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에 베트남 중부 해안 도시 '나트랑'에 관한 가사가 실렸습니다.
'나트랑'을 이야기 할 때마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이겠지요.
'나트랑'하면 제게는 떠오르는 추억이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오래된 추억인데 '나트랑'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그 옛 기억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나트랑'은 제가 파월장병으로 1년 간 복무했던 곳입니다.
당시 월남전쟁이 한창이었는데 '나트랑'에 주월 한국군 야전사령부'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야전 사령부 인사처에 근무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지어서 사용하던 3층짜리 호텔과 그 부속건물들을
숙소와 사무실로 개조해서 야전 사령부 건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야자수가 우거진 해안도로를 약 5분 간만 걸으면 에머랄드빛 나트랑 해변이었습니다.
우리 사령부 장병들은 야자수 잎으로 만든 빗자루를 들고
그 해안도로를 청소하기도 하고, 보초가 서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나트랑의 그 투명한 바닷물에서 해수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때는 사령부 바로 옆 도로에서 폭탄이 터지기도 하는 등 치안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거리에는 일제 혼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월남 여인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같이 '나트랑'하면 그곳에서 보낸 1년 동안의 여러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체조가 끝나고 나면 '고향에 대하여 묵념'을 하는 시간에
'나의 살던 고향은 껓 피는 신골'하는 '고향의 봄' 음악소리에 맞추어 고개를 숙이고 눈물짓던 생각,
한국에 있을 때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초콜렛 우유, 흰 우유, 오렌지 쥬스가
커다란 플라스틱 그릇에 가득히 놓여 있어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던 경험,
탐스럽게 익은 풍성한 바나나, PX에 가득 진열되어 있던 온갖 일제 전자제품들,
'시에스타'라고 해서 뜨거운 한낮에는 의무적으로 2시간씩 잠을 자야했던 경험 등등...
이 모든 것들이 '나트랑'이라는 이름에 따르는 추억들입니다.
이름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사람이나, 학교나, 회사나, 어느 도시나 마을이나, 또는 교회 조차도
우리에게는 그 이름으로 기억되는 추억들이 있습니다,
나와 관련된 그런 이름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나름대로 어떤 추억들이 떠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사람의 이름이나 지명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각종 짐승의 이름을 짓도록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이름들을 듣는 순간 그 이름이 갖고 있는 짐승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야곱은 아내들이 짓는 자식들의 이름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야곱의 열 두 아들들도 그 이름이 갖는 각기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첫댓글 형제님께서 그런 곳에서 파병나갔다니 놀랍습니다. 제 이름은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던데 으뜸이 되어서 숭상을 받으라고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근데 이젠 주님안에 들어온 후엔 제가 으뜸이 되는게 아니라 으뜸이신 주님을 숭상하라는 뜻으로 새롭게 다가오더라구요. 그런 뜻으로 살기 기도합니다. 요한계시록에 보니 새 이름을 주신다는 것을 보니 기대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