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하, 안녕하세요. 12일 단국대 실기를 치고 대구에 도착하니 7시네요. 조금 쉬다가 나도 후기를 써야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그냥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자 버렸어요. 오늘 중간고사를 치고 이제 짬이 나서 후기를 쓰네요. 하지만 내가 글을 쓸 자격은 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3일 동안 너무 재밌고 많은 일이 있었고 실기도 치고 여기저기 다닌다고 힘들었죠. 문창과 합격이 간절하지만 저는 제가 문창과에 뽑힌다면 다른 분들한테 많이 미안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조금 있다가 후기에서 알 텐데 저는 글을 2달 반 동안 글공부를 했습니다. 다른 3년 동안 공부한 분들보단 너무 짧은 기간이니까요. 그리고 글로 쓰면 재미있으시겠지만 너무 길어져 요약을 해 드리려 합니다. 글로 쓰신 것이 보고 싶다고 하시면 나중에 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실기 체험 수기 시작합니다.
12일 날 우리 학교 중간고사였음. 시험치고 바로 실기 치러 가야했음! 난 시험이 끝나고 반 친구들의 파이팅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동대구역 근처에서 한진 고속버스를 탔음. 어머니와 내 동생이 마중 나옴. 그들은 내 안위 따윈 신경 안 씀. 그냥 내가 엉뚱하고 어리버리해서 이상한 짓 이나 안 하고 오면 다행이라는 걱정만 함. 왜냐? 다음에 있을 일들을 보면 알 수 있음. 고속버스에도 일이 있었지만 대충 넘어감. 나는 안산버스터미널? 에서 내림. 그 전날 과외 쌤(나는 쌤보고 누나라고 불러요. 누나가 서울예대 문창과 4학년 재학 중이라서 전 친근하게 누나라고 불러요. 이름은 안 말할래요.)이 저녁을 사 준다고 함. 난 우오오오오 하면서 기대했었음. 근데 누나가 서울예대 행사 때문에 못 올 수도 있다 함. 나는 그래요? 하고 실망하고 혼자 밥을 먹으러 돌아다님. 먹고 싶은 게 없어서 나는 버스를 타고 잘 곳을 찾기로 함. 그러다 길을 잃어서 나는 비싼 택시를 타고 찜질방이나 모텔에 아무데나 들어가서 자야지 하고 택시를 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데, 대구에 비해 사람들이 참 불 친절하시더군요.) 그래서 중앙역 건너편에서 내려서 찜질방 찾다가 다이소를 발견함. 다이소에서 내일 서울예대 실기에 쓸 볼펜을 사고 핸드크림과 선크림과 선물박스를 삼. (왜냐하면 소설에 대해 부족했던 저를 위해 2달 반 동안 엄청 열심히 가르쳐 주신 누나가 고마웠거든요. 그리고 누난 제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글쓰기라는 것을 가르쳐줬어요. 2달 반밖에 공부 안한 내가 서울예대에 합격이 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엄청 미안해야 한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합격이 된다면 내가 아닌 다 누나 덕분일거에요.) 다이소에서 나와서 찜질방 가려는데 쌤한테서 전화 옴. 서울예대 축제 끝났어. 그래서 밥을 사 줄 수 있어. 우오오오오옹 개 꿀 ㅋ. 대동 서적에서 기다리래서 대동 서적을 찾아다님. 나는 코앞에 있는 대동 서적을 놔두고 중앙역에서 고려대 병원을 지나 안산 예술의 전당? 거기까지 감. 이제 뭔가 느낌이 오실텐데 난 타고난 길치임. 뒤에서도 나의 길을 잃는 능력에 감탄 하실꺼임. 쌤이 쌤 친구도 데려온다고 했는데, 나 덕분에 둘이서 한 시간동안 나 찾아다님. (으앙 ㅠㅠㅠㅠㅠ 누나 미안해) ㅋ 결국은 만남 이때 스카이프 전화통화로 목소리만 들어오던 쌤을 첨 봄. 너무 친근해서 아무 생각 없이 가서 좋아라함. 별로 어색하지 않음. 그리고 쌤 친구도 대박, 쌤 동기? 친구가 여자셨는데 개 털털하셨음 ㅋㅋㅋ 쨌든 우린 밥을 먹으러 갈려했지만 나의 길 잃음으로 시간이 늦어 식당은 다 닫힘. 그냥 일단 내가 알아본 찜질방으로 가기로 함. 가다가 주로 이야기가 나에 대해 물어보는 식이었음. 두 분이서 나보고 왜 운동을 그만두고 글쓰기를 한 거냐 물음.(저는 고3이 되기 전까진 합기도 사범이었습니다. 킥복싱 1단도 따 놨었고 국가대표 시범단도 하고 있었지만 저는 포기하고 글을 쓰게 됬습니다. 그 이유까지 말하면 길어지니까 알고 싶은 분들은 댓글로 물어보세요.) 그러다가 쌤 친구분이 ㅋㅋㅋ 나한테 싸움을 배우고 싶다고 함. ㅋㅋㅋㅋㅋ 웃으면서 나는 그냥 대충 킥복싱 기본자세를 가르쳐줌. 몇 번 사범이 되고나서 대학생 누나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이 쌤 친구 분은 재능있음 ㅋㅋ 진짜 좋아함 ㅋㅋㅋㅋㅋㅋ 이래서 막 친해졌음. 그러다가 쌤 친구가 쌤 집에서 자고 가라 함. 쌤도 방이 하나 남았다고 학생이 자는데 돈을 쓰는 건 안 좋다며 그러라 함, 나는 건전한 인성교육을 받았었기에 어떻게 남자가 여자 집에서 자냐고 말함. 쌤은 거기에 쌤 친구까지 자러 갈꺼고 거기에 다른 문창과 누나도 같이 산다고 함. 그리고 잘때는 문을 잠가놓으면 된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돈을 안 쓸 수 있어 좋다고 따라 감. 거기서 물냉을 시켜 먹음. 먹고나선 나의 글에 대한 문제점을 듣고 조금 수업을 하다가 난 잠이 와서 혼자 방에 들가서 잠. 거기서 쌤 친구의 술 권유같은 재밌는 일이 많지만 패스하고. 어쨌든 거기서 잠. 아침에 일어나니까 쌤이 아침을 사준다고 나감, 밥을 먹고 내가 서울예대 가보고 싶다고 하니까 쌤이 경안고를 거쳐 서울예대로 감. 쌤이 대학을 가이드해줌. 문창과 건물도 들어가보고 여기저기 쏘다님. ㅋㅋ 전 날 있었던 축제로 토하고 있는 사람도 봄. 다시 집으로 시간 때우다가 실기 치러 감. 경안고까지 쌤이 같이 가줌. 난 긴장을 풀려고 허브티를 빨면서 들어갔는데. 개 뿔, 씨알도 안 먹히고 긴장의 연속. 내가 그 때 노란 니트에 검은 후리스를 입고 있었는데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 지 화장실에 자주 감. 창가 쪽 4번째 자리에 앉아서 반을 둘러보니 남자가 나까지 합쳐서 4명임... 여자가 진짜 많았음. 그리고 사람들도 많고. 내가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암울함. 그러고 책상이 불편해서 앞자리로 이동하니까 실기를 시작함. 주제는 회전문에 3인칭 관찰자 시점, 음악은 달이 뜬 정원이다? 의 문자의 이미지를 차용해 쓰라는 조건이 있음. 와 정신붕괴 스타트. 첫 실기가 무지막지한 난이도라서 땀 흘리면서 침. 난 글을 30분 동안 구상하다가 이건 뭔가 아니다 싶어 (실기 전에 글을 준비해서 주제를 이어맞춰서 친다는 분들이 있던데, 우리 누나는 그렇게 안 가르치고 임기응변을 기르는 식으로 가르쳐요. 그래서 대부분 누나의 과외생들은 전부 뭐가 나오든 잘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주제를 받고 좋은 느낌이 나는 구상을 선택해서 하는 식이라 안 좋은 느낌이 나면 그건 바로 버려요.) 새로 구상을 시작함. 그래서 총 50분을 구상에 씀. 글은 좋은 문장이 있던 것 같지만, 마음이 급해져서 문장이 많이 흔들림. 꽁트는 대충 이런 내용임. 음악회에 가 보는 게 소원인 남자가 있음. 그 남자의 생일 날, 그 남자는 음악회가 열리는 센터의 회전문을 고치는 일을 맡음. 그 남자는 회전문을 고치러 가지만 그곳에서 음악회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에게 안 좋은 시선을 받음. 또 비가 오는 속에서 회전문을 고쳐야 했음. 그는 회전문을 갈려고 무거운 회전문을 혼자 끌고 빗속을 가다가 음악회에서 나오는 아이를 봄. 아이는 우산을 펼쳐 그에게 씌어줌, 그는 먼지와 기름이 묻은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순 없었음. 아이는 수리공이 꿈이었음. 그래서 그는 아이에게 수리공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지? 라고 말함. 아이는 네,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았어요. 아저씨가 문을 고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음악회에 갈 수 없었을 거 아니에요. 그는 말없이 아이를 음악회에 들여보냄. 그는 열린 문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달이 비치는 정원이 아름다운 장면이 보임. 그는 어쩌면 좋은날이라고 말하고 끝남. 마지막 부분에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적어서 문장이 어색했었음. 너무 아쉬웠음. 끝나고 내려가자 쌤이 기다리고 있음. 쌤 은 잘했다며 하지만 나는 너무 아쉬움. 쌤이 다른 과외생을 만나서 밥 먹자고 해서 따라 감. 여기서도 일이 있었지만 넘기고 만나서 밥을 먹음. 실기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과외 생이 누가 시험을 냈는지 맞추길래 내심 놀람. 나는 교수님들도 제대로 모르는 멍청이였음. 나는 다음 날 있을 단국대 실기 때문에 헤어져야 했음. 쌤하고 과외 생이 나를 중앙역까지 데려다 줌. 나는 쌤한테 내일 긴장하지 말라는 소리를 듣고 천안역 행 지상철을 탐. 근데 나의 길치는 멈추지 않음. 길잃고 나는 혼자 난리나서 사람들한테 묻고 쌤한테 전화해서 겨우 밤에 천안역에 도착함.
오늘은 이만 끝낼게요. 단국대 실기 보러 간 수기는 내일 올려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어제 단대 시험이 끝났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또 어떤 과정을 거쳐서 ㅋㅋ 시험장에 가셨는지 궁금하네요. 하나의 여행 후기를 보는 것 같아요. 회전 문을 그렇게 사용할 수도 있었군요. 귀한 후기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셨으면 좋겠어요~!
잘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후기 쓸때 조금 경박하게 쓴 느낌이 없지 않아서 죄송했는데 ㅎㅎ
시제의 이미지가 제대로 차용된거같아요! 단대수기도 기다리겠습니다ㅎㅎ
칭찬 받을 정도로 쓰진 못했는데 그래도 감사합니다^^
재미있게읽었습니다 저도 서예대보고왔는데 ㅎㅎ 뭔ㄱ가 감동적인이야기로 쓰신거같아요 저도 준비기간이 님이랑비슷 퓨ㅠㅠ 열심히하시는거같고 좋은스승을 두신거같아요 !!ㅂ좋은결과있으시길
저도 좋은 결과가 있다면 님도 좋은 결과과 있으실 거에요. 우리 다 같이 힘 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