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의 외관>
미켈란젤로는 메디치 예배당을 건립하는 동시에 클레멘스 7세의 의뢰로 로렌티안 도서관을 디자인했습니다. 이 도서관은 메디치 가가 산 로렌초에 기증한 도서들을 보관 열람하기 위해 1524년경부터 건립하여 1534년에 완공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건축물은 메디치 예배당의 수도원 건물 위쪽에 세워졌고, 전체 작업은 미켈란젤로가 피렌체를 떠난 뒤 책임을 맡은 바르톨로메오 암마나티에 의해 1559년 완성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창문과 바닥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켈란젤로의 의도대로 완성되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 입구 홀>, 1554년에 착공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의 문>, 1524-34년경, 바르톨로메오 암마나티가 1559년에 완성.
방문자들은 전형적인 남자 수도원의 계단처럼, 양편에서 돌아 올라가는 계단이나 중간의 폭이 좁은 계단을 올라 수직으로 난 공간을 통해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의 부분 평면도>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의 계단을 위한 설계>, 1525, 39-27.9cm.
메디치 예배당의 다른 건물들보다 3m 가량 높은 이곳으로 쉽게 출입할 수 있게 만든 도서관 현관은 미켈란젤로의 가장 유명한 건축적 창조물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메디치 예배당과 마찬가지로 방문자는 계단을 통해 밀도 있는 건축적 구성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의인화한 소용돌이 형상의 계단을 올라 양편에 한 쌍의 한 덩어리로 된 기둥 사이를 통과하는 것입니다. 기둥들은 벽에 단단하게 붙어 우뚝 솟아 있고 벽은 기둥들 사이에서 앞으로 나오고 뒤로 들어간 모양이며, 모퉁이 기둥들은 오목한 곳에 깊숙이 들어간 모양입니다. 삼층 건물 입구의 대부분 공간은 층계로 디자인되었고, 이는 외관의 떠들썩한 분위기로부터 도서관 내부의 차분한 공간으로 이동시켜 줍니다. 이 계단을 오르는 사람은 삶이 앙양되는 체험을 할 것입니다. 중앙계단은 충분히 기능적인 난간으로 정연해졌으며, 양편 계단은 열린 공간으로부터 새어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미켈란젤로는 흐르면서 확장되는 듯한 중앙 계단을 타원형 상자들을 하나씩 포갠 것과 같다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포용력 있어 보이는 중앙 계단이 왕자를 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그곳을 오르는 사람은 자신이 귀족과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 열람실>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 희귀본 열람실을 위한 평면도>

미켈란젤로의 <로렌티안 도서관 열람실 벤치>
미켈란젤로는 건물 내의 가구들을 디자인 전반의 필수적인 요소들로 보았습니다. 독서용 책상들은 방의 단순한 기하를 반복하면서 정열되어 있고, 벽에 필수적인 조화의 요소가 됩니다. 가지런한 벽은 책상들의 정열과 아우러져 기하학적 반복의 미를 지니게 되며 벽면 장식기둥들은 책상들과 평행을 이루며 달립니다. 책상은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고, 커다란 돌로 틀을 짠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독서하는 사람의 어깨 위로부터 내려와 펼친 책을 비추게 됩니다. 건축·장식·기능 세 가지가 독서실의 구조와 가구, 그리고 책들과 절묘하게 아우러집니다. 호두나무로 제작된 책상 앞에 편안히 앉아 사람들은 독서를 즐겼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방은 도서를 소장한 삼각형의 방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과연 건축사에서 삼각형의 방이 몇 개나 건립되었을까? 이 도서관은 정사각형·직사각형·삼각형으로 기하학적으로 디자인되었는데, 세 가지 형상은 인간의 배움과 지혜를 상징합니다. 미켈란젤로는 조각과 회화에서 보여준 천재적 재능을 건축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