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빚은 예술섬, 십이동파도
무장공비에 의한 주민 북송으로 무인도화
십이동파도 해역에서 12세기초 청자 운반 침몰선 발견되기도
십이동파도는 군산 외항에서 서쪽으로 약 38km지점에 위치해 있다. 일명 동바루라고도 불리우는 섬으로 1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의 형상이 파도치는 모습과 같다 해서 십이동파도라고 부른다. 옥도면 연도로부터 남서쪽으로 21 km, 옥도면 말도로부터 북서쪽으로 17 km 떨어져 있다.
십이동파도는 1960년대초까지만 해도 사람이 사는 유인도였는데 북한 무장공비에 의해 주민들이 북으로 압송되는 바람에 그후 무인도가 되었다고 한다.
십이동파도의 본섬격인 등대섬은 12개의 섬 중에 가장 큰 섬으로 해안절벽 경관이 빼어나다. 깎아지른 듯한 암벽은 보는 이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대부분의 무인도는 사람이 살지않아 길이 없거나 유인도일 때 다니던 길도 풀섶으로 덮혀있어 길을 찾기가 어려운 게 일반적인데, 등대섬은 무인등대이긴 하지만 등대가 있어 다행히 진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트레킹 코스는 선착장에서 등대까지, 그리고 갈라진 바위능선을 따라 오르고 내린다. 섬이 별로 크지않아 여유 있게 왕복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있는 곳이 선착장이다. 특별히 선착장 시설이 있는 건 아니다.
다이아몬드바위해안에 올라서면 우측으로 우람한 협곡이 보이고 등대능선 오르는 길이 시야에 들어온다.
갯수를 헤아리기도 힘든 시멘트계단이 이어진다. 불과 10여분 만 오르면 등대에 이른다.
십이동파도는 무장공비에 의한 주민 북송으로 무인도화됐다고 한다. 참으로 아픈 역사를 지닌 섬이다.
등대능선에 서면 사방이 망망대해로 펼쳐지면서 십이동파도의 다른 작은 섬들이 그림같이 한 눈에 들어온다.
등대섬의 웅장한 바위절벽과 비취색 바다 그리고 바다 위에 옹기종기 떠 있는 작은 바위섬들. 병풍도, 북도, 땅콩여, 사자섬, 쌍섬, 위아래쌍여, 똥섬, 흑도, 소금도, 벌린여, 덜컥바위 등등,
누가 지었는지 이름도 다양하고 재미있다.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특히 등대섬 북쪽으로 뻗어나간 병풍도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십이동파도는 2008년 10월 환경부에 의해 특정도서로 지정됐다. ‘특정도서’는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자연생태계·지형·지질·자연환경이 우수한 무인도를 보전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이다. 특정도서 제1호는 2000년 9월에 지정된 독도다.
특정도서 지정에 따라 이들 섬에는 건물 신증축, 야생동식물 포획과 채취가 금지된다. 십이동파도는 멸종위기종 1급인 매를 비롯하여 가마우지가 서식하고, 팽나무, 후박나무, 사철나무 군락지이며 다양한 새와 해조류가 번식하고 있다. 또한 넓은 면적의 해식애가 발달됐다.
십이동파도는 갯바위낚시의 메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낚시섬이기도 하다. 감성돔, 농어, 우럭, 문어, 광어, 갑오징어 등이 잘 잡혀서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십이동파도에 관해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온통 낚시얘기 뿐이다.
이곳에서는 루어낚시가 대세이다. 루어 낚시는 지렁이 등 날 미끼가 아닌 인조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를 말한다. 릴 낚시로 루어를 멀리 던진 후 릴을 감으면서 루어를 헤엄치듯 움직여 고기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십이동파도 인근해역에서는 1970년대부터 해저 유물을 발견하였다는 신고가 20여 건을 넘어 2003년부터 본격적인 해저 유물 조사가 이루어졌다. 당시 발견된 해저 유적은 선체 조각 14점, 도자기, 철제 솥, 청동 숟가락 등 8,743점이다.
십이동파도 근해에서 발견된 침몰선은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개경(현재 북한의 개성)으로 이동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며, 인양된 청자의 생산 시기는 11세기 말에서 12세기 초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전통 한선과 항로, 선상 생활을 비롯한 청자의 변천과 생산 유통 과정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를 얻게 되었다.(글,사진/임윤식)
*십이동파도 가는 방법은...
십이동파도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낚싯배로 만 갈 수 있다. 말도나 방축도에서는 배로 30분 정도 걸린다. 방축도 뒷장불 전망대에서도 십이동파도가 희미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