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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세시경(佛說古來世時經) 해제
1. 개요
아나율을 통하여 현재의 복덕은 과거에 행한 선행의 결과임을 설명하고, 부처님이 미래의 세계에 관해 말씀하신 경전이다. 부처님이 여기서 미래의 세계를 언급하신 이유는, 지금 불법(佛法)에 따라 선업을 쌓아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줄여서 『세시경』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동진(東晋)시대(317-420)에 번역되었고, 역자는 미상이다. 아나율이 나오는 경의 전반부는 남전(南傳)과 북전(北傳)으로 나누어지기 이전에 성립된 것으로 보이고, 후반부는 미륵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기원 전후의 시기까지 내려올 것으로 추정된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는 『중아함경(中阿含經)』제66경인 『설본경(說本經)』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경의 내용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데,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께서 바라나국(波羅奈國)의 선인(仙人) 사슴 동산에 계실 때였다. 어느 날 비구들이 강당에 모여 장자가 깨끗한 계를 지니고 비구에게 공양한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하여 서로 논의하고 있었는데, 그때 아나율이 장자의 공덕은 참으로 큰 것이라고 답하면서 자신의 전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거에 바라나국에 크게 흉년이 들어 모든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아나율은 풀을 팔아 연명하고 있었다. 그때 탁발 나온 화리(和里)라는 연각(緣覺)을 만나게 되어 자신의 아침밥을 공양하였는데, 그 공덕으로 아나율은 하늘에 일곱 번 태어나게 되었으며, 그때마다 모든 하늘의 왕이 되는 복을 받다가 마침내 이번 생에서는 사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아나율의 이야기를 신통력으로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강당으로 가셔서 비구들에게 여래께서 설하시는 미래의 일들에 대해 설법하신다. 즉 ‘미래 세상에 사람들의 수명이 8만 세에 이를 때 염부제(閻浮提)는 사람들로 번성하고 오곡이 풍성할 것이다. 이때 가(軻)라는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리게 되는데, 그는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서 모든 것을 중생에게 보시하고 사문과 도인과 가난한 자에게 공양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보시한 뒤에는 왕의 지위도 버리고 도를 배워 사문이 될 것’이라고 부처님이 설하신다. 이때 한 비구가 일어나 장차 가왕(軻王)이 되겠다는 서원을 세우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미래 세상에 가왕이 될 것이라고 수기(授記)하신다. 그때 미륵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차 여래가 되어 지금의 부처님과 같이 천상과 천하를 교화하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부처님께서는 금실로 짠 옷을 미륵에게 주시면서 이 옷을 대중에게 보시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구제할 것을 당부하신다. 이때 악마 파순(波旬)이 부처님의 미래 세상에 대한 설법을 방해하고자 나타난다. 부처님께서는 그런 파순에게 법을 설하시고, 설법을 들은 파순은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춘다.
불설고래세시경(佛說古來世時經)
佛說古來世時經
역자 미상
失譯人名附東晉錄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나(波羅奈)의 선인(仙人)이 살던 사슴동산에 계셨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밥을 먹은 뒤에, 강당에 모여 서로 강의(講議)하였다.
一時,佛遊波羅奈仙人鹿處。爾時,諸比丘飯食已後,會於講堂而共講議:
일시,불유파라내선인록처。이시,제비구반식이후,회어강당이공강의:
“가령 소행이 평등한 장자(長者)가 있는데, 깨끗한 계(戒)를 가지는 어떤 비구가 참다운 계를 받들어 행하면서 그 집에 들어가 공양[分衛]을 받았다고 합시다.”
어떤 이가 다시 말하였다.
“1백 근의 금을 얻은 것과 어느 것이 낫겠습니까?”
어떤 비구가 대답하였다.
“백 근ㆍ천 근이 유익하겠습니까?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계를 받드는 비구가 바르고 참됨을 그대로 닦으면서 그 공양을 받고 그 장자를 생각한다면, 그 복은 최상입니다.”
“設有長者所行平等,有淨戒比丘奉行眞戒,來入其舍從受分衛,若復曰獲致百斤金,何所勝乎?”或有比丘報之曰:“百斤千斤有益耶,熟思計之。奉戒比丘,遵修正眞,受其分衛,念彼長者,其福最上。”
“설유장자소행평등,유정계비구봉행진계,래입기사종수분위,약부왈획치백근금,하소승호?”혹유비구보지왈:“백근천근유익야,숙사계지。봉계비구,준수정진,수기분위,념피장자,기복최상。”
그때 현자(賢者) 아난율(阿難律:아나율)이 그 모임에 있다가 이 설법을 듣고 대답하였다.
“어찌 다만 백ㆍ천금뿐이겠습니까? 비록 그보다 더한 끝없는 보배라도, 장자가 참된 계를 지키는 비구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於時賢者阿難律在彼會中,聞說法言,答報之曰:“何但百千?正使過此無極之寶,猶不及長者供養飯食眞戒比丘。
어시현자아난률재피회중,문설법언,답보지왈:“하단백천?정사과차무극지보,유불급장자공양반식진계비구。
무슨 까닭인가? 나는 기억합니다. 옛날 바라나국(波羅奈國)에서 곡식이 귀하고 인민은 굶주릴 때라 풀을 지고 다니면서 그것을 팔아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화리(和里)라는 연각(緣覺)이 그 나라로 와서 노닐고 계셨습니다. 나는 풀을 지려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갔습니다. 그때 연각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밥을 빌러 성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풀을 지고 성안으로 들어오다가 성문에서 다시 그를 만났는데, 그는 빈 발우로 성을 나왔습니다.
所以者何?憶念吾昔在波羅奈國,穀米踊貴人民飢饉,我負擔草賣以自活。彼有緣覺名曰和里,來遊其國。我早出城欲擔負草,爾時緣覺著衣持鉢入城分衛,中道吾負草還於城門中,復與相遇空鉢而出。
소이자하?억념오석재파라내국,곡미용귀인민기근,아부담초매이자활。피유연각명왈화리,래유기국。아조출성욕담부초,이시연각저의지발입성분위,중도오부초환어성문중,부여상우공발이출。
화리 연각은 멀리서 내가 오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아침에 성으로 들어갈 때 이 사람은 성에서 나왔고, 이제 풀을 지고 돌아온다. 아마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을 것이니, 나는 뒤를 따라 저 사람의 집으로 가서 밥을 빌어 굶주림을 면해야겠다.’
和里緣覺遙見吾來,卽自念言:‘吾早入城此人出城,今負草還,想朝未食,吾當隨後往詣其家,乞可以適飢。’
화리연각요견오래,즉자념언:‘오조입성차인출성,금부초환,상조미식,오당수후왕예기가,걸가이적기。’
내가 풀을 지고 집에 돌아와 풀을 땅에 내려 놓고 돌아보니, 연각은 마치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내 뒤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생각하였습니다.
‘아침에 성을 나갈 때에 이 연각이 밥을 빌러 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빈 발우로 돌아왔다. 아마 밥을 얻지 못한 것이다. 내가 굶고 내 먹을 밥을 베풀어 주리라.’
我時擔草自還其舍,下草著地,顧見緣覺追吾之後如影隨形,我時心念:‘朝出城時,見此緣覺入城分衛,而空鉢還,想未獲食,吾當斷食以奉施之。’
아시담초자환기사,하초저지,고견연각추오지후여영수형,아시심념:‘조출성시,견차연각입성분위,이공발환,상미획식,오당단식이봉시지。’
곧 밥을 가지고 나와 무릎을 땅에 대고 음식을 드리고, 또 몸을 편안하게 할 도구를 주면서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도인(道人)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겨 이것을 받으소서.’
卽持食出長跪授之,身安隱具:‘願上道人愍傷受之。’
즉지식출장궤수지,신안은구:‘원상도인민상수지。’
그때 연각은 말하였습니다.
‘곡식이 귀해 인민이 굶주린다. 그것을 둘로 나누어, 반은 발우에 담고 반은 그대가 먹어라. 그것이 법에 맞다.’
時緣覺曰:‘穀米飢貴人民虛饑,分爲二分,一分著鉢一分自食,爾爲應法耳。’
시연각왈:‘곡미기귀인민허기,분위이분,일분저발일분자식,이위응법이。’
나는 대답하였습니다.
‘예, 성인이여. 그러나 속인이 사는 집에는, 밥할 그릇과 쌀이 모두 있습니다. 천천히 밥해 먹겠으니 이르고 늦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원컨대 도인께서는 이것을 받아, 우리 집안을 가엾이 여기소서.’
身報之曰:‘唯然聖人!白衣居家,炊作器物食具有耳,徐炊食之早晚無在,道人願受加哀一門。’
신보지왈:‘유연성인!백의거가,취작기물식구유이,서취식지조만무재,도인원수가애일문。’
그때 그 연각은 그것을 다 받아 먹었다. 나는 그 덕으로 일곱 번 하늘에 태어나 모든 하늘의 왕이 되었고, 일곱 번 세상에 돌아와 사람 중의 높은 이가 되었습니다. 즉 그 한 번의 보시로 모든 국왕과 장자ㆍ인민ㆍ신하ㆍ관리들의 섬김을 받았고,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의 네 무리 제자들의 공양을 받았으며,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이 스스로 와서 나를 찾으니 나는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時彼緣覺悉受飯食。吾因是德,七反生天爲諸天王,七反在世人中之尊。因此一施,爲諸國王長者人民群臣百官所見奉事,四輩弟子比丘比丘尼淸信士女所見供養,衣被飮食牀褥臥具病瘦醫藥,自來求吾,吾無所望。
시피연각실수반식。오인시덕,칠반생천위제천왕,칠반재세인중지존。인차일시,위제국왕장자인민군신백관소견봉사,사배제자비구비구니청신사녀소견공양,의피음식상욕와구병수의약,자래구오,오무소망。
처음 속가에 석종(釋種)의 아들로 태어났을 때, 여러 창고에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금ㆍ은의 보배가 솟아났고 다른 재물도 한이 없었는데, 집을 버리고 가업을 버려 사문이 되었습니다. 만일 그때 그 도인이 연각의 도를 이룬 것을 알았더라면, 그 마음은 넓고 커 복이 헤아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初生在家爲釋種子,諸藏踊出,金銀珍寶不可勝計,及餘財物無能限者,棄家捐業行作沙門。假使爾時知其道人緣覺道成,廣大其心,福不可量。”
초생재가위석종자,제장용출,금은진보불가승계,급여재물무능한자,기가연업행작사문。가사이시지기도인연각도성,광대기심,복불가량。”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於是頌曰:
어시송왈:
나는 과거에 가난하고 궁하여
풀짐 지는 품팔이로 살아가면서
어떤 사문을 공양하였으니
그는 화리 연각이란 분이었네.
吾曾擔負草,오증담부초,
貧窮傭以活,빈궁용이활,
供養於沙門,공양어사문,
和里緣覺稱。화리연각칭。
그로 인해 석씨(釋氏)의 종족으로 태어나
아난율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니
나는 곧 노래와 춤과
북과 거문고ㆍ비파ㆍ젓대에 능숙하였네.
因斯生釋種,인사생석종,
號曰阿難律,호왈아난률,
吾便於歌儛,오편어가무,
鼓琴瑟笛成。고금슬적성。
나는 그때 우리 도사(導師)의
바른 깨달음의 훌륭한 감로(甘露) 보고
곧 즐겨 하고 기뻐하는 마음 내어
이내 집을 나와 사문이 되었네.
吾時見導師,오시견도사,
正覺勝甘露,정각승감로,
卽發欣歡心,즉발흔환심,
出家爲沙門。출가위사문。
곧 과거의 타고난 운명과
전생에 겪은 일을 모두 다 알았으니
저 도리천(忉利天)에
일곱 번 태어나 안락을 누렸네.
便知本宿命,편지본숙명,
前世所更歷,전세소경력,
在彼忉利天,재피도리천,
受安則七反。수안칙칠반。
천상에서 일곱 번 이 세상에서 일곱 번
전후를 향해 14생 동안
천상과 인간에 줄곧 살면서
한 번도 악도(惡道)에 떨어진 일 없었네.
於彼七此七,어피칠차칠,
計終始十四,계종시십사,
在天上世閒,재천상세한,
未曾至惡道。미증지악도。
사람의 가고 옴과
나고 죽음의 가는 곳 알았거니
비록 그러한 즐거움에 있었으나
성도(聖道)의 단맛만은 못하였네.
得知人去來,득지인거래,
生死之所趣,생사지소취,
雖在於彼樂,수재어피악,
不如聖道甘。불여성도감。
다섯 품(品)의 정의(定意)로써
고요히 한 마음 되어
온갖 번뇌의 때[垢] 씻어 버리고
도(道)의 눈으로 보는 것은 청정하였네.
以五品定意,이오품정의,
寂然爲一心,적연위일심,
洗除結衆垢,세제결중구,
道眼睹淸淨。도안도청정。
꼭 해야 하겠기에 집을 떠나와
가정과 그 가업 버리었나니
그 소원을 합해 이루어
부처의 가르침을 구족하였네.
所用故出家,소용고출가,
在家捐其業,재가연기업,
其願以合成,기원이합성,
以具足佛敎。이구족불교。
나기도 또한 즐겨 하지 않거니와
죽기도 또한 생각하지 않거니
조금도 그때를 가리지 않고
고요히 그 뜻을 안정시켰네.
亦不樂於生,역불악어생,
亦不樂求死,역불악구사,
初不擇其時,초불택기시,
寂然定其志。적연정기지。
저 유야리(維耶離)의 대나무 사이
내 목숨 거기서 끝나리니
그 대나무 아래에서
멸도(滅度)해 다시는 번뇌 없으리.
維耶竹樹閒,유야죽수한,
吾命盡於彼,오명진어피,
在於竹樹下,재어죽수하,
滅度而無漏。멸도이무루。
그때 세존께서는 도의 귀로 아난율 비구가 여러 비구들을 위해, 자기의 숙명과 과거의 경력과 복덕의 과보를 말하는 것을 들으시고, 정실(定室)에서 나와 강당으로 나아가, 비구들 앞에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함께 모여 무엇을 강론하였느냐?”
爾時,世尊道耳徹聞,阿難律比丘爲衆比丘自說宿命,本所更歷福德之報,從定室出,詣講堂坐比丘前,告諸比丘:“汝等共會,何所講論?”
이시,세존도이철문,아난률비구위중비구자설숙명,본소경력복덕지보,종정실출,예강당좌비구전,고제비구:“여등공회,하소강론?”
비구들이 아뢰었다.
“저희들은 함께 모여 제각기 죄와 복, 선과 악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현자 아난율께서 자기의 숙명과 일어난 덕의 유래를 말하였습니다.”
諸比丘曰:“吾等普會,各論罪福善惡所歸。賢者阿難律,自說宿命所興德本。”
제비구왈:“오등보회,각론죄복선악소귀。현자아난률,자설숙명소흥덕본。”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미 과거 세상의 일을 말하였다. 다시 여래가 설명하는 미래의 근본을 듣고 싶은가?”
“예,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비구들을 위해 미래법을 말씀하소서. 저희들은 듣고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예, 세존이시여. 듣고 싶습니다.”
佛告諸比丘:“汝等以說過去世事,復欲聞如來講說當來之本。”諸比丘曰:“唯然世尊!今正是時,應爲比丘說當來法,聞則奉持。”佛言:“諦聽善思念之。”“唯然世尊!願樂欲聞。”
불고제비구:“여등이설과거세사,부욕문여래강설당래지본。”제비구왈:“유연세존!금정시시,응위비구설당래법,문칙봉지。”불언:“체청선사념지。”“유연세존!원악욕문。”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의 사람들은 수(壽)가 길어 8만 세를 살 것이다. 이 염부제(閻浮提)는 인민이 치성하고, 5곡이 풍족하며, 사람이 사는 부락은 닭 우는 소리가 서로 들릴 정도로 가까이 있을 것이요, 여자는 5백 세라야 시집을 갈 것이며, 병통이 있다면 오직 늙음과 대소변과 바람 세 가지뿐일 것이다.
佛言:“當來之世,人當長命壽八萬歲,此閻浮提人民熾盛五穀豐賤,人聚落居鷄鳴相聞;女人五百歲乃行嫁耳,都有三病老病大小便,有所思求。
불언:“당래지세,인당장명수팔만세,차염부제인민치성오곡풍천,인취락거계명상문;녀인오백세내행가이,도유삼병로병대소편,유소사구。
그때에는 가(軻)라는 왕이 있을 것이다. 그는 사천하를 주관하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바른 법으로 다스릴 것이며, 저절로 7보, 즉 금륜(金輪)ㆍ백상(白象)ㆍ감마(紺馬)ㆍ명주(明珠)ㆍ옥녀지부(玉女之婦)ㆍ장신(藏臣)ㆍ병신(兵臣)이 나타날 것이다. 용맹스럽고 힘이 세며 풍채가 훌륭한 왕의 아들 1천 명은 다른 군사를 항복받을 것이며, 천하를 다스리되 채찍이나 칼을 쓰지 않고 바른 법을 써서 인민이 안온할 것이다.
爾時有王號曰爲軻,主四天下爲轉輪聖王,治以正法;自然七寶金輪白象紺馬明珠玉女之婦藏臣兵臣,王有千子勇猛多力姿容殊勝,降伏他兵,治四天下,不加鞭杖刀刃不施,行以正法人民安隱。
이시유왕호왈위가,주사천하위전륜성왕,치이정법;자연칠보금륜백상감마명주옥녀지부장신병신,왕유천자용맹다력자용수승,강복타병,치사천하,불가편장도인불시,행이정법인민안은。
왕이 가진 네 대의 수레는 모두 7보로 되었으며, 그 바퀴는 바퀴살이 천 개요, 높이는 32장(丈)이다. 그 수레는 매우 높고 위엄스러운 광명이 웅장하며, 위에서 깃대를 들어 모든 것을 중생에게 보시하게 하고, 음식ㆍ의복ㆍ평상ㆍ수레ㆍ향ㆍ꽃ㆍ등불로 사문과 도인과 빈궁한 사람에게 공양하며, 보시가 끝난 뒤에는 집안의 믿음으로써 나라도 버리고, 왕의 지위도 버리고, 도를 배워 사문이 될 것이다.
王有四車皆七寶成,其輪千輻高三十二丈,其車甚高威光巍巍,在上擧幡令一切布施衆生;飯食衣被牀臥車乘香華燈火,供養沙門道人及貧窮者。惠施訖竟,以家之信棄國捐王,捨家學道行作沙門。
왕유사차개칠보성,기륜천복고삼십이장,기차심고위광외외,재상거번령일절포시중생;반식의피상와차승향화등화,공양사문도인급빈궁자。혜시흘경,이가지신기국연왕,사가학도행작사문。
그때 그 족성자(族姓子)는 도를 사모하기 때문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위없이 깨끗이 닦은 범행(梵行)을 얻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완전히 이루고, 현재에서 저절로 6신통을 이루어, 나고 죽음을 끊고, 할일을 이미 마치고, 명색(名色)의 근본을 밝게 알 것이다.”
時族姓子所以慕道,下其鬚髮身被法衣,獲于無上淨修梵行,究竟佛敎,現在自然成六神通,生死爲斷所作已辦了名色本。”
시족성자소이모도,하기수발신피법의,획우무상정수범행,구경불교,현재자연성륙신통,생사위단소작이판료명색본。”
그때 모임에 있던 어떤 현자 비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제가 미래의 가왕(軻王)이 될 수 있겠습니까? 사천하를 주관하고, 저절로 나타나는 7보와 1천 명의 아들을 가지며, 바른 법으로 다스리고, 널리 일체를 보시하며, 집을 나와 도를 배워 집착이 없는 지혜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爾時,賢者比丘在會中,卽從坐起,偏袒右肩,長跪叉手白世尊曰:“我當來世當爲軻王乎!主四天下,自然七寶而有千子,治以正法廣施一切,出家學道成無著慧耶?”
이시,현자비구재회중,즉종좌기,편단우견,장궤차수백세존왈:“아당래세당위가왕호!주사천하,자연칠보이유천자,치이정법광시일절,출가학도성무저혜야?”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를 꾸짖으면서
“쯧쯧, 어리석은 사람아, 이 생에 도덕을 완전히 이루어야 하거늘, 도리어 나고 죽음에 돌아다니기를 구해 ‘나는 미래에 전륜성왕이 되어 7보를 탐하고, 용맹스러운 1천 명의 아들을 둔 뒤에 도에 들어가겠다.’고 말하는가?”
於是世尊呵詰比丘:“咄愚癡子!當以一生究成道德,而反更求周旋生死,言我來世爲轉輪聖王貪於七寶,千子勇猛然後入道?”
어시세존가힐비구:“돌우치자!당이일생구성도덕,이반경구주선생사,언아래세위전륜성왕탐어칠보,천자용맹연후입도?”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미래 세상에 가(軻)왕이 되어 사천하를 주관하고, 일체를 널리 보시한 뒤에 출가하여 도를 이루리라.”
佛告比丘:“汝當來世得爲軻王主四天下,廣施一切出家成道。”
불고비구:“여당래세득위가왕주사천하,광시일절출가성도。”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세로 늘어나는 미래에 미륵(彌勒)이라는 세존이 있어, 지금의 나처럼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다. 천상 천하의 모든 하늘ㆍ범(梵)ㆍ석(釋)ㆍ사문ㆍ범지들이 다 귀의하고 항복해 도(道)의 가르침을 받을 것이요, 두루 설법해 상ㆍ중ㆍ하를 교화하고, 그 뜻을 잘 분별하며, 범행을 깨끗이 닦고, 도의 교화를 널리 일으키는 것이 지금의 나와 같을 것이다. 그 청정한 가르침은 널리 퍼져 천상 천하가 모두 받들어 배울 것이요, 그 비구의 수는 한량이 없는 수천이 될 것이다.”
佛告比丘:“後來世人,其命增長八萬歲,當有世尊,號曰彌勒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如我今也。天上天下諸天梵釋,沙門梵志,莫不歸伏從受道敎。普說法化上中下,善分別其義淸修梵行,普興道化猶如我今也。其淸淨敎流布,天上天下莫不承受,其比丘衆無央數千。”
불고비구:“후래세인,기명증장팔만세,당유세존,호왈미륵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한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호불、세존,여아금야。천상천하제천범석,사문범지,막불귀복종수도교。보설법화상중하,선분별기의청수범행,보흥도화유여아금야。기청정교류포,천상천하막불승수,기비구중무앙수천。”
그때 현자 미륵이 그 모임에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나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예, 세존이시여, 사람의 목숨이 8만 세가 되는 미래 세상에서 제가 미륵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되어, 지금의 부처님처럼 천상 천하를 교화할 수 있겠습니까?”
爾時,賢者彌勒處其會中,卽從坐起偏袒右肩,長跪叉手前白佛言:“唯然世尊!我當來世人壽八萬歲時,當爲彌勒如來、至眞、等正覺,敎化天上天下,如今佛耶?”
이시,현자미륵처기회중,즉종좌기편단우견,장궤차수전백불언:“유연세존!아당래세인수팔만세시,당위미륵여래、지진、등정각,교화천상천하,여금불야?”
이에 세존께서는 미륵을 찬탄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그대 또한 지금의 나처럼, 유순하고 광대한 사랑을 베풀어 수없고 끝없는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며, 그런 뜻을 내어 미래의 모든 이들을 가르쳐 인도하는 자가 되려고 하는구나. 그대는 미래 세상에 곧 부처가 되어, 미륵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다.”
於是世尊讚彌勒曰:“善哉善哉!乃施柔順廣大之慈,欲救無數無極之衆,乃興斯意,欲爲當來一切唱導,亦如我今也。汝當來世卽當成佛,號曰彌勒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
어시세존찬미륵왈:“선재선재!내시유순광대지자,욕구무수무극지중,내흥사의,욕위당래일절창도,역여아금야。여당래세즉당성불,호왈미륵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한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호불、세존。”
그때 현자 아난은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오라. 미륵 비구에게 주리라.”
於時賢者阿難持扇侍佛,佛告阿難:“取金縷織成衣來,當賜彌勒比丘。”
어시현자아난지선시불,불고아난:“취금루직성의래,당사미륵비구。”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가져다 세존께 바쳤다. 세존께서는 그것을 미륵에게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이 법의를 가지고 여러 대중에게 보시하라. 무슨 까닭인가? 이른바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고, 지극한 덕으로 구제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은 곧 그것을 가지고 대중을 받들었다.
阿難受敎,卽往取奉授世尊。世尊取已便與彌勒,謂彌勒言:“取是法衣以施衆僧。所以者何?謂如來、至眞、等正覺,於世閒人多所饒益,救以至德。”彌勒卽以奉衆僧。
아난수교,즉왕취봉수세존。세존취이편여미륵,위미륵언:“취시법의이시중승。소이자하?위여래、지진、등정각,어세한인다소요익,구이지덕。”미륵즉이봉중승。
이 때 악마 파순(波旬)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 모든 비구들에게 미래 세상을 말한다. 이제 내가 가서 그 교법을 어지럽히리라.’
時魔波旬心自念言:“沙門瞿曇!爲諸比丘講當來世,今我欲往亂其法敎。”
시마파순심자념언:“사문구담!위제비구강당래세,금아욕왕란기법교。”
악마는 곧 세존 앞에 나아가 게송을 읊었다.
魔卽時往於世尊前,以偈頌曰:
마즉시왕어세존전,이게송왈:
내가 생각하건대 그때 사람들
미끈한 몸매에 아름다운 머리결
온갖 보배 영락으로 몸을 꾸미고
머리에는 구슬과 꽃으로 장식하리라.
我想爾時人,아상이시인,
體柔髮姝好,체유발주호,
衆寶瓔珞身,중보영락신,
頭戴珠花飾。두대주화식。
이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악마 파순이 일부러 여기 와서, 도의 가르침을 어지럽히고자 하는구나.”
於是世尊言:“今魔波旬故來到此,欲亂道敎。”
어시세존언:“금마파순고래도차,욕란도교。”
부처님께서는 곧 게송으로 악마에게 대답하셨다.
佛卽報魔,以偈頌曰:
불즉보마,이게송왈:
그때 세상의 모든 인민들
집착이 없고 의심도 끊고
나고 죽는 그물을 없애 버리며
할일 마쳐 구멍도 샘[漏]도 없고
미륵부처님의 가르침에 있어서
모든 범행을 깨끗이 닦으리라.
爾時世人民,이시세인민,
無著狐疑斷,무저호의단,
蠲除生死網,견제생사망,
事辦無穿漏,사판무천루,
於彌勒佛敎,어미륵불교,
淨修於梵行。정수어범행。
이에 하늘 악마는 다시 게송으로 세존께 대답했다.
於是天魔復以偈頌,報世尊言:
어시천마부이게송,보세존언:
내가 생각하건대 그때 사람들
몸에는 무늬가 선명한 옷을 입고
전단향을 몸에 바르며
그 몸과 머리를 장엄하리니
그 성(城) 계두말(鷄頭末)은
곧 가왕이 다스리는 곳이니라.
我想爾時人,아상이시인,
體衣文鮮明,체의문선명,
栴檀以塗身,전단이도신,
莊嚴其身首,장엄기신수,
於城雞頭末,어성계두말,
軻王之治處。가왕지치처。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악마에게 대답하셨다.
於是世尊以偈報魔曰:
어시세존이게보마왈:
그때 사람은 너무도 성실하고
나[我]도 없고 또 받는 것도 없어
보배롭고 기이한 물건 쓰지 않고
마음에는 탐하거나 집착이 없이
미륵 부처의 세상에 있으면서
모든 범행을 깨끗이 닦으리라.
爾時人至誠,이시인지성,
無我無所受,무아무소수,
不用珍異物,불용진이물,
心無所貪著,심무소탐저,
在於彌勒世,재어미륵세,
淸修於梵行。청수어범행。
악마는 또 게송으로 부처님께 대답했다.
魔人以偈復報佛言:
마인이게부보불언:
내가 생각하건대 그때 사람들
보배를 탐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노래와 춤에 능숙하여
북과 거문고 비파만 즐기리니
그들은 계두말이란 성에 사나니
거기는 곧 가왕이 사는 곳.
我想爾時人,아상이시인,
貪寶好飮食,탐보호음식,
便工於歌儛,편공어가무,
但樂鼓琴瑟,단악고금슬,
在於雞頭末,재어계두말,
軻王之所處。가왕지소처。
그때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악마에게 대답하셨다.
時佛以偈復報魔言:
시불이게부보마언:
그 사람들 무극(無極:피안)으로 건너고
그물을 찢어 걸림이 없으며
선정(禪定)을 닦고 그 행은 평등하며
마음은 즐거워 집착 없으리
악마 파순아, 마땅히 알라.
너는 그 죄로 땅 속에 빠지리라.
彼人度無極,피인도무극,
壞網無所拘,괴망무소구,
禪定行平等,선정행평등,
欣然無所著,흔연무소저,
魔波旬當知,마파순당지,
汝以投於地。여이투어지。
그때 악마 파순은 ‘여래는 신성하여, 내가 있는 곳과 흥하고 멸할 것을 알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는 근심하고 불쾌해 하며 부끄러워하면서 떠났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두 기뻐하였다.
爾時魔波旬心自念言:‘如來神聖,已知我所住興滅。’憂愁不樂,羞愧而去。佛說是時,莫不歡喜。
佛說古來世時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이시마파순심자념언:‘여래신성,이지아소주흥멸。’우수불악,수괴이거。불설시시,막불환희。
불설고래세시경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
『불설고래세시경』 1권(ABC, K0670 v19, p.516a01-p.518a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