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러스 게임들의 게임오버 씬이 항상 말하듯,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기 마련입니다. 원문은 시간이 아니라 죽음이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은 소리고, 요점은 새해는 결국엔 어김없이 온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매년 12월만 되면 "내년은 아직 멀었어!"라고 되뇌이며 애써 다음해를 무시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다가오는 2014년을 애써 외면하기 위해 저는 게임에 온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때마침 올해는 정말 쟁쟁한 게임들이 나와주었죠. 10년을 넘은 기다림 끝에 드디어 여신전생 시리즈의 신작이 발매되었고, 초대 세계수의 미궁이 리메이크되기도 했으며, 고전 횡스크롤 던젼액션게임을 부활시킨 바닐라웨어의 신작 드래곤즈 크라운도 나왔습니다. 모두 찬양받아 마땅한 아틀러스의 게임이지요.
특히 진 여신전생 Ⅳ는 일본판 발매일에 한글화 발매 소식이 퍼져 저를 비롯한 전국의 시리즈 팬들을 감동시켰을겁니다. 게임 자체는 기대치보다 못했지만 재미만큼은 기존 시리즈 못지않았고, 때문에 이 기념비적인 한글화는 한국 닌텐도의 신의 한수로 기억될 것입니다. 신세계수의 미궁 역시 정식 한글화가 확정되었고, 드래곤즈 크라운도 완벽 한글화를 거쳐서 발매되었으니 지난해는 참으로 아틀러스의 천국이었습니다.
.......만 사실 작년은 매우 조마조마한 해였죠. 주식회사 인덱스의 분식회계가 들통나면서 파산하는 바람에 자칫하면 아틀러스란 브랜드가 통째로 작살날 뻔 했으니까요. 다행히 세가가 먹어서 브랜드는 이어질 수 있게 되었지만 그때를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합니다. 으으으.
세가 아래로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한글화 여부는 한 층 불확실해졌습니다만, 우리는 모두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상층부에 여신전생 시리즈 팬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내년 발매될 예정인 페르소나 5가 한글화되지 않을 리가 없어요. 한국 닌텐도 역시 페르소나 Q를 한글화해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P4D따위 아무래도 좋습니다. 정사에 포함되는 것 같지만, 춤추는 현역 대입 수험생따위 아무래도 좋아요. 센터시험을 얕보지 마라 이 자식들아.)
뭔가 알 수 없는 중2병 헛소리에서 시작된 글이 작년도 아틀러스 라인업을 한번 흝더니 새해의 소망을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됐네요. 새해 첫날 새벽의 센티멘탈하고 멜랑꼴리한 감성이 폭주를 해버렸습니다. 결론적으론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많이 주워담겠습니다.
..... 아. 덧붙여서 저 위에 제가 2014년을 잊기 위해 한 게임들은 단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습니다. 광팬을 자처하면서도 아틀러스 게임은 좀처럼 완벽 클리어를 하기가 힘드네요. 여신전생 Ⅳ 공략 역시 게임의 진도를 못빼고 있는걸 핑계로 안 쓰고 있습니다........ 하하;; 시작을 한 이상 끝까지 달려야 하는데 말이지요. 공략 쓰겠다고 공식 가이드북까지 질러놓고선 이게 무슨 추태인지. 죄송합니다.
하여 무슨 게임을 하고 있었는가 하면, 포켓몬과 세계수의 미궁 4와 브레이블리 디폴트와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하다가, 요샌 몬헌 4와 루이지 맨션과 레이튼 교수 VS 역전재판과 광신화 팔테나의 거울을 하고 있습지요.
................ 나열하고 보니 정말 많구나. 하하하;;
추신. 이하는 방금 제가 찍어온 일출사진입니다......만 싸구려 스마트폰 카메라와 엉터리 카메라맨의, 부조화로만 가득찬 조합으로 인해 이게 일출인지 일몰인지, 해가 과연 뜨긴 뜬건지조차 의심스런 사진이 나와버렸네요.
첫댓글 31일밤 내내 달려서 일출을 못봤는데(...) 사진으로나마 보게 됐군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