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홀로 어머니를 기다리는 어머니 집에 가기 위해 전철에 오른다
그 곱고 아름다운 모습 다 버리고
어머니의 삶 주머니에 넣고 자식들 위해 희생한 어머니
수많은 고통을 몸으로 버텨오신 대가가
겨우 요양원 창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는 게 다인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손에 쥔 구형 핸드폰 하나.몸은 볏단처럼 가볍고
귀까지 안 들려 입모양으로 가름하시는 어머니
자식으로서 해드릴 게 없어 죄송해요란 말은 새빨간 거짓이겠지
귀가 어두워지셔 전화를 걸기만 하시고 받지 못하시기에
어머니에게 전화가 오면 장소가 어디든 몇 시이든
목이 터져라 고함쳐야 겨우 들으신다.
어느 날은 내 걱정 말라고 나를 슬프게 하시더니
어느 날은 나를 요양원에 두고 잠이 오냐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내려앉는다
열차가 출발하고 바로 어머니에 전화다
망설임 없이 핸드폰을 연다
"어머니 저예요! 지금 어머니집에 가려고 전철을 탔어요"
옆집 박 씨 할머니. 건넛집 양은가게 아줌마에게도 안부 전하고
"지층 할머니 건강하신지 보고 올게요"
"다시 전화해 주세요 사랑해요 엄마~"
전화 도중에 뒤쪽에서부터 웅성거린다
고함치는 내 목소리에 주위에 사람들이 깜짝 놀라 내 옆을 피하고
멀리 서있는 사람들의 쿡쿡 대는 웃음소리 들린다.
환갑이 넘은 노인에 전화가 우스운가
이런 전화 처음 듣나~~
목젖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킨다
"너희들도 내 나이 돼봐 안 그럴 수 있나"
하지만
전화를 끊고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워 옆칸으로 가려하다
아예 열차에서 내려 다음 열차를 기다린다.
다시 전철을 타고 생각에 잠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걱정 마 너희들에겐 내가 있잖니" 하시던 어머니
그 어렵고 힘든 고생을 온몸으로 버텨오신 어머니...
썰렁한 어머니 집이 보인다.
어머니에 삶이 배어있고 자식들을 키워낸 집
평생을 돌보며 만들어놓은 손바닥 만한 집
명절이면 자식들 모두 모여 왁자지껄 웃음꽃 피워내던 집
방에 주인 없는 꽃들이 피어 어머니에 미소처럼 나를 반긴다.
외로움을 먹고 핀 꽃 향기가 방에 가득 채워있다.
전화 오면 말씀드려야지.
좋아하실 어머니 생각에 절로 기쁘다.
하지만 전화는 오지 않고
한참 후 어머니 집을 나와 전철을 탄 후에 전화가 왔다.
귀성객들로 꽉 찬 만원 전철
전철에서 내려 다음 차로 갈아탈 각오로 고함친다
"어머니~어머니 방에 프리지어 꽃이 피었어요~"
첫댓글 누구나
거처가야 하는
노인들에 이야기
사시는날 까지
온가족 모두 행복하세요
어머니의 고통을
바라 보아야 하는 마음이 너무 아프지요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보내십시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제 부모님을 끝까지 집에서
모시기는 힘든 세상입니다
우리세대도 대부분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겁니다
슬픈 현실앞에 고개를 숙이며 삽니다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보내십시오
글이 참 좋습니다
착한아들이시네요
저는 막내라서 언제나 울엄마에게 아무따나 말했어요 울엄마 좋아하는 굽네치킨 날개와 찹쌀모찌
싸가지고 면회가던 우리집 아래 금강요양원
술한잔 마시고 돌아오던 어떤 날
울엄마가 누워계시던 어두운 2층창가를 바라다보며 울던 기억이 납니다
늘 유언처럼 그러셨어요
아푸지말고 엄마걱정일랑말고 에미랑 좋은데 놀러다니거라
요즘은 머리가 어지러워 놀러 못다녀요
아~ 글쓰는데 눈물난다
나는 이런 스타일 진짜 싫어하는데^^
어떤 기억을 넣고 있느냐에 따라
감성이 좌우되지요
그런데 슬픈 기억은 지워지질 않고
굿 세게 따라 다니지요
좋은기억만 하고싶은데
감사드립니다 몸부림님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보내십시오
글을 읽으니 어머니 생각도 나고,
글 솜씨가 정말 좋은 것 같아서 어느새 댓글을 씁니다.
♪♬ 앞산 노을 질 때까지 호밋자루 벗을 삼아
화전밭 일구시고 흙에 살던 어머니...... ♪~
이 노래가 생각나는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냉정한 현실 속에
어머니가 바라보는 자식은 늘 미안함이지요~
그래도 어머니가 계신 행복만 한 게 없지요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보내십시오
나하고 똑 같은 경우네요,,,
전화를 하면 귀가 어두우셔서
잘 듣지를 못하시고 큰 소리를 내야하니
전화하는 장소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보청기를 해드리려고 해도 관리가 문제라서
해드릴수도 없고요,,,
그저 안타깝기만 하고...
바라만 보며
도움을 드릴 수 없음에 안가워요
휠체어에서 그져 바라만 보시는 어머니가 가여워요
어머니의 현실은 너무 냉혹하네요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보내십시오~
전.. 오래전에 작고하신 어머니 생각만 하면 깊은 회한만 남습니다.
너무 불효만 해서요.
시골바다님 너무 슬퍼 마세요.
어머니께서 다 알고 계실거에요.
글을 읽다보니 마음이 아픔니다.
힘내세요. ㅠ
불어오는 바람을 무슨 수로 막나요
슬픈 현실은 어쩔 수 없네요
감사드려요 홀리님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명절 보내세요~~
현실은 어쩔수 없는 거라요
부부가
생업에 종사 하는데
노환인 부모님을
모실 수가 없지요
그저 애틋하게 지켜 볼 뿐이지요
전에는 코로나19로 면회까지 금지하였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면회가 수월하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감사드려요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십시오~~
가슴이 아프네요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어찌 해드릴 수없어 더욱 그립고 미안한 어머니~ 바다님 마음 다 알지요
모르는 사람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