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수는 버튼만 누르면 노래가 나오는 사람이 아니며 일상의 많은 것들이 다 무대에 투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대를 위한 시간이 따로 있다고 할수는 없다." - 한영애
지난 해 [나는 가수다]가 내게 특별했던 것은 한영애의 재발견 때문이었다. 물론, 임재범도, 이소라도, 시나위도, 국카스텐도 좋았지만 그 누구의 무대도 한영애를 넘어선 사람은 없었다. 한영애가 부른 <옛사랑>, <바람이 분다>, <바람 기억>을 듣다보면 원래 그 노래를 불렀던 이문세, 이소라, 나얼은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그 노래들은 마치 다시 태어나기 위해 한영애라는 산파를 기다려온 듯했다.
KBS홀에서 했던 한영애의 공연은, 그런 점에서 내겐 특별한 시간이었다. 목으로 노래하는 사람, 몸으로 노래하는 사람, 삶으로 노래하는 사람. 모두 각자의 특별함이 있겠지만, 한영애의 공연은 목소리, 몸짓, 삶. 이 모든 것들이 함께 녹아들어가서 노래하는 순간에 하나의 형상으로 우리 앞에 선듯 했다. 거기에는 당연히 내 삶의 어떤 모습이나 바램도 함께 녹아들어가 세워져 있었다. 그래서일까. 조율의 후렴부를 나즈막히 합창하며 부르는 관객들 그리고 그것을 조용히 듣고 있는 한영애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따라부르던 내 목도 메였다. 무대 위와 아래의 구분, 노래 부르는 자와 듣는 자의 구분이 모두 지워진 경험. 그것은 이제까지도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보컬의 목소리를 물속에 담궈놓은 듯했던 KBS홀의 음향 상태도 그 경험을 방해할수는 없었다.
특별한 사람, 한영애. 그의 공연을 한 번 더 보러 가야겠다. 다음엔 비싸더라도 제발 망설이지 말자.^^
후기> 사실 이 글을 이곳에 올리는 이유는, 저희에게 이 소중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신 민우회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 춘천 민우회 회원. 양창모와 홍성원.
첫댓글 한공간에 있었는데 만나지 못했어요.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민우회에서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는데 가격때문에 고민을 좀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마침 민우회에서 볼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날 남궁순금님 잠깐 뵜었는데... 같이 오셨었군요. 저희도 민우회에서 좋은 만남 계속 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