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
침막 송년회가 마지막 주말과 휴일에 백야 자연휴양림에서 있었다.
허화백님과 기탁형님, 상욱형, 재서누나 등등 30여명이 휴양림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일요일에는 임도를 걸으며 행사를 마무리 했다.
12월 29일 저녁에는 1월 3일이 생일인 우영이 생일 파티를 조촐하게 가족들과 했다.
건영이가 말일날 기숙학원에 들어가게되어 일찍 생일 파티를 한 것이다.
2015년 양띠해가 밝았다.
정래가족과 함께 백야리 임도 옆에서 야영을 한 후,
애기봉 3거리의 정자로 일출맞이를 갔다. 붉게 떠오르는 새 해를 보며 빌었다.
"2015년 한 해도 즐거운 일만 가들하길..."
1월 3일(토). 신년 첫 산행을 수레의산으로 갔다. 혼자서다. 경사면 눈쌓인 곳에서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반갑다.
1월 6일. 건영이가 청원고에 합격하고 나서 기숙사와 반 배치를 위한 시험을 치른 날이다.
시험 보러 들어가는 건영이의 축 처진 어깨가 안쓰러웠다. 이날 바람은 엄청나게 차가웠다.
중앙공원을 출발해서 목령산까지 걸었다. 목령산 정상 정자 아래 벤치에 앉아 찬바람을 맞으면서 건영이에게 카톡을 썼다. 아주 긴 편지를 썼다. 결과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평소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편지의 효과는 12월 중 우영이의 뜻하지 않은 폭탄 선언 때도 효과를 본 적이 있었다.
방학이 시작되기 직 전,
6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사하는 표를 가지고 온 우영이에게 장래희망과 꿈이 무엇이냐고 묻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학교 다니기 싫다"는 답과 함께.
비상이 걸렸다. 1시간이 넘게 우영이와 얘기를 하다가 우영이가 잘하는 것이 만들기라는 것을 장래희망에 적어 넣고, 아이 방에 있는 컴퓨터를 치웠다. 전화기도 압수했다. 컴퓨터가 치워진 우영이 책상은 쓰레기장의 축소판 같았다.
다음날 학교에 가는 아이의 축처진 어깨와 숙인 고개는 컴퓨터와 전화기를 빼앗긴 이시대 청소년의 좌절감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모습 그것이었다. 이날 점심 때 잠깐 집에 와서 아이의 컴퓨터를 거실 가운데 내 놓으며 깨끗하게 닦았다. 그리고는 A4 한 장 가득 손편지를 썼다. 책상 깨끗하게 정리정돈, 청소 한 후에 컴퓨터 연결 형하고 해 놓고, 앞으로는 깨끗하게 책상 관리하면서 쓰라고 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사람한다'는 말도 처음 써 봤다. 그 효과는 저녁 퇴근 전에 바로 나타났다. 활기찬 우영이의 카톡과 메세지. 퇴근 후 집에 가자마자 아침과 정 반대로 웃음기 가득한 우영이의 얼굴에 하룻동안의 속앓이가 봄 날 눈 녹듯이 확~~~풀렸다.
우영이의 일이 있은 후로 건영이와 우영이는 물론 어떤 일이든 손편지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장문의 톡을 쓰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다. 30일이면 건영이의 두번째 배치고사가 있는 날이다. 그날은 지난 6일보다 부담이 덜 한 건영이 모습이 보고 싶다. 공부로부터 자유로울 이 시대의 아이들은 과연 가능하지 않은게 현실인가.
2015년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건영이와 초등학교 6학년으로 올라가는 우영이 공부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건강하게 커 갔으면 하는게 가장 큰 바람이다.
2015년 우리 가족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