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를 고르는 요령 누군가에게 맛과 기품이 넘치는 차를 대접 받으면 기분이 좋다. 지리산에 계시는 스님이 직접 찻잎을 따고 덖어서 정성껏 만들었다는 작설차, 가을 햇살을 듬뿍 담아 그윽한 향과 노란색을 고스란히 살려 담은 국화차… 브랜드 제품이 아닌 사람 손을 거쳐 귀하게 만든 이런 차를 우리 집에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막상 차를 사려면 막연하기만 하다. 다도를 즐기는 이들이 말하는 좋은 차는 마른 잎이 암녹색을 띠며 또렷하고 윤기가 도는 것, 이물질이 없고 크기가 고르며 잘 말아진 상태여야 한다. 또한 향을 맡았을 때 탄내가 나지 않고 신선하며 악취가 없어야 하는 것은 필수. 그렇지만 눈과 혀로 익힌 경험 없이 교과서적인 정보만으로는 인사동이나 지방에 가서 직접 차를 보고 고르기가 쉽지 않다. 차를 즐겨 마시고 좋은 차를 많이 알고 있는 차 애호가들로부터 괜찮은 차를 추천 받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로. 그리고 좋은 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잘 보관하는 것으로 햇빛이 쪼이지 않는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두어야 변질되지 않는다.
지리산 명차원 ‘고월명차’, ‘금황녹차’, ‘흑향떡차’ 추천인 이여울(한국전통음식연구소 차와 음청류반 강의) 석용운 스님이 직접 연구하고 생산하는 곳으로, 이곳 제품은 차 맛이 좋고 가격도 적절해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효된 녹차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이곳에서는 발효 정도가 다른 10여 종류의 차를 선보이고 있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발효 되지 않은 녹차가 좋은 반면, 속이 냉하거나 위가 안 좋은 사람들은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발효 녹차를 마시는 편이 좋다. 녹차를 40% 발효시킨 ‘고월명차’는 중국 무이암산에서 나는 무이암차와 비슷하게 구수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으로 인터넷 카페가 생길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껍다. 70% 이상 발효시킨 ‘금황녹차’는 달콤한 과일 향이 나는 암갈색차로 동방미인차와 비슷한 향이 난다. 우리의 전통 떡차를 재현한 ‘흑향떡차’도 추천하고 싶은 차. 가격 고월명차 100g 3만5천원, 금황녹차 100g 3만5천원, 흑향떡차 100g 2만5천원 문의 02·722-1060
조태연가 죽로차 ‘산삼밭에 뽕나무’, ‘똘감에 피는 잎새차’ 추천인 이혜선(한국예절문화원 다도와 예절 강의) 전통 수제 방식으로 차를 만드는 곳으로, 1대 조태연옹이 차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 지금은 3대손이 차를 만들고 있다. 찻잎을 다루고 덖는 방법에 따라 차 맛은 크게 달라지는데 이곳의 차는 순하면서도 향이 그윽한 것이 특징. 녹차가 상당히 괜찮은 곳이지만, 독특한 이름의 뽕잎차와 감잎차도 추천할 만하다. ‘산삼밭에 뽕나무’는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채취한 뽕잎을 가지고 만든 차로 실제 산삼이 아닌, 예부터 지리산을 3가지 이름을 가진 산삼(지리산, 두류산, 방장산)으로 부른데서 기인한 이름. 진한 맛이 특징으로 다른 뽕잎차와 달리 티백 포장되어 편리하다. ‘똘감에 피는 잎새차’는 말 그대로 똘감잎으로 만든 차. 똘감은 일반 단감이나 땡감과는 달리 열매는 작지만 잎의 두께가 두꺼워 잎 속의 성분이 더 많은 데다 감꽃이 피기 전에 잎을 따서 만들었기 때문에 차 향이 구수하고 달금하다. 가격 산삼밭에 뽕나무 75티백(3박스) 1만2천원, 똘감에 피는 잎새차 5만원 문의 055·883-1743, http://www.jukro.co.kr
심우방 ‘오미자차’, ‘머루차’ 추천인 이여울 한국불교 전통다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수옥 씨가 운영하는 인사동의 찻집으로, 다양한 중국 차와 전통 차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오랜 세월 차 공부를 하신 주인 할머니가 직접 담근 전통 발효 차의 맛이 특별해 김지하 시인을 비롯한 명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차의 효능과 맛, 아름다운 빛깔이 다른 찻집과는 확연히 다르다. 오미자차, 머루차, 솔잎차 등 다양한 종류의 차를 갖추고 있으며 판매도 한다. 가격 오미자차 4만5천~5만원, 머루차 3만5천원, 솔잎차 3만5천원 문의 02·730-9702
무안백련차 ‘연화차’, ‘백련잎차’ 추천인 이혜선 전라남도 무안의 회산 백련지에서 자란 연꽃과 연잎으로 만든 차. 녹차와 달리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깨끗할 뿐만 아니라, 셀레늄, 글루탐산, 단백질 함량이 높아 건강에도 좋다. 생잎으로 만든 연잎차는 구수한 맛이 없는데, 이곳의 ‘백련잎차’는 말린 후 분쇄해서 순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연잎은 피를 맑게 하고 심리적 안정 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입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가격 연화차 35g 2만5천원, 백련잎차 35g 1만3천원 문의 061·454-6464, http://www.da-yeon.co.kr
나무사이로 ‘쑥차’, ‘감잎차’ 추천인 조혜련(차 애호가) 광화문 ‘경희궁의 아침’ 1층에 위치한 이곳은 매일 직접 원두를 볶아 수제 커피를 내리는 것으로 유명한 작은 카페이나, ‘우전’부터 ‘레몬 밤’까지 다양한 종류의 질 좋은 차도 커피 이상으로 구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특히 추천하고 싶은 차는 씁쓸한 맛이 없이 향긋하고 아릿한 향이 돋보이는 ‘쑥차’와 맛있는 가을 감을 포기하고 봄 감잎을 따서 만든, 감기 예방에 좋은 ‘감잎차’. 둘 다 지리산 쇠점터농장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바닥까지 마셔도 잔가루 없이 깨끗하고 진한 맛과 향이 도드라진다. 가격 쑥차·감잎차 큰 병 2만5천원, 작은병 7천5백원 문의 02·6352-6358
G마켓 ‘한농원 이슬차’ 추천인 김정아(차 애호가) 산에서 나는 수국의 잎으로 만든 이슬차는 맛보다 향이 강한 다른 허브 차들과 달리 향에 뒤지지 않는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맑고 산뜻한 첫맛과 은은한 끝맛 사이에 감미로운 맛이 입 안 전체를 맴돈다. 특히 한농원은 다른 이슬차(감로차)에 비해 쓴맛이 없고 오래도록 우러난다. 백화점에서는 일부 제품만 판매하는 데 반해 G마켓에서는 한농원이 본사 직영으로 운영해 모든 제품이 입점해 있고, 인터넷용 대용량 제품을 10% 할인가에 판매해 실용적. 가격 이슬차 25g 1만8천9백원, 105g 6만5천원 문의 02·823-9577, http://www.gmarket.co.kr
가야산다원 뽕잎차 추천인 효재(한복 디자이너) 녹차를 많이 마시면 손이 떨리고 가슴 뛰는 등 카페인 중독 증상이 나타나 힘이 드는데, 뽕잎차는 마음이 편안하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장점. 차는 씻어서 마시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청결하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데, 가야산다원의 주인은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상당히 깔끔한 성품으로 정성껏 차를 만들어 믿음직스럽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가야산의 야생 뽕나뭇잎을 따서 잎에 칼질을 전혀 하지 않고 온 잎을 그대로 덖어서 맛과 향이 뛰어난 편. 가격 뽕잎차 60g 1만5천원 문의 055·934-0408, http://www. gayasandawon.com
남탑산방 금국국화차 추천인 이혜선 깨끗한 맛이 나고 국화 향이 살아 있어서 즐겨 마시는 차. 맑고 가벼운 느낌을 원할 때는 쌍계제다의 제품을 마시지만 진하고 풍부한 향을 즐기고 싶을 때는 남탑산방의 금국을 선택한다. 꽃알이 크고 견실해 보이지 않을지라도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것을 고집해 깨끗하게 만드는 것 역시 장점. 한약재 달인 물에 소국의 꽃을 살짝 데쳐서 원적외선으로 건조시켜 차를 만든다. 가격 금국국화차 40g 3만6천원 문의 054·859-0582, http://www.gughwa.com
동양다예 ‘동산차 작설’, ‘무의차 우전’, ‘꿈에본차 말차’ 추천인 이여울 동양다예는 인사동에 있는 차 전문점. 주인이 하동에 다원을 운영하고 있어 동양다예에서 직접 만든 녹차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다른 다원의 질 좋은 차도 다양하게 갖추고 판매한다. 일반인이 녹차를 즐기기에는 세작·중작 정도가 가격 대비 차 맛이 좋은 편. 우전은 곡우(4월 20일) 이전에 처음 딴 찻잎, 입하(5월 5일) 전후에 따는 새순은 세작, 그 이후부터 5월 하순까지 따는 것이 중작과 대작이다. ‘동산차 작설’은 이곳에서 직접 만든 차로 잎이 깨끗하고 맛과 향이 좋다. 작설은 ‘참새의 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별칭으로, 우전과 세작까지의 어린 찻잎이 해당된다. 최고급 녹차를 마시고 싶다면 ‘무의차 우전’이 추천할 만한데 값이 상당히 비싼 것이 단점.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말차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동양다예에서는 몇 가지 괜찮은 국산 말차를 판매한다. ‘꿈에본차 말차’는 최초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떫은맛이 덜하고 물에 잘 녹아 국산 말차 중에서는 가장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