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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베리아입니다.
지난 4월에 네번째 수인선 답사를 다녀왔는데.... 그동안 엄청난 귀차니즘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무려 네달 가까이 답사기를 못 올렸습니다. ㅡ.ㅡㅋ
딱 네달째 되는 날에 드디어 답사기를 올리는군요.... ㅡㅡㅋ
허접한 답사기이오나 많이들 읽어주시길....
더불어 철동 여행게시판 148, 92, 147번의 1, 2, 3차 수인선 답사기를 미리 읽어보시는게 이 답사기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433번에는 간단한 4차 답사기가 있는데 이건 읽어보셔도 되고 안 읽어보셔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PS: 홀릭님, 전 완결이라고 한 적 없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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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그 지옥같았던 수인선 답사가 끝난지도 어언 네달이 지났다.
시간은 흘러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대학도 들어갔고....
계속 광명과 서울을 오가는 뒹굴뒹굴한 생활을 하던 시베리아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져갔다.
수인선 답사를 한번 더 해야 하는데....
기회는 의외로 빨리 왔다.
1학기 교양과목 중 하나인 인문지리학....
교수님께서 감동적인 숙제를 하나 내 주셨으니, 다른 것도 아니고 "기행문 제출"이었다.
그래, 이 기회에 가보자.
문제가 발생했다.
엄니한테 5시에 일어나 떠날거라고 해놨는데, 깨어보니 벌써 아침 6시 30분이 넘어버렸다.
정신없이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서니 벌써 7시.
다행히 집에서 광명사거리역까지는 걸어서 2분이다.
2005년 4월 23일 오전 07:05, 나는 드디어 광명사거리역에서 온수행 7호선 전철을 탔다.
중저항 걸렸다. ㅡ.ㅡㅋ
#1. 낮에나온 철도는 녹슨철도는~
08:05, 번호를 모르는 경인선 중저항 열차는(예나 지금이나 전철 편성은 관심이 없다. ㅡㅡㅋ) 나를 인천역에 떨궈주었다.
사실 이때만 해도 날씨가 꽤 시원했다. 이때까지만.
아싸 인천역에 "깨끗한" 빨간동글이가~!
경인선은 여기에서 끝이 난다.
인천역의 간이차고를 찍으려다가 역무원님께 혼나고(ㅡㅡㅋ 조심합시다.) 잠깐 이 낡은 역사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역 밖으로 나갔다.
(1)
혹시나 하는 생각에 북성동에 있는 차이나 타운으로 올라가 보았지만 별 거 없었다. 해봐야 좀 커다란 중국집 몇개와 중국물건 파는 가게가 하나.... 한 10분 둘러보고는 심히 실망해서 그대로 역전으로 내려왔다.
(2)
08:15, 드디어 인천역을 출발했다.
(3)
인천역사를 끼고 서쪽으로 돌면 이런 철길 건널목이 보인다. 위의 선로는 인천역에 들어서기 전에 경인선에서 갈라져 나오는 선로다.
일단 남인천역까지는 이 선로를 따라갈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이걸 보고도 그냥 철로를 따라 갔다. ㅡㅡㅋ 현업분들께는 심히 죄송한 일이다.
하도 오랫동안 쓰지 않은지라 침목이 흙에 덮여버렸다. ㅡㅡㅋ 사실 내가 철로를 따라가기로 결심한 것은 이런 선로 상태가 한몫을 했다. 만일 기관차가 슝슝 지나다니는 철로였다면 좀 더 안전한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4)
저 멀리 기관차 한대가 보인다. 답사 시작하기 전에 봤던 분당선 선릉역님의 답사기를 보고 따라해봤다. ㅡㅡㅋ
선릉역님이 찍으신 그 기관차도 이놈일까?
사무실 건물이 있다.
혹시 이거 남인천역인가 해서 다시 지도를 봤지만 역시 남인천역이 아니다. 남인천역은 3차 답사때 여행의 끝을 지었던 바로 그 곳이고 이곳은 세관창고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관계자분께 들킬까봐 얼른 뛰었다. ㅡㅡㅋ(죄지을짓을 왜 하니?)
어, 막혔다. ㅡㅡㅋ
지도를 보면 저 선로 쭉 따라가면 남인천역이 나온다고 되어 있긴 한데, 저기로 갔다간 정말 관계자분한테 붙들려서 벌금 천만원 내게 될지도 모른다. ㅡㅡㅋ
그냥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5)
저 부두 입구를 잘 보면 건널목이 있다.
이 선로를 따라가면 되는 것이긴 한데 전차대의 압박이 무시무시해서 그만뒀다.
감히 "경찰서" 앞에서 범법행위를 할 수는 없어서 역시 그냥 길을 따라 걸었다.
연안부두터미널 앞에서 드디어 표준궤의 수인선과 재합류했다.
저 "환전" 간판은 역시 선릉역님 사진 따라한 것이다. ㅡㅡㅋ
마을 한복판을 지나가는 수인선 철로....
저걸 안 뜯어내고 그냥 지내는 마을 사람들도 참 무던하다.
(6)
딱 저 위치에 가면 골치아파진다.
선택이 필요하다. 왕복10차선 대로를 가로지를 것인가, 아님 삥 돌아서 횡단보도를 건널것인가....
그대로 도로를 가로질러버렸다. ㅡㅡㅋ (자알한다)
(7)
앞으로 내 뒤를 이을 수인선 답사자들에게 한가지 조언을 하자면....
절대 저 (7)의 위치에 있는 어느 편의점에서 사발면을 사 먹지 말기를 바란다.
무려 "물값" 100원을 받아먹는다. ㅡㅡㅋ
(8)
09:25, 남인천역 도착.
왼쪽은 주인선, 오른쪽은 수인선이다.
그런데 잘 보면 남인천역 플랫폼은 주인선만 통과하고 수인선은 남인천역을 통과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수인선 남인천~송도 철거 이전의 사진이 필요한데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
3차답사때엔 밤이라 제대로 찍지 못한 남인천역 사진을 확실히 찍었다.
혹시 저 끝에 수인선으로 통하는 연결선로가 있나 해서 가 봤지만 역시 없었다.
주인선과 수인선 사이의 주택들 사이를 이리저리 비집고 들어간 후에야 간신히 수인선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보너스, 용현동의 수인선 건널목이다. 표준궤와 협궤를 불문하고 수인선에서 제대로 된 건널목을 찾기란 힘들다.
아주아주 솔직히 말해서 이 사진은 순전히 저 여자애땜시 찍은거다. [랄라~]
옷차림이 나와는 계절부터가 달랐다. ㅡㅡㅋ (솔직히 나중에 가면 왜 셔츠 걸치고 왔는지 후회됐다)
이렇게, 거의 마을 사람들의 교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9)
군데군데 공장으로 들어가는 선로들이 눈에 띈다. 에XX이 공장 정문 사진도 찍었는데 이건 문제될까봐 안 올린다.
X스케X 공장의 끝에서 찍은 사진이다. 서울의 벚꽃들은 다 졌는데 인천의 벚꽃들은 아직도 쌩쌩했다.
ㅁ
찍은 이유가 확실히 기억 안나는 사진이다. 저 인하대때문에 찍은 것인지, 아님 요 전신주(?)때문에 찍은 것인지....
(10)
동양화학으로 들어가는 초입이다.
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슬쩍 동양화학 공장 안의 철길 사진을 찍었다.
마침 내 곁에 계셨던 어르신께서 옛 수인선이 어디로 나갔는지를 가르쳐 주신 덕에 크게 해메지 않고 바로 동양화학 공장의 경계를 따라 공장 후문 방향으로 걸었다.
여기가 대략 동양화학의 후문인데
얼핏 봐서는 철도의 흔적같은건 찾을 수가 없다.
위의 사진에서 180도 돌아서 찍은 사진이다. 잘 보면 철조망 너머, 위로 올라가는 좁다란 시멘트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저 시멘트 포장이 쭉 이어져 있다.
철조망의 뚫린 부분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짖어대는 개들의 압박을 뒤로 하고(하필 보신탕집이었다. ㅡㅡㅋ) 오르막길을 따라 걸었다. 지도를 꺼내 보니 수인선 예정선로와 정확히 일치한다.
오르막길의 끝에서, 원래 공장 위쪽으로 나 있는 길과의 합류지점을 찍은 사진
어딘가 여느 길과는 다른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심히 알흠다운 땜질들의 연속.... 이미 이곳은 명실상부한 도로가 되어 있었다.
(11)
제3차 수인선 답사기에 등장한 이 사진을 기억하는가?
동일한 곳을 낮에 찍은 사진이다.
잘 보면 이곳에 철길을 내기 위해 언덕 전체를 깎거나 터널을 내지 않고 철도가 지나가는 그 부분만을 파낸 것을 볼 수 있다.
드디어 협궤선의 레일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ㅠ.ㅠ
(12)
송도역 부근에 피어 있었던 벚꽃. 멋있지 않은가?
전술했지만 이 시기 여의도의 벚나무들은 꽃잎을 반 이상 떨궈버린 상태였다. ㅡㅡㅋ
10:25, 송도역 도착.
수많은 승객들과 열차를 맞이하던 플랫폼에는 이제 수많은 화물차들이 들어서 있다.
선릉역님의 답사기를 보면 송도역 철길은 세가닥이라고 되어 있는데 도무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ㅡㅡㅋ
3차답사 당시 송도역에서 만난 아저씨의 증언에 따르면, 송도역의 많은 건물 중 남은것은 이거 하나뿐이라고 했다. 즉, 과거에는 이거 말고도 몇개의 건물이 더 있었다는 말이 된다.
그 정도라면 선로가 세개일 법도 하다.
저 간판을 모자이크처리 하는 센스가 필요한데 사정상 그런 센스는 불가능;;;; ㅡㅡㅋ
낮에 찍은 송도역
삼거리 이름하여 "송도역 삼거리"다. 오오오~
(13)
송도역 부근에 있는 시장으로 들어가 모자가게를 찾았다. 햇빛이 하도 뜨거운 탓에 모자를 하나 사서 써야 할 듯 했다.
계속 돌아다닌 끝에 모자를 하나 사서 쓰기는 했다.
그리고....
엄청난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에 내가 가지고 나온 돈은 26000원.
그 중에 지금 모자값으로 1만냥이 날아갔다.(뭔 모자가 이렇게 비싸. ㅡㅡㅋ)
있다가 안산에서 찜질방 비용으로 7천냥은 내야 할테고
더 큰 문제는
카메라 배터리가 오래 못 갈 것 같다는 것이다.(불행히 전용배터리 두쌍 중 한쌍이 어디로 도망간 상태라 별 수 없이 전용배터리 한쌍밖에는 운용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천상 사서 써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 이렇게 해서 벌써 2만냥은 훌쩍 날아간다.
근데....
밥은?
ㅡㅡㅋ
이 문제를 어찌 해결하는지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여기를 왜 찍었을까?
대충 짐작이 가는가?
뭡니까 이게! 주민여러분 나빠요!
저 광경을 보면서 마치 암매장된 시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14)
청학네거리를 건넜다.
정확히 지도에 14번 화살표가 찍혀진 그 지점에 저 이정표가 서 있었다.
연수역?
일단 다시 청학네거리로 돌아와 수인선 예정부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게 무려 수인선 건설예정부지다. 에헤라디야~
제발 착공 좀 해라. 응? 벌써 10년이다.
(15)
갑자기 넓은 터가 나타나고.... 게다가 쓸데없이(?) 고가도로까지....
지도책에 보면 신설 예정인 연수역은 위에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터가 좀 더 넓다.
즉, 바로 이곳이 연수역 건설 예정지다.
더불어 1996년 지도책에는 이곳에 연수역이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 부분은 나도 잘 모르겠다. leesy님이 전에 철동카페에 올려주신 그 자료가 어디로 갔는지 알수가 없다.
(16)
이 다리를 건너면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수구 구간을 벗어나 남동구 구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역시 폭이 너무 좁다. 저래서는 복선밖에 못 깔 듯.
그러나 저 시멘트 다리는 건너는 재미가 영 별로라서 말이다. ㅎㅎㅎ
자아.... 저 멀리 붉은 철교가 보이는가?
마침 왠 아저씨가.... ㅡㅡㅋ
바로 저 철교가 그 문제의 승기천에 걸린 수인선 철교다.
보시다시피 침목은 다 사라지고 철조망까지 쳐져 있다.
어디, 또 한번 건너 보실까?
철교 위에서
어딜 가나 이런 인간들이 있다.
높이가, 끝내줘요~
실제로 저거 건널때 보면 주변이 빙글빙글 돈다.
잘생긴 얼굴 아니지만 그냥 찍었다. ㅡㅡㅋ
감동적인 높이다.
기껏 건너왔더니 철조망이 지난번보다 더 빡빡하게 쳐져 있었다.
수인선 신 철교를 한번 찍어주고
가볍게 넘어주었다. ㅡㅡㅋ
남동구 구간도 별 수 없다. 이게 철도 부지가 맞는지. ㅡㅡㅋ
(보충1)
남동역 위치를 찾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다섯사람한테 물어보면 다섯사람 모두 증언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결국은 대충 과거의 지도와 현재의 지도를 대조해 보고 찾아내는 수 밖에 없다. 위의 지도에서 보면 검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추정하는 남동역의 위치다. 가장 터가 넓기 때문이다.
문제는 터가 이것밖에 안되니 이걸 역 예정지로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ㅡㅡㅋ
어쨌든 12:00 남동역(?) 도착.
수인선 신선 부지는 이곳에서 끝난다.
저 내리막길을 타고 땅으로 내려왔다.
답사때마다 어김없이 마주치는 호구포....
근데 저 쓰레기들은 대체 뭔지. ㅡㅡㅋ
수인선 흔적을 찾은 건 좋았는데, 괜히 따라갔다가 고물상 한복판으로 들어가버려서 고생했다. ㅡㅡㅋ
수인선 철길이 보이나? ㅡㅡㅋ 하여간 저곳이 수인선 철길이다.
(17)
열심히 걷다가, 길가에서 열심히 땅을 파는 아저씨를 만나서 논현역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여기랜다. ㅡ.ㅡㅋ
그냥 여기서 "아저씨 세워주세요!"하면 열차가 멈췄다고 한다. ㅡㅡㅋ
하여간, 12:40 논현역 도착.
지도에 표시를 잘못해놔서 조금 정정하자면....
우선 내 경로는 논현앞골~(구)논현우체국~(구)해주최씨 종친회관~소래초등학교이며, (18)은 위치가 논현앞골로 옮겨와야 한다.
(수정18)
논현앞골에서 찍은 사진. 저 너머 동네는 싹 다 공사판이다.
이런 신세다. ㅡㅡㅋ
논현앞골에서 옛 논현네거리로 가는 도중에 찍은 건물.
옛 논현동의 흔적이라고 남은 것은 그나마 이 정도다.
작년에는 그나마 옛날 논현동의 낡은 3층짜리 상가나 오락실 건물이 남아 있었는데 이젠 그나마도 없다.
(19)
소래중학교 공사중....
근데 요즘 지어지는 학교들은 어째 다들 운동장이 좁아터졌단 말이다.
다른건 몰라도 운동장이 넓어야 애들이 맘껏 뛰어 놀텐데 말이다.(양평동 선유고등학교 운동장은 광명고 체육관보다도 좁다. ㅡㅡㅋ)
소래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 물을 먹고 발을 식혔다.
발이 엄청나게 아팠다. 물집이 생겼나 해서 양말을 벗어봤지만 다행히 아직 물집은 생기지 않았다.
한참 후에 일어나 소래역으로 가는 방법을 이리저리 강구해 보았다. 담을 넘어볼까 했지만 발이 좀 아픈게 아니라 바로 포기.... ㅡㅡㅋ
결국엔 정석대로 정문을 통과해 빙글 돌아 수인선으로 접근했다.
다시 수인선과 만났다.
수인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이 이 꽃이다.
(20)
13:35, 소래역 도착.
언제와도 소래역의 풍경은 똑같다.
저놈의 쓰레기마저도.... ㅡㅡㅋ
선로를 뒤덮은 저 흙더미 속에는 이 동네 사람들의 신발이 같이 묻혀있다고 한다. 3차답사 때 만난 꼬맹이가 말해주었다.
홈1.... ㅡㅡㅋ
어떻게 나무는 탔는데 저 "홈1"은 안 탔을까?
그냥 찍었다. ㅡㅡㅋ
말 그대로 "폐쇄"된 소래역.... ㅡㅡㅋ
작년에 왔을 땐 역 안에 있던 것들이 왜 바깥에 있을까? ㅡㅡㅋ
작년보다 안에 들어있는 것들이 많이 줄었다.
3차 답사기의 사진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잠깐, 그 말은.... 저 역을 열었던 때가 있다는 것이잖아!!!!!!!!!!!!!!!!!!!!!!!!!!!!(우어어어어어억!!!!!!!!!!!!!!!!!!!!!!)
소래역을 빠져나와 계속해서 걸었다.
작년에도 철거중이더니 아직도 철거중이다. ㅡㅡㅋ
(21)
언제 와도 반가운 소래철교다.
소래철교 부근에는 대추막걸리 1천냥에 돼지껍데기안주 무한리필인 집들이 여럿 있어서 이걸로 점심 때울까 생각했지만, 문제는 막걸리 먹고 취하면 대책 없다는 것이었다. ㅡㅡㅋ 결국 포기했다.(MT때 막걸리에 호되게 당한 터라 막걸리 알레르기가 있다. ㅡ.ㅡㅋ)
소래철교 초입에서 야채를 파시는 할머니께 소래염전선의 위치를 물었더니, "쩌쪽으로 쭉 가다가 집들 사이로 보면 철길 흔적이 있어. 그거 따라서 쭉 가다가 저기 공원(!) 근처에서 사람들한테 물어 봐."라고 하신다.
그냥 포기하고 본선 답사에 매진하기로 했다.
바다로~!
이곳이 "바다"임을 실감케 하는 장면
정확한 용도를 통 모르겠다. ㅡㅡㅋ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삐빅 삐빅"하는 배터리 다 된 소리가 계속 울려퍼지는 것이었다. ㅡㅡㅋ
황급히 비상용 "에너X이저" 배터리로 갈아끼웠지만 얼마나 갈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사진을 아껴 찍는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꼭 하나씩 말썽이 생기는거야!!!!!!!!!!!!!!! ㅠ.ㅠ
#2. 고난의 행군
(22)
월곶엔 토박이는 별로 없고 사람들은 대부분 장사하러 흘러들어온 외지인들이다.
그런 이곳에서 과연 월곶역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까....
별 기대 없이 벤치에 앉아있는 어르신께 월곶역 위치를 물었다.
바로 이 곳이라고 한다. ㅡ.ㅡㅋ
전설(?)로만 전해지던 월곶역 위치를 드디어 밝혀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ㅠ.ㅠ
작년 겨울 이곳은 가시나무 숲이었는데 어느새 가시나무가 다 잘려나갔다. ㅡ.ㅡㅋ
(23)
월곶과 시흥 본토 사이의 수인선 철교 위에서 북쪽으로 사진을 찍었다.
30년대까지만 해도 모두 염전이었고, 근래에 간척이 되어 농지로 변한 곳들이다.
시흥 본토로 넘어온 후 어느 주유소에 가서 달월역의 위치를 물었다. 다행히 젊어보이는 아저씨가 달월역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시화 방면으로 쭉 가다가 월곶IC에 못미치는 곳에 굴다리가 하나 있어(정확히 24번 화살표 지점) 이곳으로 들어가 왠지 넓은 길을 따라 쭉 걸었다. 그리고 이 길이 끝나는 지점의 삼거리에서 오이도역 방향으로 몸을 틀자 정말 이상하게 넓은 - 왕복 3차로까지는 무난할 듯한 - 비포장도로가 하나 나타났다.
(25)
대충 저 북쪽 산기슭을 타고 온 수인선이 이 길로 지나갔다는 것은 알겠는데 달월역이 어디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마침 반대편에서 트럭이 한대 오길래 붙잡고 달월역 위치를 물었다.
오히려 내가 이상한놈 취급 당했다. ㅡ.ㅡㅋ (아저씨 왈: 아니 없는걸 자꾸 물으면 어떡해~!)
서글픔을 참고 계속 걸어가자, 허름한 집 두세채가 모여있는 곳이 나타났다. 사람이 있나 해서 잠깐 샛길로 들어가자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밭일을 하고 계셨다. 답사 전날에 읽은 어느 문인의 답사기에 보면 달월역 터엔 집만 몇채 모여있을 뿐이라고 했다. 혹시 해서 달월역 위치를 물었다.
여기가 달월역이다!!!!
시립도서관에서 본 그 달월역 사진이랑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 ㅡㅡㅋ
(26)
이 서쪽이 시흥차량기지다.
전에 시흥차량기지 건설할 때 팻말에 보니까 "달월역 신축공사"라고 되어 있었는데, 아마 새 달월역은 시흥차량기지 내의 역이 되지 않을라나 싶다. 하긴 주변에 별 수요도 없고 하니까.
주변에는 쑥 뜯는 아줌니들이 한가득 있었다. 차 끌고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왔다.
(27)
멀리 오이도역이 보인다.
역시, 3차 답사때 내가 봤던 오이도역 동부의 그 이상한 길은 수인선의 흔적이었다.
(28)
드디어 오이도역 도착....이긴 한데 몇시인지를 안적었다. ㅡㅡㅋ
사진은 안 찍고 어기적거리며 간신히 오이도역 서부 광장으로 나갔다.
역전에서 500원짜리 소시지빵을 팔길래 점심(!)으로 하나 사 먹었다.
(29)
이정표가 하나 보인다.
"E마트 X미터"
더 돌아볼것도 없다.
이리저리 무단횡단을 해 가며(....) E마트를 향해 걸었다.
(30)
광명에도 없는 E마트가 여기에는 있다.
지갑 속의 버스카드를 꺼내 살펴보았다. ATM기계 이용 가능....이라고 쓰여 있다.
설마 버스카드에 충전된 돈을 빼 쓸 수도 있는걸까? (참고로 당시 나는 ATM기계를 써 본 바가 없었다. ㅡㅡㅋ)
버스카드의 돈을 빼 쓸 수만 있다면 지금의 현금 부족 현상은 말끔히 해결된다. 모자라는 차비는 집에 놔두고 온 돈으로 메꾸면 되는 문제니까. 당시의 현금 부족은 "가지고 나온"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 "재산이 없어서" 생긴 문제는 아니었다. ㅡㅡㅋ
설레는 마음으로 ATM 기계에 버스카드를 집어넣었다.
결과는....
당연히 안된다. ㅡ.ㅡㅋ
....
한숨을 푹푹 쉬며 지하1층으로 내려가 시식코너를 휩쓸어준 후, 건전지를 사서 밖으로 나왔다.
이로써 점심은 땡~ ㅡ.ㅡㅋ
(31)
다시, 아파 죽는 발을 질질 끌며 정왕역을 향해 걸었다.
파출소 앞 계단에 앉아 쉬니까 경찰관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ㅡㅡㅋ
17:00, 정왕역(구 군자역) 도착.
정왕역 앞에는 유독 택시가 많다.
오이도역과 정왕역, 두 곳 모두 이상하게 딱히 역세권이랄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왜 그럴까.
(32)
또다시 미친듯이 걷다 보니 공원이 하나 나타났다.
정자각에 앉아 양말을 벗어보니 발이 퉁퉁 부르텄다. 곧 있으면 물집 잡힐 상황.
그렇다고 안 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동안 쉬다가 다시 일어섰다.
(33)
17:55, 신길온천역(구 신길역) 도착.
신길온천역 남부에는 주택만 휑하니 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근데 문제의 신길온천은 대략 어디쯤에 만들려던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5호선 신길역의 이름을 어떻게든 바꾸고 여기를 다시 신길로 돌렸으면 좋겠다.
(34)
버스들이 고속도로로 착각하고 지나다니는 길을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신호등을 건너기 위해 잠시 서 있는데....
.
.
.
밑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쭉 시선을 옮기자, 그 끝에 우뚝 서 있는 "신길온천역"!!!!
인생 왜 사나.... ㅡㅡㅋ
(35)
18:45, 안산역(구 원곡역) 도착.
안산역의 민자역사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그와 동시에 안산역전 역시 어색하다.
안산시내의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 것일까.
어렸을 적 부터 시외버스는 지방에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시외버스가 몇대씩 정차하는 안산역전이 어색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역전에는 의외로 외국인들(이주노동자들)이 많다.
(36)
수인선 답사 최대의 수수께끼....
자, 이 사진에서 수인선의 흔적은 어디에 있을까? ㅡㅡㅋ
이 질문은 저기 보이는 인도교를 건너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질문과도 직결된다.
(36)
지난 2차답사 당시에는 왼쪽에 보이는 둑을 따라 걸었지만 딱히 수인선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평평하다는걸 빼면.
하기사 여태 "원곡고개"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판이니까. ㅡㅡㅋ
(37)
역시 수인선은 현 안산선 북쪽인 듯 하다. 그동안 끊겨진 수인선 협궤선로는 안산선 북쪽에서 다시 보이니까.
이 사진의 정체를 까먹었다. 수인선 사진이라면 안산선 전차선이 사진 오른쪽에 있어야 할텐데. ㅡㅡㅋ
하여간 다시 선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지붕같은 것이 공단역이다.
(38)
공단역 밑에는 수인선 플랫폼이 흔적도 없다. ㅡ.ㅡㅋ
공단역 인근의 사진. 침목을 밟고 전진해야 한다. 선로 가운데는 밭이고 왼쪽은 늪이다. ㅡㅡㅋ
(39)
길을 건너니 이렇게 되어 있다.
되어 있기는 한데....
잘 보면 이거 철조망 없이 뚫려있다.
당연히 안으로 들어갔다. ㅡ.ㅡㅋ
(40)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던 수인선은 갑자기 왠 흙더미에 깔려 흔적도 찾을 수 없게 된다. ㅡ.ㅡㅋ
별 수 없이 큰길로 나왔다.
혹시나 해서 화정천을 살폈지만 철교같은건 없었다.
(41)
19:50, 고잔역 도착....
카메라 배터리 문제때문에 사진은 못 찍었다.
더불어 다리가 너무 아파 고잔역전까지 걸어가지도 못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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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까르푸로 걸어갔다.
지하1층의 시식코너들을 휩쓸어 준 후 밖으로 나왔다.
(43)
쓸만한 피씨방을 찾기 위해 고잔지구의 상가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한 피씨방을 찾아 들어갔다.
한시간이 1200원이다. 젠장.
별 수 없이 컴 하나 잡고 앉아서 오늘 하룻동안 찍은 사진들을 올리고 더불어 쓸만한 찜질방도 찾아봤다.
#Epilogue - 그러나 찜질방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찜! 질! 방!
피씨방을 나와서 찜질방을 찾아 들어갔다.
7000원.... ㅡ.ㅡㅋ
들어가자마자 일단 양말부터 벗었다.
물집이 네개나 생겼다. ㅡㅡㅋ
이걸 잘못 터뜨려서 물집뿐만이 아니라 속살까지 뜯어졌다. 무지 아프다. 욕탕에 들어가 물에 담갔더니 쓰라림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냉탕에서는 아싸 하고 잠수했더니 알고 보니 유황탕.... 낭패봤다;;;;
대략 피로를 푼 후(10%도 못 풀었다. ㅠ.ㅠ) 밖으로 나와 미친척 하고 1500원짜리 슬러시를 사 먹었다.
물집을 터뜨리기 위해 바늘과 실을 찾았는데 이 넓은 찜질방에 바늘과 실을 가진 곳이 한곳도 없었다. ㅡ.ㅡㅋ
간신히 피빼는 침을 얻어서 물을 빼냈는데 아무래도 바늘과 실을 쓰는것만 못했다.
대충 쉬다가 위로 올라가 침대 위에서 퍼질러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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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이래저래 탈이 속출했던 제4차 수인선 답사의 첫날이 끝났습니다.
둘째날은 어느세월에 정리할지 모르겠습니다. ㅡㅡㅋ
첫댓글 ㅋㅋ제밌게봤습니다~ 제이름도 나오고(!)승기천철교도 아찔하겠고, 오이도역도가시고(..ㅋㅋ)그리고 수인선 염전지선이라면은 소래역에서 용현운수종점으로가신후 월곶쪽으로 가시다가 '소래역2길'골목쪽으로 들어가시면 침목흔적이 보입니다..(저랑 7호선짱 님의 도전에서 찾은짓..ㅋ 결국 생태공원까지가더군요ㅡㅡㅋ)
지금까지 여기 철도동호회 카페에 수인선 답사는 여러번 봤지만 가장 많이 고생하셨네요. 저기까지 걸어간다는건 대단하군요. 하긴 수인선 점점 가면 흔적들 다 사라질것 같다는..
언제 염전지선 답사기 한번 올려야 겠네요..
저거릴걸어갔다는;;대단