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창립 66주년이 되는 아동문학소백동인회 새 집행부가 선임되었습니다.
새 집행부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아동문학의 새 지평을 열기로 다짐합니다.
책임감과 관련된 우리말 가운데 ‘안다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안다미’는 다른 사람의 책임을 대신 맡아 지는 것을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스스로 원해서 책임을 맡아 질 때 쓰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의도로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에 주로 쓰입니다.
가령, “비상계엄 실패로 나라가 어지러워졌는데 그 안다미를 야당이 뒤집어썼다.”라고 말할 수 있지요.
이 말을 동사로 활용해서,
여당과 일부 극우 진영에서 “국론분열의 혼란에 대해 일부 세력에게 안다미씌웠다.”로 쓸 수 있습니다.
자기가 져야 할 책임을 남에게 넘기는 것을 ‘안다미씌우다’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안다미’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뜻이 전혀 다른 ‘안다미로’라는 우리말도 있습니다.
‘안다미로’는 “담은 물건이 그 그릇에 넘치도록 많게”라는 뜻으로 쓰이는 부사입니다.
어머니가 밥을 그릇에 넘치도록 담아 주실 때, “밥을 안다미로 담았다.”라고 말하듯이.
이 말은 “밥을 듬뿍 담았다.”라고 할 때의 ‘듬뿍’과도 쓰임이 비슷한 말입니다.
‘안다미로’는 또, “그 사람은 정을 안다미로 가지고 있는 다사로운 분이다.”처럼
다른 곳에서도 폭넓게 활용해서 쓸 수 있습니다.
‘안다미’나 ‘안다미로’와 소리는 비슷하지만 뜻은 다른,
‘안다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럿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남의 말에 꼭 끼어들어서 아는 체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처럼 “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을 순 우리말로 ‘안다니’라고 합니다.
같은 공간 안에, 남들이 말할 때 끼어들어서 무엇이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그 공간의 안다니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스스로 아는 척하고 잘난 체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안다미 씌우지 않고 주변 사람에게 안다미로 인정스러운 사람들이
안다니로 나서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