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선물 같은 판타지 소설이 찾아왔다!
쉿! 신비한 반창고의 능력은 우리끼리 비밀
“혹시, 평행우주라는 말 들어 봤어요?”
십 대에게 ‘절친’의 조건은 뭘까? 바로, 공통분모를 가지는 것이다.
《나의 또 다른 이름, 중간 인류》 속 주인공 마리나와 같은 반 친구 이수아, 박지민은 중간 키, 중간 체격, 중간 외모, 중간 가정 형편에 중간 성적까지, 뭐든 딱 ‘중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 친구는 ‘중간 인류’라는 단톡방에서 매일 하루의 일과를 나누며 집, 학교, 학원을 오가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커다란 파스텔 알전구가 켜져 있는 신비로운 가게를 발견한다. 문 앞에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라고 적힌 종이 문구에 이끌려 들어간 가게의 진열장 속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반창고가 가득하다.
중학생 마리나가 반창고를 구경하고 있을 때, 안쪽의 오크나무 문이 열리며 초록색 머리의 꼬마가 나타난다. “평행우주라는 말 들어 봤어요? 한 명은 학원 보내고, 한 명은 놀게 할 수 있어요. 이 반창고만 있다면요.” 마리나는 그 말에 무척 놀란다. “그게 가능해? 정말 여러 명의 나를 만들 수 있어?” 두 사람의 대화가 다 끝나기도 전에, 가게 안으로 또 한 명의 마리나가 들어오는데…. 중학생 소녀 마리나와 성인 마리나는 어떠한 선택을 할까?
임태리 작가는 매력적인 인물 구성과 스피디한 전개로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독자를 평행우주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평행우주 공간에서 만난 중학생 마리나와 성인 마리나, 반창고 가게 꼬마, 엄마 친구 아들인 진호와 삼총사 친구들, 라면가게 아줌마, 견우별의 견우 아저씨 등,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며 유쾌하고 신선한 판타지를 만들어 낸다. 장소의 변환과 시점이 자유자재로 펼쳐지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환상적인 공간에 주인공과 함께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해 주는 스갱 작가의 아름다운 삽화 역시 이 책의 선택 포인트. 이 세상의 팔십 퍼센트를 차지하는 중간 인류를 응원하게 되는 정말 멋진 소설이다.
평범한, 그래서 더 특별한 주인공과 친구들!
십대만의 고민과 꿈 찾기, 열등감, 이성 관계를
유쾌하고 신선하게, 또한 뭉클하게 그려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인물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사건과 입말이 살아 있는 대화 때문에 피식피식 웃게 되고, 가끔은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되어 그동안 포기했던 꿈과 열정이 되살아나 가슴이 몽글거리는 걸 느낀다.
또한 부정적인 목소리 ‘메디오’에게 휘둘리는 주인공 마리나의 모습을 보며 십대들이 처한 고민과 감정, 관계를 이해하게 되며, 너무도 평범해서 특별한 주인공 마리나를 응원하게 된다. 나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부정적인 목소리에 휘둘리기 쉬운 십대 청소년은 물론, 그 아이들의 성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금수저와 흙수저 같은 부모의 능력, 공부와 성적, 등급과 등수로 판단 받는 청소년들의 삭막한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물들이 각자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신뢰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잘 담겨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신의 행동에 솔직한 캐릭터들의 모습과 감정 표현이 너무도 순수해 하나같이 사랑스럽다. 자기 자신이 너무 평범해서 고민인 청소년들에게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각자의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마법의 반창고 같은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열다섯 살 마리나를 통해 ‘내가 원하는 삶과 꿈 찾기’의 흥미진진한 과정을 본다.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재미있다. 읽으며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상처와 슬픔을 감싸 줄 마법의 반창고가 있다면! 너무도 사랑스러운 작품을 세상에 선물해 주어 감사하다.
_《페인트》, 《셰이커》 이희영 작가 추천
당신은 지금 누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나요?
부정적인 ‘메디오’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마세요!
“지금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해 봐요”
주인공 마리나가 새로운 선택을 하려 할 때마다 마음속 부정적인 목소리 ‘메디오’가 고개를 쑥 내밀며 딴지를 건다. “남 일에 오지랖 피우지 말고, 조용히 앉아 있어.” “너 지금 제정신이니? 틀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그만둬. 그건 안전하지 못해.” “너 정도 수준은 널리고 널렸어. 한눈팔지 말고 공부해서 상위 인류로 진입할 생각이나 해.” 정해진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려 해도 질책하는 메디오의 목소리가 들린다.
매번 메디오의 목소리에 휘둘리던 중학생 소녀 마리나는 반창고 가게의 꼬마, 성인 마리나, 남자친구 진호, 가게를 찾아온 손님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던 소녀는 이제 “나도 할 수 있어!”라며 메디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성인 마리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언니, 길을 잃어 본 적이 없는 게 더 우스꽝스러운 일이에요. 늘 아는 길만 다닌다는 말이잖아요. 나, 또 다른 언니를 만났거든요. 언니는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어요. 그러니까 걱정 말고 길을 실컷 잃어 보세요.”
《나의 또 다른 이름, 중간 인류》는 타인이 알려 준 대로 길을 가는 것보다 행복하게 길을 잃어 보는 방법을 알려 주는 멋진 청소년 판타지 소설이다. 중학생으로 구성된 청소년 사전 서평단이 먼저 읽고 공감하며 추천한 책이라 믿고 권할 만하다.
어른들은 먼저 살아 봤다는 이유로 인생을 단정 짓고 아이들을 틀에 맞게 만들어 내려는 듯하다. 그런데 내가 어른이 돼 보니 알겠다. 사실 어른도 인생의 답을 모른다는 것을. 그런 불확실한 어른의 말만 믿고 학창 시절을 무심코 흘려보내지 말았으면 한다. 나는 세상의 팔십 퍼센트를 차지하는 마리나가 메디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소개]
글 임태리
더 재밌고, 더 신나고, 더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종종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고, 늘 다녔던 길에서 벗어나 보기도 하고, 엉뚱한 일에 도전해 보기도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맛』으로 제25회 MBC창작동화 대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마녀 문구점》, 《수상한 캠핑카》, 《바람의 신, 카이》 등 다수의 동화가 있고, 그림책 《나 지금 떨고 있다》, 교육 저서로 《신나는 책 쓰기 수업》(공저), 《초등 주제 일기》(공저) 등이 있습니다.
그림 스갱
마치 로맨스 웹툰 주인공 같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로 일상 속의 설렘이 담긴 일러스트를 그립니다.
[추천사]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열다섯 살 마리나를 통해 ‘내가 원하는 삶과 꿈 찾기’의 흥미진진한 과정을 본다.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재미있다. 읽으며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상처와 슬픔을 감싸 줄 마법의 반창고가 있다면! 너무도 사랑스러운 작품을 세상에 선물해 주어 감사하다. _《페인트》, 《셰이커》 이희영 작가
[본문 중에서]
여러 가지 색깔의 반창고, 마카롱 그림 반창고, 클로버 그림 반창고 등 다양했다. 꺼내서 보려는데 진열장 유리가 열리지 않았다. 진열장 앞에는 열쇠가 채워져 있었다. 나는 반창고를 무슨 보물이라도 대하듯 저렇게 진열해 놨지라고 생각했다. 그때 맞은편의 안쪽 문이 열리더니 꼬마가 나왔다. 초록색 단발머리, 그을린 얼굴은 잘 닦아 윤기가 흐르는 찰토마토 같았다.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꼬마가 의자 하나를 가리켰다.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편해 보이는 등받이 의자였다.
“아, 그냥 지나가다가 들어와 본 거야. 막 나가려고 했어.”
사실 나는 주머니에 돈이 없었다. 슬러시를 사 먹느라 다 써 버렸다. 내가 입구로 가, 막 문을 잡고 밖으로 밀어내려 할 때 등 뒤에서 꼬마가 말했다.
“평행우주라는 말 들어 봤어요? 한 명은 학원에 보내고, 한 명은 놀게 할 수 있어요. 이 반창고만 있다면요.”
꼬마의 말에 놀라 뒤를 돌아봤다. 꼬마는 웃고 있었다.
“너, 방금 뭐랬어? 내가 아까 그 생각했는데……. 정말 그게 가능해?”
_<마리나> 중에서
“어른이 되면 마음과 다르게 몸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져. 싫은데도 고개를 끄덕인다든지, 좋은데도 고개를 가로젓는다든지 말이야.”
나는 놀라 여자를 쳐다봤다. 저 인정머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가 지금 나에게 말을 걸다니 믿기지 않았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아니, 사실은 질문이 아니어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꼬마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양손을 내밀었다. 나는 가방을 나무줄기 가까이에 내려놓고 여자가 먼저 잡기 전에 꼬마의 손을 잡았다. 여자도 몇 번 더 거절하더니 가방을 내려놓고 꼬마의 손을 잡았다. 물에 젖은 꼬마의 손은 부드러웠다. 꼬마는 우리를 모래사장으로 이끌었다. 젖어 있는 하얀 모래가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금세 홀딱 젖었다. 우리는 꼬마의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때마침 바닷가에 있는 스피커에 음악이 흘러나왔다. 여자는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 웃기 시작했다.
“맞아, 마리나! 행복한 순간을 얻으려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해.”
_<빗속에서 춤을> 중에서
“견우 아저씨는? 반창고는?”
꼬마가 손가락을 길게 뻗어 은하수를 가리켰다. 은하수를 이룬 별들은 더 촘촘해져 있었다. 마치 오작교를 만들 듯. 꼬마가 직원에게 확대하라고 하자 화면에 남자가 은하수 다리를 건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진짜 아름다워!”
별들이 각자의 밝기로 빛나고 있었다. 꼬마에게 물었다.
“네 말처럼 별들도 정말 다 일생이 있어?”
“물론이에요. 별들의 삶은 별의 질량에 따라서 달라져요. 질량이 큰 별일수록 더 짧게 살지만 높은 열과 빛을 내며 살다가 크게 폭발하며 죽고, 질량이 작은 별들은 더 오래 살기는 하지만 질량이 큰 별에 비해서 덜 뜨겁고 빛도 덜 내며 살다가 비교적 조용히 최후를 맞게 돼요.”
“신기하다…… 한마디로 짧고 굵게냐, 길고 가늘게냐네. 어떤 게 더 좋을까?”
“더 좋은 건 없어요. 빛나든 덜 빛나든 모두 별이에요.”
“모두 별…….”
“그러니 남의 별이 아닌 나 자신의 별을 보는 일에 집중해야 해요.”
“내 별을 보는 일에?”
꼬마는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가 나를 깊은 어딘가로 데려가는 듯했다.
_<반창고> 중에서
여자는 작게 말했다.
“어른이 되어 보니, 무엇이 되는 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야.”
나는 놀라 되물었다.
“네?”
여자는 미소 지었다. 그 미소가 슬퍼 보였다.
“항상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그게 중요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내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 그게 중요해, 마리나.”
나는 놀라 물었다.
“제 이름을 아셨네요. 꼬마가 말해 줬어요? 언니랑 이름이 똑같아서 놀랐죠? 저도 처음엔 놀랐어요.”
여자는 고개를 돌려 다시 가게를 봤다. 가방에서 패드와 펜을 꺼냈다. 여자는 앱을 실행시키더니 그림을 그렸다. 나는 여자한테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저도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요. 봐도 되죠?”
_<파김치 대전> 중에서
[차례]
마리나
심폐 소생술
CLOSE
빗속에서 춤을
배정 희망서
반창고
파김치 대전
수저 계급론
단체 손님
중간 인류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