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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안 마을에서는 택시를 찾기가 어렵다.
로드 스토우 베이커리에 있는 예쁜 아가씨가(종업원은 아니고 딸이나 손녀로 보였음)
어찌나 상냥하고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지 의외였다.
콜로안에 갈때는 택시를 탔지만 오고 가는 택시가 거의 없다고 했다.
버스는 아무거나 타도 베네시안 까지 간다고 했다.
남편은 호텔로 전화해서 택시를 부르겠다고 했지만
기다리는 버스는 많고 버스안은 텅텅 비어있었다.
버스를 탄김에 타이파 빌리지에 가는가 물었더니 간다고했다.
버스는 콜로안 빌리지를 떠나 베네시안 앞에 섰고 다시 타이파 페리 터미널에 섰다.
남편은 베네시안 셔틀이 보이니까 갈아타고 베네시안에서 타이파 빌리지로 가자고했다.
세사람은 가만 있으면 타이파 빌리지에 내릴텐데 왜 다시 가느냐고 내리지 말자고 했다.
그렇게 조금 낯선 동네를 가다가 어느 정류장에서 타이파를 외치더니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내려서보니 바로 타이파 빌리지가 맞다.
저렇게 덤보 레스토랑도 보이고 뒷편으로
베네시안에서 보이던 갤럭시호텔도 보이고 안심이다.
왼쪽에 피노키오 레스토랑이 보이고 바로 옆건물 벽에 일러스트같은 그림
잔뜩 있는 건물이 마카오에서 유명한 브랜드인 쿠키전문점 '파스텔라리아 초이형윤'이다.
들어가서 시식만 하고 사지도 않았는데 눈치도 안주고 마음이 후하다.
초이형윤앞 작은 광장을 돌아서 골목길을 따라 갔다.
이곳 역시 녹슬은 함석 지붕과 덧칠이 벗겨진 문짝들이 이어져있다.
뒤로 보이는 높고 높은 아파트 숲.
이렇게 상반된 두곳이 함께 공존하는곳이 중국이란 말인가?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성당과 주택 박물관쪽으로 갈수 있었다.
이렇게 크고 작은 광장으로 통하는 길과 싱그러운 나무들은
우리들 일상의 쉼표를 찍기엔 너무나 적당한 곳이 아닐까?
역시 노란색의 카르멜 성모 성당.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 였다는데 역시 못보았으니 글쎄..
왜 내가 못본 드라마에만 마카오가 나왔는지 아쉽다.
포르투갈이 통치했던 이유로 자그마한 도시에 드리운 다분히 유럽적인 정취.
성당에서 주택 박물관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잘 정돈된 정원도 보인다.
십여년전 중국 여행을 다닐때 많고 많은 사람들에 놀라고
어딜가나(특히 식당에서) 몹시 시끄러운것에 놀랐었다.
그동안 세월이 지나 사람들이 변했다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원래 마카오는 지역 특성상 중국 다른지역과는 달랐는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감춰 놓은곳 같은 이런 휴식처를 찾아가는 즐거움도 있다.
약간 기대감을 갖고 온 주택 박물관은 외부 색칠 등 보수 관계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갤러리로 쓰는곳 한곳만 공개하고 들어가 볼수 없었다.
그러니 전부 겉핥기식 관광이 되어버린 셈이다.
파스텔톤의 외관이 예쁘긴 하다.
와~~ 여기도 어쩔수없는 아파트로 숨막히게 둘러싸여 있다.
마카오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 보려면 저 아파트촌으로 가야하는데 엄두가 안나네..
눈을 돌려 다시 타이파 빌리지쪽 광장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이 타이파 재래 시장으로 생닭도 잡고 생선도 파는곳.
평소에도 재래시장은 잘 가지 않으면서 냄새나는 그곳엔 왜 가느냐?는 한소리 또 듣는다.
택시타고 베네시안으로 돌아와서 점심은 베네시안 뱀부 레스토랑에서 뷔페로.
썩 맛있는건 모르겠고 가짓수는 많다.
하루에 한번쯤 폭식하는것도 괜찮다니까.
오후 2시 체크아웃하고 어슬렁대다 페리타고 홍콩공항으로.
공항 라운지에서 우리 앞 소파에 어느 중국 여인이 담요덮고 긴소파를 혼자 다 차지하고 누워서
코를 심하게 골며 한참을 자다 일어나서 밤 늦은 시간에 음식을 한접시 넘치게 담아다 먹는걸 보았다.
아무도 자는 사람없는데 혼자 드르렁 거리며 자고
머리 희끗한 남편은 바로 앞에 앉아서 그냥 내버려 두던데..
안하무인인 그 사람들 너무 낯 두껍다 싶었다.
우리가 타고온 대한항공 A380은 2층이 전부 비즈니스석인데 반도 넘게 좌석이 비었다.
괜히 내가 걱정이다.
그저 훌쩍 지나가버린 여행이 된것 같다.
꼼꼼히 살피고 하나라도 더 보고 와야 하는데 그저 설렁설렁 다니고 말았다.
작아서 피곤하지 않게 돌아 다닐수 있는곳이라는 것이 마카오의 매력이다.
다시한번 가서 호텔의 공짜 쇼도 다 보고 못가본 골목들을 다시 다녀보고 싶다.
매캐니즈 음식도 골고루 맛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