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담배와건강협회(APACT) 스탠튼 회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 아시아태평양담배와건강협회(APACT) 할리 스탠튼 회장(67)은 18일 "지난 7년간 담배에 대한 한국의 실질구매력은 25.6% 올랐다"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 주관의 세미나 '담배가격정책중심 담배규제정책' 참석차 내한한 그는 이날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구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 기간 한 차례 담뱃값은 500원 오른 데 반면 소득은 크게 올라 담뱃값 구매력이 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담배구매력을 나타내는 지수 '실질소득값'(Real Income Price, RIP)은 담배 100갑 가격이 1인당 GDP에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되는데, 이 수치가 1999~2006년 사이 25.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담배구매력은 그만큼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6년 우리나라의 RIP는 1.31%로 1990년 1.15%보다는 오른 반면 1999년 1.76%보다는 떨어졌다.
스탠튼 회장은 "호주가 담배 한 갑에 16.5달러임을 감안할 때 한국의 담배가격은 상당히 낮다"며 우리나라의 추가적인 담배세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일부는 담배세를 인상하면 흡연율이 높은 빈곤층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렇다고 담뱃값을 내려서 빈곤층이 더 많이 펴서 일찍 죽게 하자고 할 수는 없다"며 "빈곤층도 담뱃값이 올라가면 흡연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스탠튼 회장은 담배세 인상과 함께 그림경고 도입, 흡연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 정책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에서 담뱃갑에 표시되는 경고는 글문구 등 최소한의 수준"이라며 "태국, 호주, 브라질, 뉴질랜드는 담뱃갑 앞뒤로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그림에 포장의 60%를 할애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2000~2007년 남성흡연율이 크게 감소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감소폭"이라면서 "담뱃값 인상, 금연지역 선포 등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스탠튼 회장은 그러나 "호주, 뉴질랜드의 흡연율 20% 이하이고 캐나다는 현재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흡연율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2000년 67.6%에서 2007년 42.0%로 25.6%포인트 감소했으나 2008년 하반기부터 흡연율이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 하반기 43.15로 다시 올라섰다.
스탠튼 회장은 2007년부터 비정부기관 APACT에서 회장을 맡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 사무국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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