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 전.제주도.
엄마의 남매는 5녀1남. 그 중 엄마와 이모 두분이 돌아가시고
서울사시는 외삼촌, 미국의 막내이모, 그리고 제주도의 셋째이모만 생존해 계신다.
몇해 전 제주도이모부께서 별세하시고 이듬해 큰이모가 돌아가시니 제주도 이모의 슬픔이 말도 못하게 큰듯 느껴졌다.
큰이모 장례식장에서 자식들 보다 더 서럽게 우셨다.
그해 가을 이종.외사촌들의 모의가 있었다.
제주도이모를 위로할겸 사촌들이 제주도로 여행을가자는 거였다.
마침 제주도 이모네가 아들들의 도움으로 멋진 이층집도 신축했고, 집들이겸 모이자는 거였다.
난 한참 바쁠때라 우리집대표로 언니가참석하니 못 간다고 일찌감치 말해두었는데, 부산사는 사촌여동생과 제주도 남동생이 번갈아가며 전화로 닦달이다.
하는 수없이 '그럼 한라산가냐?' 그리고 길~~~다란 갈치 요리 먹으러가면 갈께. 새침하게 기선잡은 승자마냥 요구했다. 첨엔 뚱한 반응이더니
무슨 심산인지 간다고 여덟명 가까이 되는 사촌들 중 누가 가도 갈테니 오란다. 미심쩍긴했지만 그들 말대로 여덟명 중 한명은 한라산을 나와함께 가 주겠지? 라는 기대감에 call~~ 을 외치고, 비행기표와 한라산 등반예약을 해두었다.
(한라산은 미리 예약을 해야 입산을 할수있다.)
세명으로 예약했다.
도착해서 그날 저녁은 모두들 반가움에 즐거운 저녁을 보내며 다음날 등산 일정을 의논하자했다. 누가 갈거냐 세명 예약했다고 하니. 모두들 날 달나라 사람취급한다.
욕 까지도 참 찰지고 재밌고 귀엽게하는 부산여동생이 '언니 니 미칬나?. 산엘 뭔다꼬 가는데. 산은 쳐다봐야지 어느 미친사람들이 오른다카드노?.'라며 날 놀린다.
제주도 남동생 조차 '누나 ~기냥 여기서 놉세.'한다.
이모까지 힘들다고 말리신다.
분위기를 보니 아무도 갈만한 사람이 없다.
헐. 남동생 등짝을 후려치고는 내일 한라산 입구까지 델다줘!!!
다음날, 숙취로 비몽사몽인 남동생을 깨워 한라산 입구에 도착,
'나 내려오는 곳에 차 대기시켜~~~.그리고 갈치 먹으러가야해.' 하고 눈 흘기며 못 밖아뒀다.
하는 수없이 또 혼자 등반, 모두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왔다.
시월 하순의 한라산은 바람과 운무, 싸락눈으로 변화무쌍 했다
백록담이나 볼 수있을지.
정상에 도착하니 인증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1키로는 될듯, 기다리던 중 앞에선 20대 커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멋내느라 레깅스에 얇은 바람막이만 입고온 여자가
정상의 세찬바람에 부들부들 떤다.
남자를보니 딱히 벗어서 여자를 보호해 줄 만한 복장도 아니다.
저러다 저체온증 올수있는데... 보다못해 내 배낭에있는 비옷을 꺼내 입으라고 건네줬다. 비옷만 걸쳐도 정상의 세찬 바람을 막아줄수 있으니 한결 나을테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여자는 1분정도지나 새파랬던 입술이 붉게 돌아왔다.다행이다. 기다린지 30 여분. 드디어 앞 줄 커플이 찍을차례. 미리 부탁해뒀다 니들 찍고난 뒤 나 찍어달라고.
인증사진 찍고 내려오는 길, 잠시 쉬며 사진을 보니 이런~ 좀 제대로 찍어주지. 비옷도 빌려줬건만. 얼굴이 안 나왔다. 끙.
오후 네시쯤 관음사로 하산하니 차 두대가 기다리고있다 사촌들이다.
얄미워도 반갑다. 내가 탈 차를보니 일주일도 안된 제주도 동생 새 차다.
흙 묻은 등산화로 타기가 미안해 신발벗고 맨발로탓다.
타면서 커피마시고 갈치요리 먹으러 가자했더니..서로 눈치를 본다.
'왜? 또 뭐? '쎄한 분위기에 눈을 부라리며 물었더니 점심으로 먹었단다.
내가 점심때 쯤은 내려올 줄알았다는 변명을 한다.
'야~~한라산이 무슨 동네 뒷산이냐? '
성질나서 미칠 지경이다. 트렁크에 실은 등산화 꺼내와서 새차바닥에 마구 비벼버리고 싶었다.
다음날은 관광다니느라, 마지막 날은 전날 이모께서 해주신 맛난 저녁을 과하게 먹었던지 체해서 결국 기~~다 랗고 멋진 갈치 요리는 못 먹었다.
등산도. 갈치도 alone.
올해도 제주도에서 모이자는 사촌들의 움직임이있다.
시촌들을 어찌 골려줄지 고민 중이다.
첫댓글 백록담 인증사진 좀 아쉽긴하네요~~
혼자 오르신 과정이 대단하셔요~~
전 눈보라 치던날
성판악에서 진달래밭 오른게 전부입니다~~
다녀와서 감기로 한달고생 했었지요~~
아쉽게도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는 하나밖에 없어요.
계절마다 다양하게 즐길수 밖에.
저도 힘들었어요. 이젠 못 갈것 같아요.
무릎이 예전같지않아서.
감사합니다.
ㅋ 진짜 이쁜 커쇼 얼굴이 안보이네요.
그래도 멋지다.
홀로 한라산 백롭담을 기어이 가서 보다니.
난 두번이나 갔지만 한번은 바람이 너무 불어서 중도 포기.
한번은 백롭담이 목적지가 아니었고
철쭉 보러갔기에 당근 못보고 왔지요.
추석 잘 보내고 있지요?
네 추석 잘 보내셨지요?
백록담은 날씨탓에. 덕이없어서인지 못 봤어요.
내년 봄 철쭉필때 가봤으면 하는데 무릎이 견뎌줄지 걱정이에요.
산 정상에 오르면 춥지요
기온 차이가 나지요
산을 오를때는 비상식량 의복을 갖춰서
가야지요
제주도에만 가면 무조껀 좋터라고요
바다공기가 심신을 편안하게 해줘서 지요
제주도
자주 가셔요
리야님 말씀이 맞아요.
한라산.지리산, 설악산등 고도가높은 산은 여름에도 긴팔 바람막이는 필수로 가져가야해요.
그때 그 여학생은 멋 부리느라 등산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왔더라구요, 어려서 몰라서 그랬던듯..
추석 잘 보내셨지요?
한라산을 혼자 오르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4월에 산악회원들과
올라갔는데 중턱부터 눈이
많이 쌓여있더군요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한라산까지 혼자 갈줄 몰랐습니다.ㅎ
한라산은 정말 정상과 산아래 기온이 다르더라구요.
혹시나해서 패딩가져갔는데. 싸락눈까지 날려서 혼났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라산
만만하지 않아요
10여년전에 마지막으로
올랐다가 고생 좀 했습니다
아~ 백록담
백록담 못 봤어요.
흐린날씨에..
다시 한번 가 보고싶긴 합니다.
남은 휴일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무엇을 해도
엄청 왕창
무조건 멋진
우리 커쇼님~!!!
늘 응원합니다^~^
멋지게 봐주시는거지 사실은 허당입니다.
예쁜 페이지님 응원에 저도 예쁜점 닮아보려는데 잘 되려는지~~
응원 감사합니다.
사촌은 진짜로 가까운 사이지요
부모님들이 형제간 이니.
언니 니 미친나 ??
(부산 version ~~)
네 이종사촌 여동생은 자매가 없어서 돌아가신 이모께서 우리에게 부탁을 했는데~생각해보니 자주 챙겨주지 못했네요. 부산 사투리로 말하는게 정말귀여워요.
감사합니다.
제주도에 몇번 갔어도 젊었을 때도 한라산은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
건강 하심이 참 좋습니다
요즘은 친형제 간도 데면데면 하는 사람들 많은데
사촌지간에 참 우애가 좋으십니다 ~~~~
아참 ~~ ! 기다란 갈치요리는 먹어 봤습니다 ㅎ
갈치 요리 드셨군요.
별로 먹고싶은게 없는 식성인데 유난히 그건 먹고싶더라구요.
한라산 함께 안 가준거보다 더 화났어요.
제주도 남동생이 그렇게 정을 냅니다.
늘 전화해주고..
이모건강하실때 자주 가자고 했는데
사는게 모두들 바쁘니..
감사합니다.
한라산 작년에 등반 했지요
커쇼 님 글을 읽다보니 또 ..또...
제주도 가 급 땡기네요 ㅎ
기다란 갈치 올해 모임 에선 꼭 드시고 오셔요^^
제주도에 이모님이 계시니 든든하시겠어요
관광지 마다 친인척이 한분씩 계셨으면 하는
이기적인 리즈향 이에요ㅎㅎ
♡♡♡~*
혼자되신 이모께서 나이 일흔에 운전면허증 따시더라구요. 이모부안계셔서 불편하니.. 대단하다고 박수쳐드리고..
자주가야하는데.. 저도 글 쓰다보니 급 땡기네요.
내년봄엔 백록담 꼭 보고와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라산 삼년전 남편이랑 가을에 가자 약속 해놓고 아직 가질 못했네요
예약 해야 되나보네요
울 아들넘 아부지와 약속이 무산되었다 했드니 아들이랑 가자 하네요
그런데 이잰 자신이 읍써서...
사촌들이랑 좋은 사이 좋아요...
한라산 정상 코스는 예약을 해야하지만 영실?코스는 중턱쯤 가는 코스인데 예약없이도 갈수있을거에요.
충분히 올라가실 만한 코스이니 한번 다녀오세요.
보기좋게 복수를 ~
가만보니 커쇼님이 아주 적극적이시고 성격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라도 불러주니 좋긴해요.
재미있었고 이모들 중 가장 정이 많고 맘이 넉넉한 분이라 언제든 오라고 하시고.
볼수있을때 자주 봐야죠.
즐거운 고민 중입니다.ㅎ
멎져요. 식구 들 에 함께 사진~~
감사합니다.
자연이다2님도 가족들과 어느 날씨 좋은 가을 날
멋진 사진 한번 찍으세요.
갈치 요리 엄청 비싸더라고 딸이 그러던데 비싼 만킁 맛있었겠지요
맛있었다고 내 앞에서 아무도 말 못 해서 몰라요.ㅎㅎ
내년 봄엔 꼭 먹어봐야겠어요.
운선님 추석 명절 잘 보내셨지요?
강원도에 주말에 비 많이 온다네요.
비 내리고 나면 제대로 가을이 찾아 올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계획을
이루려는 모습은 칭찬받을 만 한데..
때로는 유연한 협력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번에는 사촌들을 어떻게 "골려줄지" 궁금해집니다!
ㅎㅎㅎ
제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시네요.
꺽이지말고 휘었다 펴져야하는데
타고난 성격인지 잘 안됩니다.
많이 노력하고있어요.유연해지려..
뭘로 골려주더라도 추억이 되겠죠.
사랑하는 동생들 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