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녀석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 벗을 틈도 주지않고 산책가자고 하니 태균이는 먼저 산책길로 가버리고, 준이는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살짝 고개를 가로저으며 몸을 뻗대려고 하지만 제가 뜻을 굽히지 않자 순순히 일어나 줍니다. 요새 정말 많이 착해지고 반항기가 팍 사그러들어 다행입니다.
경기약인 데파코트 복용일자가 길어지니 그 효과가 최적치에 이르는 시기에 다달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안심하지말고 더 잘 다스려야 합니다. 세인트존스워트보다 훨씬 강력한 정신과 약물 SSRI 투여도 아주 잘 한 선택 같습니다.
어제 일기에서 쓴 것처럼, 세로토닌이 강력히 생성되도록 해주고 (5htp 200ml까지 증량) 크게 활성화되도록 (SSRI 역할) 보충제와 딱 제때 필요한 정신과약물을 잘 조화시키니 준이도 훨씬 편해지는 듯 얼굴표정하며 행동이 확연히 좋아보입니다. 전두엽 뇌신경 활성화는 역시 세로토닌이 최고입니다.
아이들이 없는 시간들이 주어지니 괜히 집안일에 이리저리 손을 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어차피 그냥 뛰쳐나가기 바빴던 세월과 별 다를 바 없는 집안꼴이니 마음잡고 간만에 주어진 여유시간들을 목적한 바대로 잘 보내야겠다는 것을 다듬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거실에 세워두웠던 넓은 테이블도 펼치고 간만에 노트북도 펼쳐보았습니다.
부모님들에게 꼭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엮어야 되겠다는 마음 가득, 그것만큼 흐름이나 구체적 내용들이 알차지길 바라게 됩니다. 그 작업들을 이 좋은 환경에서 잘 마무리해가야 되겠지요.
해가 저물어가는 수산한못은 한편의 그림입니다.
수산한못 바로 옆 커다란 무 밭은 무의 수확과 전혀 관계없는 무농사였는지 다 자란 무들이 뽑힌 채 그대로 있습니다. 이런 밭들이 이 동네만 해도 꽤 많습니다. 외지인들이 투자용으로 농지를 매입한 후 의무조항에 걸려있는 농사를 짓는 척 하는 모습이 제주도에서는 빈번합니다. 이 너른 땅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감통놀이 시설이 대규모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산책할 때마다 수산한못 바로 앞 너른 갈대밭을 둘러보곤 합니다. 풀을 다 깎아서 시야를 넓혀놓으니 지평선이 느껴질 정도로 넓은 곳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 부딪치기 쉽지 않은 이 외진 곳까지 이미 외지인들의 소유입니다.
오래토록 이런 제주 특유의 자연환경들이 보존되길 바라며 수산한못의 조촐한 아름다움이 계속 빛나길 바래봅니다. 엄마모습보다 태균이의 그림자가 더 커보이는 사진은 모자의 정겨운 풍경이기도 합니다. 매일 조금씩 늘어나는 걸음수, 수산한못에서만 만보채울 날이 멀지 않은 듯 합니다.
첫댓글 글도 좋지만 몇장씩 동반하는 사진들이 주는 즐거움이 아주 큽니다.
빨리 안정을 찾은 태균씨 생각할수록 좋습니다.
얼마 후면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이 의지처의 끈으로 작용하는듯 합니다.
준이의 뇌전증 약과 보충제의 합이 부작용 없이 쭉 가길 바래봅니다.
이레저래 준이는 운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