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는 모발 수의 증가
최근 탈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탈모 증상을 상담하기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탈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상적인 모발의 생리를 알아야한다. 사람의 모발을 자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계속 자라게 될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해외토픽에 나오는 모발 길이가 수 미터씩 되는 사람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서 일반인이 모발을 자르지 않는다고 해서 모발을 그렇게 길게 기를 수는 없다.
모발은 자르지 않아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히 빠지게 되고 그 자리에서 새로운 모발이 올라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모발주기라고 하는데 각각의 모발은 3~6년 동안 자라고 이후 3개월에 걸쳐 성장이 멈추고 빠지게 된다. 이 기간을 각각 성장기와 휴지기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모발이 한 달에 1센티미터 자라므로 성장기의 기간을 고려하면 모발은 36~72센티미터 정도 자란 후에는 빠지게 된다.
탈모증이 의심될 때 집에서 손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이 하루 동안 빠지는 모발 수를 세어보는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머리를 감는다. 이 때 머리를 감는 동안 빠진 모발은 버리고 이후에 빠지는 모발을 모두 모은다. 머리를 말리고 빗는 동안 빠진 모발, 옷이나 베게에 떨어진 모발 등을 전부 모은다. 다음 날 전날과 같은 시간에 머리를 감고 이 때 빠진 모발까지 모으면 하루 동안 빠진 모발을 다 모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모은 모발의 수를 세는 데 단 부러진 모발은 포함시키지 않아야 한다. 모발의 끝을 확대경으로 보면 부러진 것인지 빠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3번 정도 반복해서 평균을 내어본다. 이렇게 측정한 하루 탈모수가 50개 이하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100개 이상이면 비정상적인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스트레스 영양결핍 등 원인
혈액검사로 철분상태 ‘확인’
모든 탈모증에서 하루에 빠지는 모발 수가 증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탈모증인 남성형 탈모증의 경우 성인 남성의 이마와 정수리에 있는 모발이 서서히 가늘어지고, 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모발이 많이 빠져서라기보다는 빠진 후에 새로운 모발이 정상적으로 올라오지 않아서 모발 수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 탈모양은 정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에 빠지는 모발 수가 증가하는 탈모증에는 대표적으로 휴지기 탈모증이 있다. 어떤 요인에 의해 성장기에 있던 모발이 정상적인 성장기 기간을 유지하지 못하고 휴지기로 진행하게 되면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빠지는 모발 수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휴지기 탈모증이라 하며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휴지기 탈모증의 원인에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내분비 질환, 영양 결핍 및 약물 등이 있다. 수술, 사고, 중증 급만성 질환, 과로 등의 육체적 스트레스와 가족의 사망, 실직, 가족 간의 불화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탈모를 유발한다. 갑상선 기능의 저하 혹은 항진, 무리한 다이어트에 의한 영양 결핍도 모발을 빠지게 한다. 영양 성분 중 특히 철분이 탈모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휴지기 탈모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혈액 검사를 통해 철분 수치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이 되는 요인이 발생하고 1~3개월이 경과한 후에 시작되는데 이는 성장기 상태에 있던 모발이 휴지기로 진행되어 빠지기까지 그와 같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흔히 관찰되는 ‘출산 후 탈모’도 휴지기 탈모증에 포함된다. 임신 중에는 휴지기가 되어 빠져야할 모발이 호르몬의 영향에 의해 계속 성장기로 남아있어 성장기 모발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는데 출산 후 1~3개월이 지나면서 한꺼번에 많은 모발이 휴지기로 진행되어 빠지게 되는 것이다.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이 제거되면 수개월에 걸쳐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빠지는 모발 수가 감소하게 되며 모발 밀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6~12개월 정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