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개그우먼 이경실은 결국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이경실이 폭행사건 발생 5일 만에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경실은 14일 오후 4시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 입원실에서 20여분간 KBS 2TV ‘연예가중계’와 인터뷰를 갖고 남편 손광기씨와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제 남남이 될 남편 손씨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경실은 이날 만감이 교차하는 듯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적셨다.
이경실은 먼저 그동안 가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힌 손씨와의 이혼을 공식선언했다. 그녀는 “애 아빠와 앞으로 같이 살지 않을 것”이라며 회한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원수’처럼 지내지는 않을 것이다. 헤어져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실은 이혼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그가 사랑해서 그랬다는데(의심했다는데) 그 사랑이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대학 2학년(20살) 때 만난 이경실이 이제 37살이 됐다”며 “남편이 나를 계속 ‘20살의 이경실’로 보고 ‘37살의 이경실’로 봐주지 않는게 아쉽고 답답했다”고 털어놓았다.
이경실은 남편 손씨가 이번 사건 직후 제3의 남자로 인테리어 사업가 L씨를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녀는 “일 때문에 만난 사람을 오해한다는 게 어이없다”면서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 (L씨와 나에 대한) 오해는 이미 풀렸다”고 밝혔다. 특히 이경실은 “손씨가 체포 전날인 10일 나와 통화하면서 ‘나의 불륜에 대한 오해를 이미 풀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경실은 ‘야구방망이’에 맞아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남편 손씨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그녀는 “애 아빠가 ‘가정폭력범’으로 비쳐지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그건 아니다”며 손씨를 두둔했다. 이경실은 이어 “나는 의처증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의처증은 의사가 진단을 내리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손씨가 부정한 남편이자 아빠로 대중에게 각인되는 것을 염려했다.
이경실은 이번 파문의 최대 피해자로 두 자녀(1남1녀)를 꼽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애 아빠도 무척 힘들어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한 손씨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무엇보다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게 가장 가슴 아프다”면서 “남편과 헤어져도 시댁 식구와의 인연은 끊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경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갈비뼈 골절로 4주,골반 부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인터뷰 동안에도 종종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등 상당히 힘겨워했다. 이 모습은 15일 오후 8시50분 KBS 2TV ‘연예가중계’를 통해 방송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경실은 자신을 걱정해준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앞으로 방송에 복귀하더라도 웃음을 주는 게 직업인 만큼 나를 비난하지 말고,슬픔도 삼키면서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