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주 연중 제28주일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22.1-14)
혼인 예복 어떻게 마련할까
(김재덕 신부 대전교구 천안 원성동성당 주임)
초등부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주일학교 친구들. 하느님 나라는 어떤 곳일까요?
좋은 곳이요. 행복한 곳이요.
신부님이 하느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 말해줄게요.
영원히 묵주기도 하고. 영원히 십자가의 길 기도 하고
영원히 미사 드리며 영원히 교리 배우는 곳이에요.
그러자 한 아이가 하아.......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기쁘지 않은 친구들 있나요? 하자.
아이들은 하나둘씩 손을 들었다.
묵주기도. 미사. 십자가의 길. 하느님 말씀. 성체 조배...
모두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이 아이들처럼. 많은 신앙인들은 하느님 나라를 갈망하면서도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그리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장사하러 가는 것이.
밭에 나가 일 하는 것이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데 어떻게 하느님 나라가 행복한 곳이 될 수 있을까?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나약함을 잘 알고 계신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를 당신 나라로 초대하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초대받은 우리가 적어도 하느님과 영원히 함께하는 것을.
기쁨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생활을 통해 우리가 반드시 마련해야 할 `혼인 예복`은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쁨이다.
하지만 많은 신앙인들은 교우들과 맺는 관계에서 얻는 기쁨.
봉사하면서 얻는 성취감을 신앙생활의 전부로 여기며
진정한 기쁨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이 예복을 마련할 수 있을까?
첫영성체 날. 주일학교 아이 한 명에게 받은 한 통의 편지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신부님! 그동안 저 첫영성체 교리 가르쳐 주셔서 감사해요!
신부님이 강론하실 땐 졸리지도 않고 엄청 재미있고 신나요.
요즘 성당 갈 때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기쁘고 설레요.
하느님 말씀을 듣는 삶은 영적인 기쁨을 얻게 해준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서 입게 될 `혼인 예복`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준다.
미사 때마다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자.
바로 그때 우리 영혼은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배우게 된다.
그 시간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