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플러스
김용택의 시의적절한 질문의 시
감성치유라이팅북
청춘의 풋풋한 연애시절 남자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시집을 통해 김용택 시인을 알게되었다. 당시 곽재구 김수영 등의 시인에 푹 빠져있던 남친은 김용택 시인도 꽤 좋아라 해서 자신도 후에 섬진강변에 가서 살고파했더랬다. 김용택 시인. 섬진강변에서 나고 자라 38년을 그곳에서 선생님으로 재직하시다 2008년 정년퇴임 하신 후도 그곳에서 사시며 사람들에게 시가 친숙해지는 계기를 만들고저 노력하고 계신다.
책을 잡으면 먼저 지은이의 소개를 보고 그다음 발행부수를 본다. 어쩌면 별들..도 당연 그 수순을 거쳤다. 초판1쇄발행 2016년12월15일, 초판19쇄발행 2017년1월13일. 와우~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맘속으로 일단 한번 놀랜다. 그토록 한국인들은 김용택 시인에 열광하는건가? 라는 흥미로운 의문은 한장 한장 넘기면서 아~ 이래서?! 라며 쉽게 풀렸다. 선물. 다들 이 감성치유라이팅북을 지인에게 혹은 자신에게 선물한거로구나. 처음엔 이제 김용택 시인도 정년퇴임하시고 본격상업적 마인드가 물드신건가? 하고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섬진강변의 그 찬란한 은빛 눈부심은 이제 물질로 변질됐겠구나 하고 내멋대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치만 이분이 누구? 그럴리가 없다. 우리에게 선물하신거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으로다. 시인이 좋아하는 시들과 또는 자신의 시들로 우리들과 소통하려 했다. 것도 모르고 속단한 내가 살짝 죄송한 마음이.
이성선님의 '그냥둔다' 시를 읊고 핸드폰을 잠시 멀리 그냥 두라 하고 도연명님의 '잡시' 시를 읊곤 삼행시를 지어보라 하고 김영랑님의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시를 읊으며 시의 단어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왼손으로 필사해 보라 한다. 그리곤 갑자기 세계지도를 그려놓고 잠시 여행을 떠나라고.
곽재구님의 '참맑은물살' 시를 음미하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면 안되는 것을 미루고 삽니다" "사랑을 미루면 그 사랑이 어딘가에 서 있지 않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들이 우리들에게 있습니다" 라고 따끔히 일러주기도 하고 자크 프레베르님의 '잃어버린시간' 시를 소개하고 오늘 하루 하늘을 한번이라도 본적 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이 대목에선 청정국가라 자부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하루에 한번이 아니라 그 이상 하늘을 바라볼 수 있으니.
"이 세상에서 제일 공부를 많이 하는 학교는 부부학교입니다. 늘 고치고 바꾸고 맞추어 새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괴테, 고흐, 톨스토이, 소크라테스를 비롯 8명의 대가들이 말한 부부에 관한 명언들을 일단 남편만 드는 이에게 읽어주고 그 중에서 제일 공감되는 부분은 이것이다라고 쐐기까지 박아주었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는가보다 다른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 레프 톨스톨이
요즘들어 잘 안맞다고 독립하고 싶다고 만우절날을 이용해 속내를 고백했던 그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길! 그가 소개해준 김용택님 싸랑해요!! 과거의 나에게 혹은 10년 후 20년 후 미래의 나에게 편지 한 장 써보라 하셨으니 말씀을 꼭 들어야겠다.
이해인님의 '나를 키우는 말' 시처럼 "내가 하는 말이 곧 내 모습이며 내 인생을 만들어"가고 "말이 제자리에 있으면 나무처럼 아름답"다니 이제 나도 이쁜말 고운말 쓰도록 노력해야지. 비록 남의편을 드는 이일지라도.
그런의미에서 앞서 소개한 윤동주님의 '별헤는밤'처럼 지구반대편의 가을이 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김용택 시인이 만든 시의적절한 질문의 시를 보게된 건 어쩌면 행운일런지도 모르겠다.
♡ 늘 도서관 관계자분들과 한글도서목록을 수고로이 올려주시는 평상님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
1년에 52권 열두번째 읽은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플러스
2021년 4월 3일 흙요일에
첫댓글 시는 말로 할 수 있는 세계와 말로 할 수 없는 세계의 중간이다 ㅡ어느 스님의 정의 입니다.
뭐 스님이 시를 알겠노,라면 한자로 시를 풀이 해보자 , 말씀 언 절 사, 조용한 산사에서 속삭임 아닌가.
릴케의 부처
로댕의 불상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싯타르타/에 이르기까지
독일 지식인둘의 동양에 대한 신비와 그리움을
나도 알듯말듯 합니다.
한자에 그런 깊은 뜻이 담겨 있었군요. 저도 고요한 밤에 잠안올 때 머릿속에서 시상이 마구 마구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면 거진 생각이 나지 않지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