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산행으로 조금은 피곤한듯한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오늘은 또 국향대전 행사 주차장 근무를 해야했기에 일찍 서둘러 출근했다..8시...
싸인하고 5천원짜리 식권하나 받고...
담당 주차장에서 직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오늘은 사람들이 얼마나올까..
어제는 엄청났다는데 좋기도하고 징하기도 하고....
눈에 뭐가 들어갔나?? 오른쪽 눈이 어른거리면서 이물감이 들었다..
살째기 눈을 비벼도 보고 화장지로 닦아도 보고..그래도 영~
화장실에 가서 눈에 뭐가 있나??하고 들여다 봤더니..
옴마나..세상에...
오른쪽 눈의 동공이 엄청 확장되었당~..이게 뭔일이래...잉??
눈을 깜박여봐도 보이긴 잘헌디...검정동공이 눈동자만하다...
축제장에 근무하는 의사샘께 물었따...잘모르겠단다...안과는 전혀..
읍내 병원의 응급실에 담당의사한테 상담을 했더니 동공이 빛의 밝기에 변화가없다면,
시신경에 문제가 있는거 같다고..신경외과나 안과나..되도록이면 같이 있는 대학병원으로 가는게 좋것다고..
아~~ 이런 십장생..
뭔일이다냐...일단 겁부터 덜컥났다..설마 실명???
이런..입방정..함서 내 사주엔 건강하게 칠십은 넘기것다고 했는디...아니것제..
다행히 약간은 오지랍이 넓은 고마운 직원이 서둘러서 병원가자며 자기차로 가자고 하길래
따라서 전대병원 응급실에 도착...
응급실 인턴인지...혈압체크하고 눈을 까뒤집어보며
"혹 안약 느셨나요?"
"아니요"
"글믄 새로운음식 뭐 드셨나요??"
"그런거 없는데여..."
잠깐 기다리세여..함서 간것이 한시간여...
드뎌 안과진료를 받는다.
레지던트인지 전문의인지 알수는없었지만,안과 샘도 똑같은 질문을 한다.
혹,약드신거 있으신가요...안약느셨나요...다치셨나요..혹 음식은...
아뇨..아뇨..아뇨...
"저..어제 배타느라 기미테 붙였었는데여? 것도 상관있나여??"
"그거랑은 상관없습니다."
"네..."
그럼서 눈을 까뒤집어보고 이리봐라 저리봐라 손가락을 쳐들어보며 이것이 몇개로 보이냐..
한참을 하더니..고개를 갸웃거리며, 안과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거 같다며,
신경외과샘을 만나보란다..
혹여 뇌에 조그마한 종양이 있어 그것이 신경을 누르고 있을수도 있다고..
멋이??? 뇌종양?? 겁이 좀...
다시 응급실로 올라와 기다린다..마냥...
베드도 빈것이 없어 플라스틱 간이 의자에 앉아 머리뒤 유리창에 이름표 붙이고 앉아서...
또 한시간여를 기다려 신경외과 샘이 나타나더니
씨티를 찍어봐야것단다..혹 시신경에 문제가 있을수있으니...
그러더니 피 뽑아가고 링거꼽고 또 기다림..
씨티 찍고 또 한참을 기다림..아 이거 이러다 기다리다 병나서 죽겄네...
한참을 지나더니 신경외과 샘이 나타나더니 씨티엔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며
혈관조형술을 해보자고 한다...미티..미티...
이번엔 동맥류가 의심스럽다며..혈관조형술 씨티를 또 찍으란다..
그래서 또 통속에 들어가 이상야릇한 느낌의 조형제를 맞고 씨티를 찍었당~>>>
그러고는 또 기다리고 기다리고...고기다리 내다리..기다림..
그사이 많은 생각들이 오고갔다..
뇌종양..뇌혈관종...동맥류...뭐든지 수술을 하게되면 머리깍고 해야되는겨???
참..내..어쩌다가..내 신세야...함서 서글픔..허전함..등등등..
두어시간을 기다린 끝에 신경외과샘이 드뎌 나타났다...
근데 이번에도 뚜렷한 결과는 없단다...자기가 봐서는 아무런 이상을 못찾았다고 교수님과
상의를 해보겠다고..그런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MRI를 찍어야 한단다..
아이고...갈수록 태산이네...이때가 6시쯤...
그럼 MRI를 찍고 기다릴테니 먼저 찍자고 해 찍으러 갔는데...
내 생전에 그런 경험은 처음이다..
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귓구멍을 틀어막고 귀마개를 씌우더니 한 삼십여분 걸리니 마음차분하게 먹고
있으란다..그대신 절대!!! 움직이면 안된다고...
그러면서 통속으로 나를 밀어넣고는 드릴돌아가는 소리 망치두두리는 소리 유리창긁히는소리...
별 이상한소리들이 들리며 쌩 고문을 시켯다..이러다 검사받다가 지레..죽것당...
좌우당간 고문받듯이 MRI를 찍고 나와서 시간이 넘 늦어 직원은 들어가라고 할려고
오빠를 불렀다..웬만하면 걱정할까봐 안알리려고 했는데 어쩔수없어서....
밤 8시 30분쯤에 오빠가 왔다..올케랑...
같이온 올케언니가 그런다.
"나도 예전에 동공이 확장되서 병원간적이 있는데..그거 기미테 붇여서 그렇게 된거래.."
"멋이여???진짜로??? 나도 어제 기미테 붙였었는디??"
울오빠 올케 이구동성으로 그럽다..
"글믄 기미테 때문이구만!!!!"
"아니..내가 안과의사한테 말했는데?? 기미테 붙였다고..근디 그것하고는 아무 상관없다고 했는데??"
이런 황당할때가...그 고문같던 MRI까지 찍은마당에 인자사 기미테 때문이라니...
신경외과샘을 찾아 물었따!
"샘 혹 기미테 땜시 이럴수있다요??"그랬더니
그 샘 맞어!! 하는 표정으로 그럴수있다고 기미테 붙였냐고..그럼 왜 말안했냐고..한다..
"물어보지도 않엇잖어요!!! 글고 내가 안과샘한테 말했는데 아무상관없다고 하던디요??"
안과샘들은 암것도 모른단다..눈 빼고는...신경에 대해선 모른다고...
글면서 CT,MRI아무문제가 없는걸로 봐서 아마도 기미테 때문인것 같단다..
기미테 성분이 부교감신경을 마취시켜 멀미를 안하게 하는데 그 성분이 눈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동공이 커질수 있고 피부도 마취된것처럼 느끼게 한단다...
이런 신발끈...십장생...된장...
글믄 그까이것 기미테 땜시 하루종일 응급실에서 시달리며, 시티찌고 엠알이 찍고..
아이고매...아이고매...못살어..
그때사 생각났따...오메 오매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것이여~..
그래도 오빠랑은 큰병아니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큰 경험했다고 하는데...
안심이 되기도 하면서 억울하기고 하면서...
이제사 집에 가도 좋다고 한다..일주일정도 지켜보고 동공이 작아지지않음 그때 다시 오라고...
이래 저래 계산서를 보니 병원비가 얼마나 나왔냐고???
1,226,462원...
그나마 다행인것은 그래도 다 보험처리를 해줘서 본인부담금은 564,859원...
...
이런 황당하고 긴~긴 하루를 보내느라 몸과 마음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울님들 행여나 기미테 붙이더래도 절대 손으로 만지고 눈을 만지거나 피부에 접촉되지 않도록 하십시요..
제가 큰돈들여 생체실험한 결과입니다.
지금은 아직도 동공이 작아지진않아서 거리감각이 약간은 둔하지만,
그래도 어제의 충격에서 벗어나 활기찬 하루를 보내볼려고 노력중입니다^^
첫댓글 글이 무쟈게 재미있슴돠 오빠 올케 운운하시는 것을 보니 여인이 쓰신 글 같으니 열열이님이 쓰신 것 같지는 않고 뉘신지 정말 재미나게 쓰셨군요. 그래요 기미테에는 스코폴라민 이란 성분 때문에 이것을 만진 후 손으로 눈을 만지게 되면 동공이 산 된답니다. 그것도 모르고 벌어진 헤프닝이군요. 안과의사가 기미테의 동공산에 대해 모른다니 안과의사 자격이 의심스럽습니다.
네 맞읍니다 제가 총무로있는 산악회 여성총무님한테 생긴일입니다 저같으면 병원비 못낸다고 누어버렸을건디
요즈음 의사선상님들이 약도 자기전공과목이외에는 알지 못합니다 ㅎㅎㅎ
글 솜씨가 상당한데요 재밋게 잘 밧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