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비상계엄령을 '계엄령' 운을 맞추어 계몽령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나 봅니다.
계몽(啓蒙)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은 [지식수준이 낮거나 인습에 젖은 사람을 가르쳐서 깨우침]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대강 뜻을 깨우쳤습니다. 모자라는가 싶어 더 깨우치려고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정확히 이 질문을 제목으로 세우고 답을 내놓은 역사적 인물이 있었습니다.
대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입니다.
그는 1784년 한 월간지에 ≪질문에 답함: 계몽이란 무엇인가?≫라는 에세이를 기고합니다.
18세기 계몽주의를 다룰 때 자주 인용되는 글이라고 합니다.
그 글에서 칸트는 단도직입합니다.
계몽이란 인간이 미성숙함(Unmuendigkeit)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라고요.
여기서 서술부는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바꿔서 읽어도 됩니다.
미성숙함은 무능함입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제힘으로는 뭔가를 알지 못하는 무능력입니다.
칸트는 정리합니다. [사페레 아우데(Sapere aude)!]라고요.
"용기를 내어 알려고 하라"라는 이 라틴어 글귀를 칸트는 계몽의 모토로 선언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12.3비상계엄령이 지식수준이 낮거나 인습에 젖은 사람을 가르쳐서 깨우쳤단 애기잖아요.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깨우치려고 그런 뜬금포를 떠트렸단 말인지 묻고 싶네요.
헌법재판소 탄핵심리 법정에 나선 증인들, 참고인, 변호인 또는 대리인 중에서
어느 누가 그런 자격을 갖추었나요?
잘난 척 아는 척하는 이들을 계몽할 시대의 큰 어른은 어디 계시는지 어서 뵙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