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검사를 다녀왔습니다. 모니터를 이곳저곳 살펴보신 후 '재발하지 않았다'는 교수님 이야기를 듣고 진료실을 나왔습니다.
교수님의 말씀 덕분에, 제가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라 암이 재발하는지 계속 관찰해야 하는 '환자였음'을 상기합니다.
생활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끔 음주를 하며, 먹고 싶은 음식을 억지로 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발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주일에 3~4회는 아주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녹황색 채소와 버섯을 조금 더 먹게 됩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되네요.
손발저림은 이제 흔적만 남았고(아주 미세하게 느낌이 있습니다), 발 뒷꿈치에 살짝 통증이 있는데, 이게 항암 후유증인지 아니면 그냥 아픈 건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버텨보다가, 병원 가봐야겠네요. 이외에 일상에서 느끼는 부작용은 이제 없습니다.
머리카락은...군대의 장교 수준입니다. 평소에도 머리가 그리 길지 않아서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항암 마친지 6개월이 지나서야 장교 수준의 짧고 단정한 머리. 여성 환자들은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머리카락 두께도 예전보단 얇지만 조금씩 굵어지고 있습니다.
참, 좋아진 점도 있습니다. 아래 어떤 분도 쓰신 것 같은데, 제가 알러지성 비염이 있었는데 거의 사라졌어요. 비 오려고 할 때, 환절기 때 하루씩 콧물, 재채기와 씨름하곤 했는데 그게 싹 사라졌네요? 독한 항암제 맞고 면역기능이 제자리로 돌아왔나봅니다.ㅎ
예전엔 병원 입구만 들어서도 소독약 냄새 때문에 얼굴을 찌푸렸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던 게 신기했습니다. 병원 전체적으로 조금 낯설어졌습니다. 아마도 병원보단 일상과 많이 가까워졌기 때문이겠죠. 속으로 조용히 웃었습니다.
다음 검사도 3개월 후에 오라고 하시네요. 3개월마다 오다가, 6개월마다 오다가, 1년마다 오다가, 어느 순간엔 오지 않게 되겠죠? 재발 없이 잘 버티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챗GPT와 나눈 대화를 옮겨봅니다. 이녀석 말에 따르면 3년 지나면 재발확률 많이 떨어지고, 5년 지나면 일반인 수준이라고 간주(?)하네요. 제가 사용한 엔진은 논문, 학술지만 참고로 하는 거여서 비교적 신뢰도가 높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로만 봐 주세요. 이상 6개월 검사 후기를 마칩니다.
한창 투병 중인 분들은 좋은 소식이 있기를,
이 공간에 처음 발걸음 한 환자분들은 저 같은 사람들 보며 힘내서 치료 잘 받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첫댓글 되라는 로또는 안되고 그 어렵다는 림프종이나 당첨되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