도 들지만, 그 사람들과 같이 온 덕분에 더욱 튼튼한 신뢰관계와 확신을 얻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주간 연재도 가능했다고 생각하고요.
6. 이현석 : 일본만화 시장과 한국 만화 시장에서 어떤 차이를 느끼십니까?윤인완 : 음, 먼저 워낙에 시장의 크기가 다르니까…이건 수준이 높고 낮고 이런게 아니라요. 완전히 다른, 비교를 할 수 없는 시장이죠. 아니 비교를 해서는 안된다고도 생각을 합니다. 일단 크기가 완전히 다르니까, 여기서 파생되는 다른 부분들 - 독자나 제작체제나 이런게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 형성되어 있죠.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한국도 만화시장 자체가 훨씬 커진다면 지금의 한국 만화시장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가 될거라고 봐요. 당장, 10년전과 지금의 한국 영화 시장을 비교만해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규모가 확장이 되고 굉장히 수준높은 영화가 많이 등장하니까, 지금 일본에서 조차도 한국영화를 배우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거든요.
그러니까,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시장인데, 한국은 크기에서 한계가 존재하는 시장이고 여기는 엄청나게 거대하게 커져있는 시장인데, 이걸 가지고 가령“일본은 이런데 한국은 왜 이래?” 이런식으로 단순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이현석 : 둘은 완전히 다른 시장이다라는 말씀이신지요윤인완 : 네, 한국은 (일본보다는)작은 규모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진화해온 시장이고, 일본은 대단히 큰 규모를 바탕으로 진화해온 시장이거든요? 둘 다 나름대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현석 : 그런 일본 시장에서 장기간 활동을 해보시고 어떤점이 다르다고 느끼십니까?윤인완 : 일단 규모가 워낙에 크니까, 작가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확률도 큰 점이죠. 수익이라는 점은 작가에게는 대단히 중요한데 아시다시피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직업이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는 수익이 안정되어서 안정된 창작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중요한 점이죠.
일본은 규모가 크니까, 어느정도의 성적만 올려도 이런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수 있는 수익을 올릴 확률이 크고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현석 : 그건 원고료 액수가 크다는 점일까요? 아니면 다른 요소일까요?윤인완 : 뭐랄까, 여기서 활동을 하면 의식 자체가 바뀐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활동을 하면 단순히 한국이라는 규모의 시장에서 활동을 하는 일부로 자신을 인식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이라는 큰 규모의 시장에서 활동을 하는 일부로 자신이 인식이 되지요. 작가 자신의 의식 스윗치가 전환된다고나 할까… 단순히 규모만도 그렇지만, 여기는 엄청난 수준의 만화를 만드는 대단한 작가의 숫자도 더욱 많고, 또 경쟁도 더욱 치열하니까요. 큰 시장에서 큰 히트를 기록할거라는 의식을 가지고 만화를 만드는 것과 작은 시장에서 큰 히트를 기록하겠다고 의식을 가지고 만화를 만드는 것은 그 결과물이 당연히 다를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프로 의식, 작품에 대해서 가지는 책임감의 범위가 완전히 바뀌어 버려요.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자신의 만화를 보고 또 평가를 하고 이런 것을 자각하게 되면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게 되는거죠. 또 이렇게 자세가 달라져야 명작이 탄생한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도 있는 시장에서 일하고 있다라는 느낌이랄까요?
이현석 : 또 그런 것들이 작품에 영향을 미치겠죠? 가령 캐릭터를 제작할때의 자세라든지윤인완 : 그렇죠. 내가 작품을 만들때, “이건 결국 만들어도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보겠지”라고 만드는 것과 “내 만화를 모르는 초등학생이 내 만화를 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고 봅니다. 책임감의 중량이 전혀 달라지죠.
이현석 : 일본에 진출한 한국작가들 중에서도 특이하게 일본에 직접 생활을 하시면서 만화를 만드시고 계신데, 어떤 영향을 받으신다고 보십니까? 윤인완 : 작가가 가지는 경쟁의식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일전에는 한국에 있으면서도 좋은 작품을 만들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일본 현지에서 작업을 하게된 뒤로는 이전에는 용케도 한국에서 일본 시장에 대해서 모르면서도 일본 시장용의 작품을 만들었구나라고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7.이현석 : 두분이 좋은 성적을 내주셔서 한국 작가분들의 진출이 용이하게 되었다고 봅니다만, 어떠십니까? 윤인완 : 그렇죠… 저희가 데뷔할 당시… 아니 데뷔하고도 1-2년 정도까지만 해도 한국 작가분들 만화를 일본 시장에서 찾아보는 것은 거의 힘들었는데, 그뒤로 정말 많은 분들이 일본에 진출해계시죠. 하지만 당연히 그만큼 그분들에게도 라이벌 의식도 느끼고(웃음) 저희들이 그분들보다 빨리 직접 시장을 개척해서 이곳에 왔으니 그만큼 또 더 앞서나가야 한다는 거죠. 당연히 그분들도 저희들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실 것이고요.
이현석 : 이건 한국에서 작가분들이 흔히 하는 질문입니다만, 한국인이라서 차별을 받는다든지 하는 일은 있었습니까?윤인완 : 한국 작가라서 차별하고 이런건 전혀 없었습니다. 아니지, 오히려 그런걸 의식하거나 선입견을 가질거면 일본 진출같은 건 생각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오히려 일본 편집자들이 외국에서 와서 어려운 상황이니 힘내라고 격려해주는 경우는 있었지만요. 아마 그런 한국 작가 차별같은게 존재했다면 일본 시장에 한국작가들 진출 자체가 불가능했을거에요.
물론, 한국 작가들에게 선입견은 있다고 봐요. 그렇지만, 한국 시장에서도 일본 만화에 대해서 선입견이 없나요? 당연히 있잖아요. 그런게 전혀 없는건 불가능하지요. 그러나 그걸 작가들이 의식을 하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런 선입견이 있다면 작품을 잘 만들어서 깨버리면 되잖아요?
이현석 : 조금 이상한 질문인데, 선입견이 있으니 반대로 흥행에 도움이 된다거나 그런건 없었나요?윤인완 : 네, 주목을 좀 더 받은것도 있죠. 다른 작가들과 비교해서 튀어보이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고도 봅니다. 다만, 한국작가라는 선입견으로 메리트를 얻는 것은 이미 끝났다고 봅니다. 이제는 한국 작가분들이 많이 와있어서 일상화가 되어가는 중이거든요.
이현석 : 지금부터 일본을 찾으려고 하는 한국작가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시고 싶으십니까? 윤인완 : 먼저 한국에서 충분한 준비 ? 눈에 띄는 존재가 되고나서 일본 진출을 생각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는 그런 시간조차 아깝고 하루빨리 일본 시장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그것도 나쁘지는 않은 생각이지만, 객관적으로 어느쪽이 더욱 빨리 결과를 낼 수 있느냐를 보았을 때, 한국에서 어느정도 실력자가 된 다음에 오는게 훨씬 좋다고 본다는 거죠. 게다가 요즘은 이전과는 달라서 한국에서 눈에 띄는 실력자가 되면 일본쪽에서 먼저 연락이 들어가는 환경이 구축이 되었어요. 그런데 무작정 일본에 오면, 먼저 일본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 ? 언어문제도 극복을 해야하고 이런 부분에 시간이 대단히 많이 소모되거든요? 이게 아깝다는 거죠. 물론 절대적으로 이게 맞다고는 말 못하지만 실력을 닦고 일본을 찾는게 더욱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봐요.
이현석 : 일본에 오면 뭔가를 더 배울수 있다거나 훨씬 높은 고등기술을 습득할 수 있지 않나라고 기대라는 분도 많은데요…윤인완 : 일단 일본에 와서 만화를 배울려는 분이 있다면 한국에서도 그런 기술적인 부분은 충분히 배울수 있다고 보고요. 그런게 아니라 어떤 멘탈리티 적인 부분이나… 뭐 스토리를 잘 쓰는 법이나 이런건 일본어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배울수가 없어요. 그건 여기서도, 일본사람들조차 누구한테 배우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신인에게 가장 귀중한건 시간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시간을 일본에 온다고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태어나서 일본에서 생활하지 않은 이상에는 일본사람들과 똑같이 해서는 일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봐요. 축구도 그렇잖아요? 아예 초등학교 때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잖아요, 중고등학교 때는 이미 늦다고요. 그런식으로 준비기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뒤늦게 일본에 와서 같은 베이스에서 경쟁을 하면 더 어렵죠. 그리고 한국도 수준이 낮은 시장도 아니라 대단히 수준높은 만화를 만드는 분도 많고 독자들도 대단히 냉정하게 만화를 고르고 평가를 해요. 일단 그런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감각이나 실력이 있는 사람에게 일본도 기회를 얻을수 있지 않을까요?
이현석 : 알겠습니다. 새로운 연재, 성공하길 빌겠습니다.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윤인완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