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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봄빛여행
윤설민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동안의 여행은 내가 책숲에 들어가고 나서 첫 여행이었다. 책숲에 들어온지 두 달이 되어가고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여행지 조사를 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뭔가를 조사하고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서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이렇듯 생각보다 오랜기간 준비해온 여행은 힘들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고, 또 들은 것도 배운 것도 많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열심히 조사해서 알려주니 새롭고 봄빛여행에 조미료처럼 공부가 플러스 되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내가 배우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써보려고 한다. 워낙 많은 것들을 해서 내가 잘보고 알아들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쓰는 이 글에서 룰은 단 하나 나의 첫 봄빛여행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나중에 보더라도 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솔직하게 쓰는 것이다. 그럼 앞에서의 규칙을 지켜가면서 글을 시작해 보겠다.
가장 먼저 갔던 선암마을 한반도지형은 차를 타고 막 달려가서 처음으로 내렸던 곳이었다. 졸리고 피곤하고 머리가 잘 안 돌아가서 제대로 집중하며 땡그란 눈으로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 그래도 들어본 적 있고 사진으로도 많이 봐서 신기했다. 아직 어떻게 그런 모양이 생겼고 또 내가 보기에는 물살이 약해 보였는데 수연이의 설명을 듣고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감입곡류하천'은 처음에는 말이 어려워서 '응? 무슨 말이야?’ 하고 어리둥절했지만 '감입곡류하천'이란 말이 강이 파이면서 깎여진다는 설명을 듣고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앞으로도 더 변한다는 그 말이 기대를 하게 만들었고,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청령포는 윤찬이의 설명을 들었는데 윤찬이가 설명을 진짜 잘 해주었다. 들어갈 때는 마치 외딴섬 같은 곳으로 배를 타고 갔다. 그리고 그 주위의 '구하도'라는 것을 설명 들었는데 조금 어려운듯 했으나 조사지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그곳은 단종이 옛날에 살았던 집과 모형 인형이 있어서 재밌고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윤찬이의 설명을 들을 때는 앉아서 들었는데 거기에 단종에 관한 설명과 보충이 더해져서 재미있게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쓰자면 나는 그곳이 그늘이어서 너무 좋았다. 해가 쨍쨍했으면 힘들을었 뻔 했다.
장릉은 가기 전에는 몰랐는데 가보니 한 번 갔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때와는 비교되는 기분이 들었다. 사실 예전에는 누구의 묘인지도 모르고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었다. 그때 갔던 건 가족여행이어서 그냥 구경만 했는데 다시 가보니 승희의 설명으로 정말 이해도 잘 되고 재미있었다. 단종이 왜 죽었고 과거사와 단종비각의 뜻을 알게 되니 그 당시에는 그냥 뛰어놀던 초등학생이 아닌 진짜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승희는 목을 매달고 죽었다고 했는데 우리 오빠와 아빠가 말하기로는 어떤 사람이 목을 졸라 죽였다고 한다.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정말 궁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장릉에 '신의 길' 이라고 돌로 쭉 이어진 길이 있었는데 멋있었고 그 전체기 정말 예뻤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점은 너무 지쳐서 승희가 하는 설명을 다 귀담아 듣지 못하고 흐느적거리며 걸었던 것이다. 전체가 조금 커서 지쳤던 것 같은데 힘이 남았다면 훨씬 여러가지를 즐겼을 것이다.
고씨동굴은 예전에도 가봐서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그곳에 있는 무늬 하나하나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 또 바다였다는 말에 대체 얼마나 오래됐고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등등 새로운 것들과 궁금증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나는 바다였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또 고씨동굴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많이 웃고 공부와 재미를 같이 느껴서 여행에 가서 처음으로 여행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장소여서 그랬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가보기는 했어도 '원래 이렇게 가팔랐나?'할 정도로 가팔랐다. 그래서 여행이라 느꼈지만 힘든 여행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덧붙여서 내가 석순, 종류석, 석주의 이름을 알게 되고 완벽하게 외운 건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고씨 동굴과 연결되어서 설명했던 생태관은 동굴과 마찬가지로 가보았던 적이 있는데 인서가 박쥐 이야기도 해주고 그곳에 가서 동굴에서는 어두워서 자세히 못봤던 것을 확대해서 볼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확실히 여러 가지가 있어서 안 갔으면 완전히 기억에서 사라질 것 같았는데 보람을 느꼈다.
천부경 비석에 갔던 그 다음날은 햇빛이 매우 뜨거웠다. 그래서 눈이 부셨던 것이 기억에서는 절대 지울 수 없는 메모리처럼 저장이 되어 버렸다. 암튼, 천부경 비석은 설명을 들을 때 조금 복잡했다. 하지만 진원이 언니가 열심히 조사한 게 설명을 통해서 느껴졌다. 그 비석을 만드신 분 즉 박동원 선생님과 비석에 새겨져 있는 분들은 내가 잘 모르는 분들과 아는 분들 등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고 워낙 많아서 그 설명을 머릿속에 다 넣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 어려운 설명도 천천히 듣는 것이 의미가 있고 좋았다.
단군성전은 어떤 산? 같은 곳에 있어서 올라갈 때 그 역시도 다리가 아파서 헥헥거리며 올라갔다. 그런 후 어떤 그늘에 앉았는데 완전 시원해서 구세주 같았다. 아마 그 그늘 덕분에 건이오빠 설명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설명을 듣는데 내가 역사를 잘 몰라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었다. 그래도 가기 전에 사진과 함께 설명을 들어서 그 당시 사고 팔고 했던 일과 경제 같은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역사를 싫어하는 나이지만 재미있게 받아들여졌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중계무역이었는데 만 원에 사서 십만 원 파는것은 충격이기도 하고 얍삽하기도 하면서 '헐..'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암튼 나는 그것을 이해한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
망경사와 천제단은 솔직히 산이 진짜 너무 힘들었다. 밥을 든든히 먹었다고는 하지만 금세 소화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고 날은 덥고 앞에서 말했듯 작은 언덕도 힘들었던 나는 신발까지 불편해서 ‘내가 올라가서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100번도 넘게 들었다. 그래도 나만 남을 수도 없어서 발을 뗐는데 처음 언덕은 죽을 맛? 이었다. 대체 무슨 언덕이 그렇게 가파른지.. 모자를 안 가져간 나를 원망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올라가니 힘들기는 했어도 갈만한 길이었다. 그래서 망경사까지 어찌어찌 올라가니 한 번 쉬어가는 텀처럼 바람도 불고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추웠다. 그곳에서 수호의 설명을 들으니 기분도 어느 정도 나아지고 힘도 덜 들었다. 하지만 등산이 끝난 것은 아니었고 나는 저승길보다 멀어보이는 길을 더 가야했다. 그래도 진짜 진지하게 올라가니 어느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천제단은 둥글고 네모네모한 모양으로 담 같은 게 있었고, 바람은 쌩쌩 불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산발인 머리가 미역이 되어버렸다. 천제단은 매년 10월 3일에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고 하고, 언제 만들어진지도 모르는 그곳은 정말 신기했다. 우리 할아버지가 말씀하시길 태백산은 우리나라에서 높은 산에 속하고 망경사에 있는 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샘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정말 추억이고 재미있었다. 물론 이 재미에는 내가 힘들게 올라갔던 산도 포함이다.
온달산성은 가장 마지막에 갔던 곳이다. 산을 다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올라간 것도 나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그 전날에 휴우증으로 다른 곳을 올라갈만한 기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만약 다 올라갔다면 온달산성도 보고 기억에 남았을 것 같다. 암튼, 온달산성에 잠깐 올라가기 전에 들었던 예준이의 설명과 온달이 카자스탄 사람이라는 가설도 들었는데 처음 듣는 말인데다 재미있었고 신기했다. 그리고 동굴도 갔었는데, 그곳은 온달이 수련을 했던 동굴이라고 했다. 고씨동굴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지만 나름대로 구불구불 좁고 낮은 곳들을 둘러보며 재미가 있고 시간이 없는 관계로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꼭 한번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내가 조사했던 석탄박물관은 나는 솔직히 처음에는 방황도 하고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조사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우선 석탄의 생성과정은 처음이었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쓰는 것도 마치 미니 논문을 쓰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하지만 석탄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어나 과정들이 석탄은 '그냥 까만 거' 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환경에 관심이 있는 나였기에 환경과 관련된 석탄이 많은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박물관은 마지막주 수요일이 입장료가 무료이어서 공짜로 들어갔고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재미있었다. 나는 가기 전에 석탄에 대한 것은 꽤나 많이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박물관에 가니 보충수업처럼 여러가지 배울 것이 많았다. 특히 그곳에는 옛날에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의 사진과 그 당시 현장이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폐가 망가져서 죽는다는 것이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석탄을 조사했지만 새로운 것들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느꼈던 느낌은 압박감과 불안감이었다. 잠깐이었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나는 이제 조사도 하고 보충수업도 들었으니 아빠보다는 석탄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준비하고 공부한 걸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설명해주니 어색하기도 하고 긴장도 되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의 핵심 중 하나였던 별마로 천문대는 엄청나게 구불구불한 길을 솔라티를 타고 달려서 갔다. 전에 별자리 공부를 했기에 조금씩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안내해주시는 분이 화면과 함께 잘 보이게 알려주셔서 여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들어보았던 신화 이야기여서 아는 것이었지만 내가 들어본 이야기하고는 이름과 전체 이야기가 살짝살짝씩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날은 유독 날이 흐렸고 그래서 갔을 때도 별을 볼 수 있을지 긴가민가 했는데 천문대의 천장이 열리고 나서 희미하게 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혹시 못보면 어떡하나?' 했는데 조금씩 북부칠성도 보여서 안심했다. 그래서 거기있는 분도 “왜 이제 보이지?”할 정도로 놀랐고 그렇게라도 별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나는 북두칠성이 마지막에서 두 번째 별인 쌍둥이처럼 딱 붙어있는 줄 몰랐는데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벌집처럼 모여있던 별들이 신기하고 별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다 외우지는 못했는데 붉은 빛을 띄던 별과 다이아몬드처럼 눈이 아플 정도로 빛나던 별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밤하늘은 전혀 모르는 까막눈이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눈이 트이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여행 소감은 솔직히 빡세고 힘들고, 그렇지만 재미있고 배운 게 많았던 여행이었다. 사실 내가 요족이라고 발 모양이 특이해서 오래 걸으면 발이 아프고 또 신발도 불편해서 여행 내내 고생을 했다. 첫날부터 다리가 너무 아팠고 힘들었다. 그래도 여행을 함께 끝까지 했던 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왠지 후회를 할 것 같아서였다. 힘들다고 앉아 있으면 기억에 남는 게 없을 것 같았다. 암튼 그런 힘든 여행에도 숙소는 좋았다. 숙소에 와서 씻고 수다떨고 장난치며 재미있게 놀았고 큰 사건도 재미있었다. 큰 사건은 5:30에 일어나서 김밥을 쌌던 것인데 진짜 피곤했다. 그 전날 오빠들은 어떻게 김밥을 말았는지 존경스런 맘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어찌저찌 이러쿵저러쿵 시끌시끌하게 김밥을 싸는데 밥이 모자랐다. 그래서 급히 밥도 하고.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밥과 김, 재료가 양이 딱 맞았다. 얼추 되겠다 하면서 쌌는데, 딱 맞는 것이었다. 사실은 우엉이 남을까봐 하나에 3개를 넣기도 했지만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었다. 진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멀미를 많이 하는 나는 솔라티 안에서 멀미를 안 한 것이 다행이었다. 그래서 나의 첫 봄빛여행은 힘듦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운 즐거움으로 가득 찬 여행이었다.
그럼 이렇게 글을 마무리 짓겠다. 처음에 정한 규칙을 내가 잘 지켰을까?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내 글에서 그게 다른사람에게 잘 전달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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