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사 온 고기를 안전하게 먹기 위해서는 랩을 곧바로 제거한 후 바로 섭취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말을 맞이해 마트에서 고기를 사 집에서 구워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마트에서 고기를 구매한다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포장되어 있는 랩이다. 특정 랩으로 포장되어 있을 경우 화학성분이 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트 고기 구매 후 안전하게 먹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마트에서 사 온 고기 랩은 집에 와서 바로 제거하는 게 좋다. 랩을 유연하게 하는 화학성분인 가소제를 15~30% 사용하는 PVC(염화비닐수지) 랩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PVC 랩의 경우 높은 온도에서뿐만 아니라 기름지거나 지방이 많은 성분에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에도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용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의 연구 결과와 식약처에 따르면 인체에서 프탈레이트 대사산물과 성분이 관찰됐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인체에 검출됐다는 것은 우리가 은연중에 PVC에 사용되는 프탈레이트 성분에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호르몬 교란과 생식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몬은 인체의 성장과 대사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이러한 호르몬들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성조숙증과 갑상선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생식 독성의 경우 남성에게는 정자 수 감소, 여성에게는 배란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고기 포장 중 PVC 랩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PVC 랩의 특징 때문이다. 강상욱 교수는 “PVC 랩은 쉽게 늘어나고, 잘 달라붙는 접착력과 습기가 잘 차지 않는 성질이 있다”며 “축산물의 경우, 습기가 찰 경우 고기가 신선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PVC 랩 사용을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PVC 랩 제조업체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의 사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PVC 랩에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들어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그 위험성을 방지하는 게 좋다. 그 방법이 바로 랩을 제거하는 것이다. 강상욱 교수는 “PVC 랩이 오랜 시간 지방이 많은 고기에 달라붙어있을 경우, 프탈레이트 성분이 용출될 수 있기 때문에 집에 와서 벗기고, 바로 섭취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보관을 해야 할 경우에는 가정용 랩(PO 랩)으로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