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딸들이 내게 이런 말을 한다. “아저씨들이 회사에서 상사에게 깨지고 싫은 소리 듣고 힘들게 일하는 것 보니까 너무 안 됐어요. 가족들은 자기 남편이 아버지가 밖에서 저런 대접 받는 걸 알고 있을까?” 나는 이렇게 답했다. “다들 힘들게 일하지. 하지만 밥벌이를 위해서는 할 수 없는거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잖아.”
명문대를 나왔지만 평생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 자기 손으로 돈을 벌어본 적도 없다. 부자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쓰면서 살았다. 정말 비참한 삶이었다. 룸펜이란 말은 그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자식은 옷 장사도 하고 음식 장사도 했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경제사범으로 감방에도 다녀왔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은 아들이 아버지보다 낫다고 얘기한다. 아들은 뭐라도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계문제만 해결되면 직장을 그만 두고 싶어한다. 아무 일하지 않고 세계여행이나 다니고 싶어 한다. 빌딩 하나 사서 임대료나 받으면서 살고 싶어 한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평생 죽을 때까지 일을 놓고 싶지 않다. 일이 있어야 행복하기 때문이다. 자연주의자로 평생을 산 소로는 행복의 조건으로 간소, 자립, 신뢰, 관용을 꼽았다. 나는 그 중에서 자립이란 말을 좋아한다. 특히 경제적 자립이 중요하다.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 자립이 없으면 정신적인 자립도 없다. 부모의 돈으로 살면 부모님의 간섭을 받아들여야 한다. 큰 조직을 위해 일하면 그 조직에 해가 되는 얘기는 할 수 없다. 정치인도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힘으로 돈을 벌어 세금을 내봐야 한다.
우리가 아는 위대한 사람들은 다들 생계를 위한 직업을 가졌다. 그 일만 한 것이 아니고 경제적인 호구책을 가졌다. 스피노자는 유리 닦는 일을 했다. 식물학자 린네는 구두수선공이다. 셰익스피어는 극장경영으로 큰돈을 벌었고 말년은 고향에 호화주택을 마련하고 편안한 은둔생활을 했다. 시인 초서는 군인과 세관원을 거쳐 산림청장을 했다. 시인 밀턴은 시골학교 교사를 거쳐 국회 비서관을 했다. 뉴턴은 유능한 조폐국 장관이었고 경제학자 데이빗 리카도는 런던에서 증권중계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
대선을 앞두고 어떤 후보를 뽑아야 고민이다. 현수막에 나온 정보가 전부다. 억지 웃음을 짓고 만나는 사람 모두와 악수하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들을 구분해야 할까? 나는 그들이 자기 힘으로 밥벌이를 해 왔는지, 세금은 제대로 낸 사람인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힘들게 돈을 번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야 돈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돈 쓰는 것도 조심하게 된다.
동아제약의 강신호 회장은 올해 나이 87이다. 하지만 청년 같은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 분은 사람은 일을 통해 다듬어진다고 주장한다.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나라가 산다. 잘 다듬어진 사람을 의원으로 뽑아야 한다. 그 핵심 중 하나가 일을 해 봤냐는 것이다. 자기 힘으로 돈을 벌어봤느냐는 것이다. 성숙이란 의존적인 인간에서 독립적인 인간으로 변하는 것이다. 부모 탓하는 인간, 사회 탓하는 인간은 미성숙한 사람이다. 우선 스스로 독립적인 사람이어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자신도 독립하지 못한 사람을 정치인으로 뽑으면 그 사회 전체가 미성숙사회로 진입한다.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첫댓글 내일 투표를 강요하기 보다는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뽑기는하겠는데 아무리 잘 뽑을려고해도 거의 비리가 많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하고 그래서
솔직히 너무 하기싫네요..ㅠ 있는것들이 더하다는 말이 있듯이.... 나라가 참
귀중한 한표가 나라를 구합니다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