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민주화 열기가 뜨겁다. 2010년 12월 17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중 혁명은 불과 2개 월 여 만에 중동의 거의 모든 지역으로 번져 나가고 있으며 튀니지와 이집트 두 개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혁명 시작 28일 만에 23년 지속된 독재정권인 튀니지의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사임했고, 30년 지속된 이집트의 무바라크 독재정권은 혁명 시작 불과 18일 만인 2월 11일 무너지고 말았다. 현재 치열하게 진행 중인 리비아의 민중 혁명은 42년 동안의 리비아를 철권 통치해 온 독재자 가다피의 광기와 살인적 저항에 부딪혀 내란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동에서 부는 민주화 혁명의 열기는 중동에만 한정 되지 않을 것이며 아시아의 독재정권인 중국과 북한 정권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번 중동에서 부는 민주혁명을 자스민 혁명이라고 부르는데 혁명의 진앙지인 튀니지에 제일 흔한 꽃의 이름이며 귀족이나 부자가 아닌 평범한 시민을 상징하는 꽃이라고 한다. 이번 혁명의 원인 역시 과거 역사적 혁명들의 원인과 별 반 다르지 않다. “빵과 자유” 가 혁명의 원인이었다. 독재자들은 시민들에게 빵을 주지도 않았고 자유는 더더욱 주지 않았다. 중동의 독재자들 일부는 빵과 자유를 줄 수 없는 이유를 자신들의 무능 보다는 강대국의 횡포로 몰아갔다.
리비아의 가다피 같은 독재자는 ‘미국의 제국주의 때문에 중동의 시민들이 궁핍’ 하다고 선전했다. 자신은 반미 항전의 최선봉에 서 있는 투사라고 묘사했다. 반미 투쟁중에 민주주의의 희생은 불가피 하다고 억지 부렸다. 대한민국의 좌익들도 가다피를 영웅이나 되는 것처럼 칭송했다. 우리나라의 반미, 종북 주의 좌익들은 가다피를 리비아를 미국으로 해방 시킨 위대한 지도자라고 묘사했다. 이들에게 가다피는 중동판 김정일 이었다. 자신의 정치 권력에 도전하는 자국 국민들을 전투기로 폭격하고, 나라가 먹고사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석유 시설마저 불태우고 있는 가다피와 수백만 국민이 굶어죽는데도 자신은 철갑 상어알 요리를 즐기는 김정일을 칭송해 마지않는 대한민국의 좌익들은 중동의 민주혁명을 어떻게 해석할까?
9.11 직후 서방의 많은 전문가들 역시 테러리즘을 중동의 가난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분노를 미국을 향해 분출 하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다. 세계의 모든 불행한 일들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의 상투적인 설명방식이다. 이들은 아마도 중동 혁명의 배후 에는 미국이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들먹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중동의 혁명을 통해 중동의 젊은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들이 원할 때 갈아치울 수 있는 (민주주의) 정부, 만연하는 부패의 종식, 그리고 직업’ 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보고 있다. 이번 자스민 혁명에는 반미주의도 반 이스라엘주의도 없다. 중동의 시민들이 적으로 생각하는 대상은 미국이 아니라 수 십 년 철권통치를 자행해 오고 있는 자기 나라의 무능하고 부패하고 악랄한 독재자들인 것이다. 이집트의 한 청년은 “좋아하지 않는 지도자를 바꿀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면, 나는 누가 이집트를 지배하던 별로 개의치 않는다.” 고 말한다. 이라크의 한 청년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인공위성 TV를 보며 미국은 매 4년마다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데 우리는 왜 그렇지 못한가를 묻게 됩니다.” 고 말했다.
아랍 청년들이 이 같은 민주주의적 저항을 하도록 한 배경은 물론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 초래한 세상이다. 아랍청년들은 인테넷을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알기 시작 했으며 자신들을 불행하게 만든 원흉이 다름 아닌 벤알리, 무바라크, 카다피 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자들은 국민들이 굶거나 말거나 자신들의 부귀 영화만을 추구했다. 튀니지 대통령 벤 알리의 재산은 9조원이 넘는다 하며, 자신보고 물러나라고 절규하는 시민들을 전투기로 폭격하기까지 하며 자신의 권좌를 지키려는 가다피의 재산은 무려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된다고 한다.
중동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대규모의 민주혁명은 국제정치에도 큰 충격과 불안정을 불러 올 것이다. 기왕의 세력균형이 급격히 변동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중동에서의 정세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석유가격이 오른다는 사실을 우려하는 나라들 도 있고 중국이나 북한처럼 민주화의 바람이 자국에게 불어올지 모른다는 사실에 전전긍긍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를 이끌고 있는 패권국인 미국은 중동의 사태를 어떻게 생각할까? 물론 미국은 중동의 사태가 미국의 세계 지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손익 계산 해 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을 지지했던 독재자들이 붕괴 되는 것에 불안을 느낄지도 모른다. 1970년대 후반 친미 정권이던 이란의 팔레비정권이 무너진 후 들어선 극단적 반미 정권인 호메이니의 신정 주의체제는 미국의 악몽이었다.
그러나 작금의 중동 민주화 바람은 장기적으로 미국에게 대단히 유리한 바람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세계의 나라들에게 미국이 주도하는 이데올로기를 내걸고 그 이데올로기를 따르라고 종요하는 패권국이다. 미국이 내건 이데올로기는 “자유(freedom)” “민주(democracy)” “평화(peace)” 다. 이상 세 가지는 지구인 65억이 모두 동의하는 좋은 생각이다. 미국은 냉전 시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진영을 자유진영이라고 명명하고 이들을 지지했다. 미국은 냉전시대 동안 소련과 싸우느라 할 수 없이 지원했던 반공 독재 정권들도 냉전이 종식 된 후 대부분 민주화 시켰다.
이제 마지막 남은 중동독재국가들이 민주화 혁명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은 이들이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발전을 이룩하는것을 지원할 것이다. 특히 미국은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중국과 북한으로 흘러들어갈 것을 기대할 것이며 이를 위해 노력 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하지 않는다.’ 는 ‘민주적 평화론’(Democratic Peace Theory) 을 철석 같이 믿고 있는 미국의 지도자들은 세계 모든 국가들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희구한다.
천안함 사건, 김정은 권력 승계, 연평도 포격 사건 등에서 중국과 북한의 황당무계한 태도를 익히 보아온 대한민국 국민들 또한 한반도 문제는 중국과 북한의 민주화를 통해서 더 잘 해결 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